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나 서점의 어린이 책 코너에 가면 수많은 책들이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 많은 책들은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게 잘 분류되어 있을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개인차는 있지만 대개의 경우 특정한 단계를 거치면서 성장한다.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책을 읽었을 때 독서 효과는 배가된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경우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발달단계별 독서 지도 방법''에 대해 취학 전 어린이, 초등학생, 중학생 세 단계로 나누어 3주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독서지도는 태어나기 전부터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 사주당 이 씨가 태교에 관해 쓴 ''태교신기''를 보면 "좋은 약이나 안전보다 임부의 도리는 공경으로써 마음을 맑게 닦는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여기서 ''공경으로써 마음을 맑게 닦는'' 방법으로 독서를 으뜸으로 여겼다. 산모가 읽는 책의 내용은 태중의 아기에게 전달된다. 한국독서교육개발원 남미영 원장은 태교의 중심을 이루는 내용을 ''좋은 마음을 품고 좋은 생각을 한다'', 좋은 말을 듣고 좋은 말을 한다'', ''아름다운 시를 읽고 읊조린다'', ''훌륭한 사람들의 전기를 읽고 흠모한다'', ''명언과 격언을 읽고 읊조린다''로 정리하고 있다.
감각으로 주변세계를 탐색하는 1~2세
피아제는 이 시기를 감각운동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빛과 소리 자극에 반응이 크므로 충분한 언어적 자극이 필요하다. 또한 감정이 다양하게 발달하므로 정서적 안정이 필요하다. 자장가는 아기에게 최초의 독서이며 문학적 경험이 된다. 독서연구가들에 의하면 자장가를 듣고 자란 아기와 그렇지 못한 아기들은 안정감에서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고 한다.
옹알이는 아기가 사용하는 최초의 음성적 표현이다. 이에 대한 어른의 반응은 아기에게 기쁨을 주고 사고력을 자극한다. 이 시기에 부모가 할 수 있는 독서 지도란 아기의 정신적, 지적 능력을 보다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언어적 자극을 주는 일이다. 언어학자들은 3세까지 일생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언어의 3/4을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남미영 원장은 이 시기에 동요를 들려주거나 그림책을 보여 주고 읽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그림책은 색깔이 은은한 것이 좋으며, 동물이나 친구, 가족 이야기 등 단순하고 밝은 이야기가 좋다.
호기심을 보이는 언어 능력 성장기 3~4세
바깥 세계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보이며 언어 능력이 급속히 성장하는 시기이다. 또한 긍정적 가치관을 형성하는 시기이므로 좋은 습관을 들이기에 적절하다. 이때부터 아이들은 집안보다는 바깥 세계에 관심을 쏟는다. 본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보지 못한 것은 세상에 없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넓은 세계를 보여 주어 사고의 한계를 넓히도록 한다.
남미영 원장은 "3~4세 어린이가 자연 속에서 느낀 것은 가슴에 영속적으로 남는데 이것이 독서 감상력의 준비도가 된다"고 한다. 독서 지도 방법으로는 짧은 스토리의 그림 동화를 읽어 준다. 아이가 스토리의 재미를 알게 되면 독서의 재미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시기에 좋은 동화는 또래의 아기나 동물들이 나오는 생활 동화이다. 이 때 주인공이나 또래들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이야기가 좋다. 그림책을 보며 "이게 뭐지?" 하고 물으면 "강아지"라고 대답하는 식으로 단어 놀이를 하면 어휘 공부가 되며, 그림책을 읽어 준 후 "호랑이가 어떻게 했어?"하는 식으로 질문을 하면 독서의 기쁨을 오래 지속시키고 사고력도 개발된다. 아이의 질문을 가능한 많이 유도하는 것도 좋다. 최초의 질문에 성실한 답변을 할수록 아이의 질문의 양도 많아진다.
상상력이 풍부한 5~6세
이 시기의 어린이들은 "엄마는 왜 나보다 동생을 예뻐할까?", "유치원에서 친구를 때렸는데 엄마한테 말할까, 말까?" 등 나름대로 갈등을 겪는다. 이런 어린이에게 등대와 같은 구실을 해주는 책이 전래동화이다. 전래동화 속에는 옳은 것과 그른 것, 착한 것과 악한 것의 갈등과 해결 방안이 들어 있어 전래동화를 읽으며 아이들의 가치관은 자연스레 형성된다.
또한 5~6세에는 어린이의 상상력이 풍부해지므로 마법, 환상 등을 다룬 판타지 문학이 가장 적절하다. 상상력은 적당한 때에 적당한 자극을 받지 못하면 퇴보하고 만다. 상상력이 풍부한 5~6세 어린이에게 독서가 주는 또 하나의 기쁨은 동일시이다. 책을 읽으며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얻는 기쁨은 장차 책을 좋아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유아들은 독서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 책을 읽기 위해 문자를 깨우치고 싶어 한다. 남미영 원장은 "5~6세 아이들의 정신세계는 앞으로의 인격에 바탕이 된다. 이 때 많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많이 구경한 장소, 많이 본 그림책 등이 아이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게 된다. 편식적인 독서를 피하고 골고루 읽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도움말 한국독서교육개발원(www.kredi.co.kr) 남미영 원장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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