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결혼을 앞두고 있는 경우, 부모들은 남녀 할 것 없이 모두 귀하게만 자란 요즘 커플들이 과연 온갖 문제에 부딪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결혼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결혼식 준비로 바쁜 당사자들도 결혼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성격차이나 의사소통의 문제로 인한 갈등을 예방함으로써 이혼율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열리는 결혼준비교육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남지역에서 진행되는 부부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본다.
‘나’를 이해하기부터 의사소통 연습까지
서초구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오는 10월 28일(목)과 29일(금), 11월 18일(목)과 19일(금)에 결혼준비를 위한 예비부부교육을 진행한다. 10월 교육은 이미 접수가 마감된 상태이며 11월 교육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접수를 하면 된다. 직장인 커플들을 위해 교육은 오후 7시부터 8시30분까지 서초구민회관 2층 교육장에서 실시한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현재 교제 중인 커플들을 대상으로 하며 비용은 무료이다.
매회 강의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첫째 날에는 각자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부터 갖는다. 내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이며 그런 나의 모습이 상대에게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에 대해 먼저 파악해본다. 또한 내 성격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이해해 각자 스스로 건강한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해준다. 둘째 날에는 남녀 간의 차이점과 기질별 ‘다름’을 인식하고 실습을 통해 의사소통 연습을 하게 된다.
서초구건강가정지원센터 이승희 교육문화팀장은 “갈수록 교육에 대한 요구나 출석률이 높아지고 있다. 신청은 주로 여성들이 하지만 실제 강의가 시작되면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대화연습이나 마음 속 얘기를 나누는 활동을 할 때면 눈물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커플성격 하모니와 예비부모교육을 종합적으로
강남구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11월 5일~19일, 매주 금요일 오후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총 3회에 걸쳐 예비, 신혼기 커플 교육을 실시한다. 싱글이나 커플, 신혼기 부부 등을 대상으로 20명 이상을 선착순 모집한다. 11월 5일에는 여에스더, 홍혜걸 부부의 웰빙라이프 특강이 있으며 12일에는 MBTI로 알아보는 커플성격 하모니, 19일에는 탁틴맘 김복남 소장의 예비부모 준비로 예비부모교육을 비롯해 요가와 편안한 복식호흡, 즐거운 임신체험이 이어진다. 센터 내 4층 가족성장실에서 교육이 진행되며 참가비는 1인당 1만원(간단한 식사대용 제공)이다.
강남구건강가정지원센터 교육문화팀 한혜민 건강가정사는 “상반기에는 의사소통 중심으로 5회기에 걸쳐 교육이 심도 있게 진행됐으며 모두 열다섯 커플이 수료를 했다. 교육에 참가한 커플들은 그동안 결혼준비교육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편이었는데, 교육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부부교육은 ‘마음의 건강검진’
부모들 세대까지만 해도 가정을 이루고 나면 어느 정도의 희생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요즘 커플들은 가족 전체도 중요하지만 자신에 대한 중요성도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양쪽의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젊은 세대들은 예전에 비해 개성이 존중되는 분위기에서 성장했지만 ‘가정’을 이끌어 가는 데에는 개성 보다 조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부부교육이 더욱 필요하다.
서로 사귈 때 발생하는 문제는 한 커플 간의 문제로 국한되지만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게 되면 단순히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두 집안 문제로 커지게 되며, 자녀까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문제들을 미리 예방하는 것은 물론 슬기롭게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부부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서초구건강가정지원센터 10월, 11월 예비부부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박윤경 강사(애니어그램 전문)는 “요즘 결혼 전에 서로의 건강검진 결과를 교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자신이 건강한 상태라는 것을 상대에게 전달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마음과 생각을 이해하는 예비부부교육도 ‘마음의 건강검진’으로 모든 커플들에게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교육에 참가한 커플들은 자신이나 배우자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했거나 지레짐작으로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박 강사는 특히 ‘서로에 대한 애정은 뜨겁지만 그만큼 다툼이 잦은 커플들’에게 부부교육을 더욱 추천한다. 그런 커플들의 경우에는 두 사람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상대에게는 최선이 아니거나 최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최선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최선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보다 안정된 결혼생활을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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