흰 머리 염색 전문 ‘진성관 미용실’

고전적이고 고집스러운 방식으로 머리카락 건강 사수!

한자리에서 28년, 머리카락을 통해 인생 건강까지 카운슬링 한다.

지역내일 2010-10-30 (수정 2010-10-30 오후 12:42:59)

아침에 눈을 떠 거울을 본 순간, 언 땅을 비집고 나오는 봄날의 새순 같이 반짝 빛을 내며 올라오는 흰머리를 마주해 본 적이 있는지. 밥 먹고 자라는 건 흰머리와 손톱, 발톱 밖에 없다며 인생을 아쉬워해 본 적이 있는지. ‘진성관’은 자고 나면 자라있는 흰 머리 때문에 하루가 우울하고, 인생의 자신감마저 잃어가는 이들을 위한 곳이다. 병원이 아니면서도 손님의 건강을 기도해주고, 철학관이 아니면서도 손님의 인생에 행운을 기원해 주는 곳, 과천의 미용실 ‘진성관’을 찾아가 봤다.



「김성환 만화가가 그린 스승님의 <역문관 야화> 표지 그림」 



염색과 파마를 동시에 진행
흰 머리를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은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없다. 탄력 넘치는 검은 머리카락을 자랑하던 사람도, 이런 저런 유행 파마를 다 해보던 멋쟁이도 흰 머리와 마주하면 우울한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진성관’은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찾아주고 있다. 재래식 방법을 통해 염색과 파마를 동시에 진행하여 미용실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단축시켜준다. 오랜 노하우로 염색 시 발생하는 단백질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염색을 하면 머리카락은 지푸라기가 되죠. 사람들은 그런 머리카락에다가 각종 헤어크림을 발라요. 머리카락에 바른 크림은 두피에 달라붙어 모공을 막고, 막힌 모공으로는 노폐물이 분출되지 않아 산소공급도 못 받게 됩니다(단골 이종구 박사 이야기임). 오래된 기름이 눌러 붙은 프라이팬처럼 두피가 끈적거리고, 그 기름이 모공에 끼어 머리카락 성장에 큰 방해 작용을 합니다. 딱딱해진 기름을 제거하고, 천연기름인 지방을 되살려야지요.” ‘진성관’ 미용실 원장의 설명이다.



투박한 원장의 속 깊은 잔소리

처음 ‘진성관’을 찾는 손님에겐 월 1회 방문 처방이 내려진다. 욕쟁이 할머니처럼 거침없이 쏟아내는 원장님의 질타와 잔소리는 보너스다. 인터뷰 당일 파마를 하고 있던 한 손님에게 그런 ‘진성관’을 찾는 이유를 물었다.
“‘진성관’에 처음 왔을 때는 이게 뭔가 싶었어요. 이름도 식당 이름 같고, 원장님도 전혀 친절하지 않았거든요. 제 머리를 보자마자 ‘머리가 다 썩었네요’ 하는데 어찌나 기분이 나쁘던지. 내 돈 들여가며 좋은 소리 못 듣는 거잖아요. 게다가 내가 생명처럼 여기던 긴 머리를 싹둑 잘라버리는 거예요. 썩은 머리는 다 버려야 한다고요. 그래서 가발을 쓰고 다니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새 사람들이 한두 명씩 내 머리에서 윤기가 난다는 거예요. 밤새 헤어 롤을 말고 자는 일도 안하게 됐죠. 기분 나쁘다고 안 왔다면 이런 머리는 못 찾았겠죠?” 올해 65세 된 조수정씨의 말이다. 





「미용실 <진성관> 내부 전경 」



건강을 찾으면 운도 밝아진다?
과천 5단지 안에 있는 진성관 미용실. 원장은 벌써 28년째 한 자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시설을 세련되게 바꾸지도 않았고 파마 비용을 올리지도 않았다. 원장 나름의 철학과 신념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을 뿐이다. 염색과 파마를 동시에 하는데 3만 원이란다.
“첫 잠에서 깨어 거울을 볼 때 단백질이 빠진 머리카락은 운명을 어둡게 만듭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내 머리를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종신 미용실을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이런 원장의 생각은 확고했다.
단백질이 살아 있어야만 다양한 머리를 할 수 있고, 그 기쁨이 그 날의 운이 되고, 하루하루의 운이 모여 행운이 들어오게 된다고 한다. 결국 주부의 머리 결이 살아나야 건강한 기운이 생기고, 주부의 정수리가 살아있어야 자식과 남편의 일도 잘 될 수 있다고. 성공과 실패, 삶과 죽음, 우울증, 집착 이 모든 부분이 머리카락과 관계가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유명인도 찾는 28년 한자리 미용실
미용경력 40년 동안 미용실이 늘 번성했던 건 아니었다. 배고파 시작한 미용 일이 업이 되어가던 시기. 머리를 볼 때마다 사람들의 운이 조금씩 보이기에 아예 비원 앞 역문관을 찾아가 명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3년의 공부 끝에 ‘진성’이라는 호를 얻었고 미용실 이름 ‘진성관’을 선물 받았다. 아픈 사람이 와도 다스려주고, 사업하는 사람이 와도 일을 다스려 줄 수 있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유명인도 와서 머리 숙여 인사를 할 곳이니 공을 들이라고 스승이 당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미용실 벽 곳곳에는 김성환 만화가의 고바우 영감 그림이 가득하다. 간신히 한 가닥 올라와 있는 고바우 영감의 머리카락이 풍성한 머리카락의 상징인 미용실에 걸려 있다는 게 어쩐지 웃음이 난다. 단 한 가닥도 소중히 여긴다는 ‘진성관’ 원장의 미용철학을 대변하는 것일까? 그 뒤 김흥수 화백도, 김덕룡 의원도 ‘진성관’을 찾아왔던 단골손님이었고, 최근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민주당 김효석 의원, 정동영 의원, 광명시 정진석 의원, 여인국 과천 시장도 머리카락 건강을 위해 ‘진성관’을 찾는다고 한다.
가운도 손님이 직접 입어야 하고, 잡지책도 없고, 커피도 없는 미용실. 하지만 진정성과 오랜 경험의 노하우, 저렴한 비용이 있는 미용실. ‘진성관’을 찾아가게 된다면 원장님이 자리를 배정해 준 뒤 천정 색을 한번 올려다보시길. 당신이 건강하다면 흰색 천정 밑자리에, 건강이 좋지 않다면 붉은 색 천정 밑자리에 앉게 될 테니……. 


주소: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주공 5단지 상가 2층
전화: 02.502.0230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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