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상승은 부동산 버블붕괴의 전조
집값은 떨어지는데 전세가는 상승하고 있다. 집주인이 집을 싸게 구입할 수 있으면 전세가도 더불어 하락해야 정상인데 오히려 오르고 있다.
전세의 수요와 공급요인을 점검해보자. 올해 수도권에서만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17만 가구가 넘는다. 그 숫자만큼 전세공급이 증가한 것이다. 전세 수요는 어떤가? 오랫동안 수도권 전세수요를 견인하였던 지방인구의 수도권 유입은 몇 년 전부터 거의 멈췄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기피하고 있는 풍속도 역시 전세수요 증가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전세수요는 늘지 않고 전세공급은 크게 증가하였으니 전세가격은 하락해야 하는데 시장은 그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전세를 구하지 못해 애타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하소연의 글들을 보면 대개 이런 내용이다. “전세로 나와 있는 집들은 많다. 그런데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보면 대출을 받지 않은 집을 찾기 어렵다. 사정이 이러니 대출이 없는 집은 전세가가 비싸더라도 울며겨자먹기로 전세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
세입자들이 대출이 있는 집을 기피하다 보니까 원하는 전세물량이 크게 감소하고 그 결과 전세가가 상승하였다는 이야기다. 5억원 시세의 아파트에 대출이 2억5천만원이 있는 경우를 보자. 이런 경우에도 작년까지는 2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내고 전세를 살았었다.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철썩같이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였고, 향후에도 상당기간 하락이 지속될 것이란 생각을 누구나 하고 있다. 그러므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가령 위의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지고, 시세의 70%인 3억5천만원에 낙찰이 된다면 전세세입자는 보증금을 1억밖에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아파트 가격이 더 하락한다면 전세보증금 전액을 날릴 수도 있다. 그러니 어느 간 큰 사람이 대출이 있는 아파트에 전세를 살겠는가?
국민은행이 9월 7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의하면 지난 8월 임차계약을 한 세입자의 42.3%가 월세계약을 했다. 과거에 비하면 대단히 높은 비율이다. 대출이 있는 아파트에 전세 들어감으로써 자칫 전세보증금을 날릴지도 모를 엄청난 위험을 피하기 위한 세입자들의 고육지책이었다.
향후에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전세제도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제도 소멸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앞으로는 대출을 받고 또 전세까지 끼고서 아파트에 투자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파트 시장에서 수요의 큰 축이었던 ‘전세 끼고 아파트 투자하기’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출이 있는 아파트의 전세만기가 돌아오면 세입자는 더 이상 그 집에 전세로 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어야만 하므로,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매물로 나오는 아파트도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전세제도가 소멸됨으로써 아파트 시장에 투자수요는 감소하고 매물은 급증하는 결과가 초래되게 되었다. 전세가 상승의 이면에 아파트 가격 급락의 전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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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집값은 떨어지는데 전세가는 상승하고 있다. 집주인이 집을 싸게 구입할 수 있으면 전세가도 더불어 하락해야 정상인데 오히려 오르고 있다.
전세의 수요와 공급요인을 점검해보자. 올해 수도권에서만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17만 가구가 넘는다. 그 숫자만큼 전세공급이 증가한 것이다. 전세 수요는 어떤가? 오랫동안 수도권 전세수요를 견인하였던 지방인구의 수도권 유입은 몇 년 전부터 거의 멈췄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기피하고 있는 풍속도 역시 전세수요 증가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전세수요는 늘지 않고 전세공급은 크게 증가하였으니 전세가격은 하락해야 하는데 시장은 그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전세를 구하지 못해 애타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하소연의 글들을 보면 대개 이런 내용이다. “전세로 나와 있는 집들은 많다. 그런데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보면 대출을 받지 않은 집을 찾기 어렵다. 사정이 이러니 대출이 없는 집은 전세가가 비싸더라도 울며겨자먹기로 전세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
세입자들이 대출이 있는 집을 기피하다 보니까 원하는 전세물량이 크게 감소하고 그 결과 전세가가 상승하였다는 이야기다. 5억원 시세의 아파트에 대출이 2억5천만원이 있는 경우를 보자. 이런 경우에도 작년까지는 2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내고 전세를 살았었다.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철썩같이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였고, 향후에도 상당기간 하락이 지속될 것이란 생각을 누구나 하고 있다. 그러므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가령 위의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지고, 시세의 70%인 3억5천만원에 낙찰이 된다면 전세세입자는 보증금을 1억밖에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아파트 가격이 더 하락한다면 전세보증금 전액을 날릴 수도 있다. 그러니 어느 간 큰 사람이 대출이 있는 아파트에 전세를 살겠는가?
국민은행이 9월 7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의하면 지난 8월 임차계약을 한 세입자의 42.3%가 월세계약을 했다. 과거에 비하면 대단히 높은 비율이다. 대출이 있는 아파트에 전세 들어감으로써 자칫 전세보증금을 날릴지도 모를 엄청난 위험을 피하기 위한 세입자들의 고육지책이었다.
향후에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전세제도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제도 소멸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앞으로는 대출을 받고 또 전세까지 끼고서 아파트에 투자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파트 시장에서 수요의 큰 축이었던 ‘전세 끼고 아파트 투자하기’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출이 있는 아파트의 전세만기가 돌아오면 세입자는 더 이상 그 집에 전세로 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어야만 하므로,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매물로 나오는 아파트도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전세제도가 소멸됨으로써 아파트 시장에 투자수요는 감소하고 매물은 급증하는 결과가 초래되게 되었다. 전세가 상승의 이면에 아파트 가격 급락의 전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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