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고위공직자가 떨고있다

정현준펀드 가입한 정관계 인사 철저히 밝혀내야

지역내일 2000-10-26 (수정 2000-10-26 오후 1:51:53)
정치권과 공직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른바 ‘정현준펀드’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그 폭발력은 짐작조차 어
렵다. 실세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들이 줄줄이 딸려나올 경우 정권의 도덕성은 땅에 처박히고 만다. 금감원이 이
미 그 명단을 입수하고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정현준 펀드에는 정·관계 인사 다수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펀드의 규모 등 구체적인 실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벤처업계에서는 펀드 크기
가 70억원에서 1000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정현준 사장은 24일 “애초 이 펀드는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재테크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었지만 각계의 유력인
사들이 소문을 듣고 가입을 요청해 대부분 가입시켰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에게서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 장내찬 비은행검사국장도 이 펀드에 1억원을 가입했다. 가입인사에 대해 “장 국장 외에 금감원 직
원도 들어 있으며 정치권 및 기타 유력인사”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펀드가 투자자금 조성 외에 유력인사의 재테크용으로 활용했을 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펀드가
기업 인수 합병을 전문으로 하는 정 사장에게는 부족한 자금 해소에 도움을 줬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로 참여한
유력인사를 움직이는 지렛대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설펀드의 실체가 명백하게 규명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도 이 펀드에 가입한 상당부분이
가명 또는 차명을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일단 명단이 입수되면 개인별 투자자들의 자금출처를 조사
할 예정이다. 검찰이 진실규명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없으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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