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3호선 양재역에서 강남대로를 따라 성남방향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넓게 펼쳐진 시민의 숲이 나타난다. 가을햇살이 눈부신 오후, 그곳에 들어서니 상쾌한 공기가 가슴을 가득 채운다. 복잡하기만 한 강남 한복판에 이런 한적하고 넓은 공원이 숨어(?) 있다니, 몇 년 전 방문했을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한 오솔길을 걷다가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확 트이는 것 같다.
삼림욕 즐기면서 건강한 삶의 여유를
양재 시민의 숲은 1983년에 착공, 1986년 11월에 완공한 곳으로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의 서울올림픽을 위해 서울특별시의 관문인 양재 톨게이트 주변에 조성한 공원이다. 약 78,482평의 면적에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침엽수, 잣나무 등 70종 25만주의 수목이 울창하게 자리 잡고 있다. 주요 시설물로는 잔디광장과 파고라(그늘막) 등이 있고 운동시설로 배구장·배드민턴장·테니스장이 있다.
숲을 따라 4.8km의 산책길이 이어져 있어 도심에서도 삼림욕을 즐길 수 있으며 울창한 숲속에서 발마사지를 할 수 있는 맨발공원을 조성하여 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시민의 숲 내 공원관리사무소 우측에 위치해 있으며 맨발로 걷는 길 140m, 발 씻는 곳 1개소, 의자 40개, 철봉 등 운동시설 10개가 갖춰져 있다. 신발을 벗고 지압보도를 걸어보니 처음엔 좀 아픈 듯 했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발바닥의 구석구석을 자극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면역기능을 강화시킨다고 한다. 조금 더 들어가니 윤봉길(尹奉吉:1908~1932)의사 기념관과 윤봉길의사 상, 윤봉길 의사 숭모비 또 6·25전쟁 당시 비정규군 전투부대로 참전해 희생된 이들을 위로하고자 세운 유격백마부대 충혼탑이 눈에 들어온다. ?
야외결혼식장 두 곳, 무료 대여
이곳의 정병연 주무관은 “숲이 아름다워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며 특히 가을에는 감, 모과 등 과일이 열려 풍성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987년 11월, 북한의 테러로 폭파된 대한항공 858기의 희생자위령탑과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로 사망한 502명의 영혼과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삼풍사고희생자 위령탑도 세워져 있다. 이외에도 야외무대, 어린이놀이터, 야외예식장 2개소, 어린이자연학습장 등이 있어 가족나들이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무료 야외결혼식장은 시민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정 주무관은 “조경이 잘 꾸며진 야외예식장 두 군데를 무료로 대여하지만, 피로연은 주변의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양재1동(우면동) 쪽에서 오는 주민들이 문화예술공원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양재천을 가로질러 무지개다리를 설치했다. 또 경부고속도로를 건너면 조각품, 기획전시장, 야외공연장이 있는 ‘문화예술공원’과 수영과 헬스 등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교육문화회관 스포츠센터’, 깨끗한 환경을 지키는 수문장 ‘보건환경연구원''과 만날 수 있다.
주변의 볼거리
*외교박물관 : 양재역에서 도보로 5분 (02) 571-1097
*국악박물관(국립국악원 내) : (02) 580-3130
*분재박물관 : (02) 577-0001
어린이숲 교실
*언제 : 3월~11월(토요일)
*누구와 : 초등학생
*무엇을 : 숲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며, 오감으로 자연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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