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고등학교에는 각 활동마다 참여하려는 학생들이 많아 선착순으로 인원을 제한해야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학생단체가 있다. 바로 한국청소년연맹의 ‘한별단’이다. 서초고 한별단은 매년 실시되는 농촌봉사활동이나 한국해비타트, 국립현충원 봉사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매년 한국청소년 남서울연맹의 조직우수교로 인정받고 있다. 서초고 한별단 단원들을 만나 이들에게 봉사는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봉사활동 통해 인성교육까지 저절로
서초고 한별단은 형식적인 봉사가 아니라 직접 땀 흘려서 보람을 찾는 활동으로 단원들에게 진정한 봉사의 참 의미와 매력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갈수록 다양한 체험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한별단의 이런 장점이 알려지면서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1학년 91명, 2학년 117명, 3학년 52명 등 총 243명의 단원들이 가입돼 있으며 6명의 지도교사가 이들을 이끌고 있다.
서초고 한별단 단원들의 참여도가 가장 높은 활동으로는 매년 여름방학 기간 동안 실시되는 농촌봉사활동을 꼽을 수 있다. 보통 학교마다 30~4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데 반해 서초고는 지난해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서 펼쳐진 봉사활동에 90여명이, 올해 충북 음성군 금왕읍 일대에서 진행된 봉사에는 80여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인기다.
이성숙 교감은 “농촌을 잘 알지 못하는 도시 아이들이 처음으로 논, 밭일을 체험해 보면서도 힘들어 하지 않고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말할 만큼 기특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함께 땀 흘려 일손이 부족한 농촌 어르신들을 도왔다는 뿌듯함을 맛 볼 수 있어 인성교육에도 그만이다”라고 강조했다.
고추나 콩, 야채 한 다발도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되는지를 알게 되면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또한 선후배는 물론 다른 학교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돼 이래저래 얻는 것이 많은 봉사다.
값진 체험의 기회, 농촌봉사활동
지난 8월 5일부터 7일까지 2박 3일간 실시된 농촌봉사활동은 그 어느 해 보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단원들이 더 큰 보람을 느끼게 된 기회였다. 유난히 더운 날씨에 폭우까지 겹쳤던 이번 여름 봉사체험은 단원들 모두에게 땀과 비로 흠뻑 젖었던 소중한 추억이 됐다. 학교 교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잠을 자고 제대로 씻을 공간도 없어 임시로 만든 샤워장을 다 같이 이용해야 하는 불편 속에서도 값진 경험을 하고 온 것이다.
라영지양(1학년)은 “처음에는 농촌봉사활동이라는 말에 겁도 나고 더워서 힘들 거라는 생각만 들어 꾀를 부리기도 했지만 자진해서 힘든 일을 도맡는 단원들을 보면서 정말 부끄러웠다”며 “첫 날부터 고추밭에서 잡초도 뽑고 고추도 따면서 고생스러웠지만 다른 단원들과 서로 도와주면서 일을 하다 보니 금방 끝났고, 일을 하면서 흘린 땀을 보니 스스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왠지 길 것만 같았던 2박 3일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떠나 올 때는 아쉬움이 남기까지 했다고 한다.
지방에 계신 조부모님을 수시로 돕는 부모님을 따라 일찍부터 농사일을 경험한 진중혁군(2학년)에게 농촌봉사활동은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에 도와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마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일을 도와 드리는 것처럼 열심히 하다 보니 보람도 더 클 수밖에 없다.”
봉사는 ‘소중한 정신적 재산’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런 것처럼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봉사활동 시간만 채우는 식으로 아무 생각이 없었던 이진수군(2학년). 이 군은 중3 때 음성 꽃동네로 떠난 학교 수련회에서 봉사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 “한창 뛰어 놀아야 할 나이에 심한 지체장애로 인해 식사조차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돌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일을 계기로 고1 때부터 한별단에 가입해 되도록이면 많은 봉사활동에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초고 한별단 단원들 중에는 단체 봉사 외에도 개인적인 봉사활동까지 활발하게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청소년 남서울연맹 총부단장을 맡고 있는 황동규군(2학년)은 광진노인보호센터와 경기도에 있는 뇌성마비 재활원인 양지의집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에 관심이 많은 어머니를 따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형과 함께 활동을 시작했다는 황 군에게 봉사는 ‘소중한 정신적 재산’이다.
오빠의 소개로 한별단에 가입하게 된 김민정양(2학년)도 어머니까지 봉사에 적극적인 경우다. 가족단위로 HAM(아마추어 무선통신)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어머니와 함께 노인종합복지관 도시락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김 양은 구립서초유스센터 청소년 봉사 동아리 활동도 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통해 내성적이었던 성격까지 외향적으로 바꿀 수 있었고 무엇보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봉사는 나와 가족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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