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산책길

가면 오리 오면 십리 , 강변 오솔길

지역내일 2010-10-29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뒤편엔 강남을 대표하는 산책길이 있다. 바로 강변 오솔길이다. 패션의 중심지인 로데오 거리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렇게 상반된 분위기의 한적한 산책길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의외의 장소이기도 하다. 영동대교 남단의 건영아파트를 시작으로 성수대교 남단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거리만도 총 2km 나 된다.

가면 오리 오면 십리길
‘가면 오리 오면 십리길’이란 글귀가 새겨진 수석을 시작으로 산책이 시작된다. 양쪽으로 죽 늘어선 은행나무의 노랗게 물들어 가는 잎이 짙어가는 가을을 느끼게 한다. 발끝에서 흩날리는 은행잎들은 자연스럽게 나를 사색의 길로 안내한다. 곳곳에 소나무, 전나무, 느티나무들도 보인다. 소나무 향이 코끝을 스치는 듯 희미한 내음도 느껴진다. 길의 폭이 넓지 않아 혼자 걸어도 비어보이지 않고 둘이 걸으면 은근슬쩍 팔짱이라도 껴볼만 하다.
걷다가 잠시 쉬어갈 벤치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묵묵히 바라본다. 사색에 잠겨 천천히 걷고 있는 40대 여성, 둘이 짝을 지어 조깅하는 40대 주부, 아이 유모차를 밀다 잠시 멈춰 한 숨 돌리는 30대 젊은 여성, 손을 꼭 잡고 천천히 걷고 있는 노부부 등 이 곳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는 공간이기도 하다. 




배드민턴, 체육시설, 한강 공원으로 통하는 길
다시 걷는다. 여전히 길의 폭은 좁다. 길옆으로 짧은 지압 길도 예닐곱 걸음 함께 한다. 조금 지나자 배드민턴을 치는 젊은 대학생들이 보인다. 주거니 받거니 한 번씩 쳐내는 셔틀콕이 가을바람에 날린다. 체육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건강을 지키려는 50대 여성들 두세 명이 모여 운동복 차림으로 허리 돌리기를 한다. 갑자기 자전거 두 대가 길을 건너오더니 지하 통로로 쏜살같이 사라진다. 옆을 보니 ‘한강 고수부지’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잠시 자전거 바람을 느끼는 사이 어느새 옆을 지나는 젊은 연인들, 뭐가 좋은지 말없이 서로 미소만 주고받는다.
왕복 4km, 피트니스 센터에서 러닝머신에 목표거리로 세팅하기 딱 좋은 거리이다. 오늘은 답답한 피트니스 센터를 벗어나 오픈된 공간에서 가을을 한번 느껴 보면 어떨까? 혼자라도 좋고 둘이라도 좋을 이 강변 오솔길에서…….




▶ 산책 코스 1
영동대교 남단 건영아파트 앞 ~ 성수대교 남단 (2km) 왕복 1시간

▶ 산책 코스 2
영동대교 남단 건영아파트 앞 ~ 성수대교 남단 ~ 한남대교 남단 (5km) 편도 1시간



<주변 맛집>
▶ 더 후(중식당)
문의 (02)511-4368
위치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436번지 (구 현대 아파트 상가 내) 

▶ ON river station
문의 (02)516-8788
위치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380-2 (한강 잠원지구 내)

김기정 리포터 kimkicho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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