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morning! 가을은 문화생활이나 자기계발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계절의 변화에도 아랑곳없이 항상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곳이 있다. 영어로 시작해서 영어로 끝나는 회화수업, 지역사회의 복지와 생활정보 등의 구심체 역할을 하는 서초4동 주민센터 내 영어회화반이 바로 그 곳. 취재를 위해 2층 강의실에 들어서니 12명의 수강생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Welcome to our English class!”
1)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우지은 선생님
2)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거운 수업시간
영어에 바친 중년의 열정
10년 이상 영어공부를 했고 어휘력도 풍부하면서 막상 외국 사람을 만나면 주어, 동사 등 문법적으로 따지다가 결국 말 한마디도 못하는 것이 7080세대들의 영어실력.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 영어에 대한 미련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중장년의 수강생들은 일주일에 두 번(월, 화) 어김없이 이곳을 찾는다. 여기서 2년째 공부하고 있는 Joe는 “새삼스럽게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것보다 그나마 해왔던 영어라도 잊지 않도록 계속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시작했다”면서 “미국에 사는 아들한테 가야할 일이 생기고 손자손녀들과 의사소통을 하기위해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한다. Julia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도 어느덧 성인이 되었고, 뭔가 할 일을 찾다가 영어반에 들어오게 됐다. 단순히 영어를 배우는 것 외에도 가족적인 반 분위기에 매료돼 즐겁게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수강생 개개인마다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12명의 정예요원으로 뭉쳐진 영어회화 2반은 Sarah 선생님을 중심으로 인간적인 정도 끈끈하게 형성돼 있다. 흔히들 ‘공부엔 왕도가 없다’라고 하지만 “외국어 공부엔 왕도가 있다”고 우지은 강사는 강조한다. 길잡이가 되어줄 좋은 스승과 함께 할 좋은 벗들과 영어에 대한 열정 등이 그것이라고.
가족처럼 친밀한 분위기
실력과 경륜을 두루 겸비한 그는 수강생 한 명 한 명의 고충이나 애환, 경조사까지 신경 쓰는 인간미 넘치는 선생님이다. 또 주교재인 ‘SIDE by SIDE(제3권)’를 중심으로 공부하면서도 생활하는 데 필요한 상식이나 시사문제도 폭넓게 다룬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간 태풍 곤파스(Kompasu)에 대해서도 소상히 공부했다.
태풍의 이름은 아시아 각국이 태풍위원회에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 이름 가운데서 번갈아가며 사용한다는 것. 또한 그는 영어를 배우면서 우리와 다른 서양문화를 이해하고 더불어 영어와 친숙해지게 하는 것이 강의목표라고 말한다. 이런 분위기에 걸맞게 수강생들도 저마다의 자부심과 열성으로 무장돼 있다. 반장인 Easther는 “출결석과 지각을 꼼꼼히 체크해 벌금을 걷고 있다”면서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나름대로 우리 반의 규칙을 세워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걷힌 벌금은 ‘이화회’ 모임 때 반원들을 위해 과감히(?) 사용된다고 한다. ‘이화회’란 다름 아닌 매월 두 번째 화요일, 수업 후에 모이는 뒤풀이 자리를 말한다. 이 모임을 만든 지는 3개월 남짓으로 공부만 하고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반원들이 결성했다고 한다. 교제를 통해 서로의 안부도 묻고 생일이나 대소사도 챙기면서 수강생들끼리의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고.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실전 영어
일반적으로 월요일 수업은 지난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What did you do last weekend?” 수강생들은 지난 주말에 있었던 일상적인 이야기를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대답한다. 머릿속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떠오르고 다양한 표현들도 생각나지만 막상 말문이 열리지 않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다행히도 Sarah 선생님은 “일상회화를 할 경우 영어나 우리말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의사소통이 될 수만 있다면 한 두 단어로 짧게 대답하는 것도 무방하다”고 격려하면서 수강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준다.
“하지만 몇 개의 단어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빈약한 실력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Sunny는 털어놓는다. 반면 대답할 내용을 노트에 빽빽이 적어오는 모범생 Sua, 화가이며 사진작가인 Lisa, 역시 화가인 멋쟁이 John, 대기업 근무 시 해외출장으로 다져진 유창한 영어실력을 뽐내는 Andrea, 맏언니로서 영어반의 고문을 맡고 있는 Sharon, 항상 변함없는 모습으로 강의실과 칠판을 정리하는 자상한 Chris, 또 최근에 합류한 풋풋한 30대 Amie와 미모를 자랑하는 Mellanie 등 쟁쟁한 수강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강좌의 가장 큰 강점은 월 수강료가 고작 2만원 밖에 안 된다는 것, 65세 이상은 50% 할인된 1만원이다. 이는 ‘삶의 질 최고, 세계 일등도시 서초’에서 제공하는 즐겁고 보람 있는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주부들이나 퇴직한 남성들에게 영어실력과 함께 활기찬 인생을 선사하는 곳, 부모들의 외국생활 체험담과 자녀들의 유학에 관한 정보 등도 서로 교류하면서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행복을 꿈꾸는 곳, 이런 이유로 서초4동의 ‘영어회화반’은 입소문을 타고 나날이 인기상승 중이다.
서초4동 주민센터 (02) 2155-7492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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