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천변 산책로에서 한강공원까지

아늑한 숲길과 탁 트인 한강변 산책을 동시에

반포천변 산책로와 이어진 한강공원, 한 번에 두 가지 분위기 만끽

지역내일 2010-10-29





가을 햇살이 눈부신 주말 오후, 단단히 채비를 하고 반포천변 산책로를 찾았다. 반포종합운동장 방면에서 시작되는 산책로는 우측은 자전거길, 좌측은 보행로로 나눠져 산책을 즐기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한가로이 오가고 있었다. 굳이 멀리 나가지 않고 도심 속에서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한강으로 흐르는 도심형 하천인 반포천을 따라 한강공원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추천하고 싶다.


반포천 따라 걷는 길, 교각들이 펼치는 장관
반포종합운동장 농구코트 위쪽에 있는 산책로는 도심 한가운데를 이어주는 숲길의 기점이다. 시원한 바람을 가슴 속까지 느끼며 걷다보면 정면에 반포주공아파트 놀이터가 있고, 반포천 건너편에 심산기념문화센터 건물이 보이는 지점부터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하나는 반포천으로 내려가는 길, 다른 하나는 반포주공아파트 옆으로 이어진 워킹코스이다. 동작역을 지나 한강합류부에서 하나로 만나는 이 두 개의 코스 중에서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
먼저 서초구의 반포천 업그레이드 사업을 통해 조성된 길로 들어서면 비록 맑은 물은 아니지만 돌다리가 정겹게 놓여 있고 군데군데 호박꽃이 활짝 피어 산책길의 재미를 더해준다. 산책로와 함께 자전거길이 펼쳐져 있어 한강공원까지 한 번에 내달리는 시원함을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수교차로까지 걸으면 위로는 고가도로가 웅장하게 펼쳐지고 아래로는 수많은 교각들이 진풍경을 연출한다. 하천 냄새만 없다면 도심 도로의 하부를 찬찬히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 할 텐데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동작역 아래를 지나면 한강공원으로 연결되는 입구가 나온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한적한 숲길
두 번째 길은 바로 천연고무트랙으로 꾸며진 워킹코스이다. 반포천 위쪽, 반포주공아파트 옆으로 나있는 작은 숲길인 이곳은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이자 연인들을 위한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늑한 분위기다. 보랏빛, 붉은빛의 이름 모를 열매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길가에 떨어져 있는 밤송이들이 마치 동산에 온 듯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지저귀는 새소리도 한적한 숲길을 걷는 느낌에 한 몫을 한다.
산책로에서 만난 한 주부는 “봄이면 꽃을 보면서 걷는 기분이 그만이고 여름이면 아침, 저녁으로 숲길에서 시원함을 맛보는 등 연중 내내 즐겨 찾는 곳이다. 고속버스터미널이나 신세계 백화점도 산책로를 따라 걸어서 갈 정도다”라며 자랑을 했다.
반포주공아파트 3동 앞 이수교차로 부근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가면 길 건너 ‘허밍웨이(Humming Way)’로 연결된다. 허밍웨이는 ‘콧노래가 나오는 쾌적한 길’이라는 뜻이다. 동작역 1번 출입구이기도 한 이 코스는 특히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군데군데 작은 나무 의자들이 놓여 있어 지하철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쉬었다가 가기에 좋다. 동작역 1번 출입구를 지나 트랙을 내려가면 좌측으로는 여의도공원 4.6km, 우측은 반포달빛공원과 달빛무지개분수 2.1km라고 적힌 이정표가 나오고 탁 트인 한강이 한 눈에 펼쳐진다.


한강 전망 즐기면서 가을 속을 거닐다!
한강시민공원 반포 방면으로 들어서면 우선 동작대교 위에 있는 전망대인 ‘구름카페’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한강의 전망도 즐기고 지친 다리도 좀 쉬어 가고 싶다면 구름카페에 들러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다. 구름카페는 한강 전망쉼터 중 최고의 한강 조망 위치를 자랑한다. 다음 전망대는 한남대교 남단에 있는 카페 ‘레인보우’이다.
코스모스와 어른 키만큼 자란 갈대들이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길을 따라 반포달빛공원 방면으로 걷다가 달빛무지개분수를 볼 수 있다면 그 즐거움은 덤이다. 달빛무지개분수는 10월에는 평일 낮 12시와 오후 2시, 4시, 8시, 9시 그리고 주말에는 평일 시간대에다 오후 6시 가동이 추가 된다. 기상조건 등에 따라 가동시간이 변경될 수 있어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서래섬 나들목을 지나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한강의 시원함을 제대로 즐기면서 달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힘닿는 데까지 여유 있게 걸어보거나, 반포대교를 끝으로 산책을 마무리 하고 싶을 경우에는 반포 나들목으로 나오면 잠원동 아파트 단지를 지나 고속버스터미널로 연결된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반포천변 산책로 진입방법

1.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 강남고속버스터미널(호남선) 맞은편 반포쇼핑타운 3동 앞에서 마을버스 10번이나 14번을 타고 반포종합운동장에 내리면 반포천이 바로 보인다. 반포종합운동장 방면 외에 인근 팔래스호텔 건너편에서도 반포천 진입이 가능하다.
2. 구반포 방면에서 - 반포주공아파트 26동과 27동 사이 반포2교 입구에서 워킹코스에 진입할 수 있다.
3. 이수교차로 방면에서 - 이수교차로에서 동작역 1번 출입구, 허밍웨이로 진입하거나 맞은편 주공아파트 1동 옆 워킹코스로 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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