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 것인가?(2)

지역내일 2010-08-25



  학부 전공이 수학교육이어서 오랫동안 수학을 가르치다가 대학원 전공이 철학인 덕에 논술 초창기부터 논술을 가르치게 되었다. 개념의 반복과 유형별 문제 풀이의 반복이라는 주입식 문제풀이의 한계를 막연히 느꼈던 탓에 논술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지식의 주입보다는, 아는 지식을 끌어내어 비판하고 종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었다.
  몇 년이 흐르면서 대입논술의 규모는 점점 커졌고 문제도 세련되어졌으며 덩달아 논술시장의 규모도 점점 커졌다. 중간에 다시 작아졌다 지금은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인 듯하다. 입학사정관제와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트렌드화, 정시보다는 수시의 선호 경향 등과 맞물려서 말이다.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선생이든 학생이든, 문제풀이식 교육에 익숙해져있기에 10년 이상의 입시논술은 학생과 선생에게는 고통을 안겨다주었고 몇몇 사교육 업체나 강사들에게는 대박을 안겨다주었다. 그 와중에 전형료 수입을 챙긴 대학들의 대박은 말할 것도 없다. 
  논술이 과연 변별력이 있는가, 학교에서는 논술을 가르치지 않는데 왜 대입에서는 논술로 평가하는가, 논술교육을 받아서 과연 논술실력이 느는가, 식상할 정도로 제기되는 의문에도 불구하고 논술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과열입시경쟁 탓에, 평가의 자율권이나 선발의 자율권이 제한된 한국의 입시 현실에서 논술은 부정할 수 없는 흐름이 된 것 같다. 그렇기에 원래 논리적 글쓰기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는 논술이, 독해력에 기반한 독특한 한국식 논술로 자리잡는 듯 하다.  
  그렇다면, 이미 있는 논술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논술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알아서 책 읽고 글 쓰는 것 좋아하고 토론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이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다. 사교육을 시킬 거라면, 제대로된 논술학원을 찾아 장기간 교육받게 하는 게 더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첫째, 논술을 통해 교과교육이 어느 정도 충족된다. 논술에는 글을 읽고 토론하고 자기 글을 쓰는 교육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 그 와중에 학교교육을 통해 얻어야 할 논리적 사고력이 생기고 지식도 계속 쌓여나간다. 과목별로 사교육을 받을 때보다 더 많은 포괄적 지식을 논술에서 얻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주1회의 기계적 독서보다는, 몇 페이지를 읽더라도 제대로 읽고 넘어가는 훈련을 쌓는가이다.
  둘째, 아이가 가장 잘 드러나는 교육 형태가 논술이다. 논술교육을 통해 아이의 성향이 드러나고 기질을 갈고 닦을 수 있다. 다양한 독서와 토론을 통해 미래의 계획을 구체화하거나, 현재의 갈등을 해결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다.
  셋째, 형식적인 자기주도학습 상담이 아닌, 아이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학습상담매니저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경험이 풍부하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지닌 선생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나 부모나 불필요한 역량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논술은 또 다른 지식이나 과목이 아니다. 배운 지식을 선별, 통합, 정리해내는 능력의 차원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과의 결합, 교과목과의 결합이 가능한 것이다. 정해진 논술 교육의 틀은 없다. 아이에게 필요한 사항과 책 모두가 논술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입시논술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단기간에 많은 배경지식의 주입과 반복적인 글쓰기 훈련을 하게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논술을 활용하여 아이의 성장과정과 함께하게 해준다면 아이의 성장에 큰 보탬이 된다고 확신한다.
  논술은 공장식 주입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아무리 많이 주입받아도 본인에게서 ‘무언가’가 나와야 한다. 그 ‘무언가’를 나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사람은 기다려줘야 하고, 기다려줄 줄 알아야 한다. 

문의 02)501-1738


이의경 원장
서울대수학교육과 졸업
동대학원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현 대학강사
수학과 논술, 수리논술수업,
논술관련 다수 집필
논리학 번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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