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교육원 중복투자 논란

서울시, 조례 없이 설치 … 교통연수원과 사업내용 사실상 동일

지역내일 2001-10-05 (수정 2001-10-06 오후 12:13:27)
서울시가 관악구 남현동에 설치한 서울시교통문화교육원이 송파구 교통회관 안에 있는 기존 교통연수원과 사실상 거의 같은 사업내용을 갖고 있어 중복투자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관련조례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문화교육원 건물 건립에 들어가는 등 무리하게 교육원을 설치하는 모습을 보여 그 이유에 대한 의혹마저 사고 있다.
서울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7조에 의해 97년 6월부터 104억89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 교통문화연수원 건립에 들어가 지난해 12월 완공했다.
관련조례는 건물이 세워진 이후인 지난 3월 5일 제정됐다.
이어 서울시는 4월 위탁운영자 모집공고를 통해 7월 (재)좋은친구산업복지재단을 위탁운영자로 확정, 같은달 19일 이 재단과 협약서를 체결했다.
송파구 잠실동에 지난 83년에 설립돼 지금까지 연인원 102만3000여명의 연수생을 배출한 서울시 교통연수원은 ‘운수종사자의 소양과 자질을 함양하고 교통환경변화에 대응력을 지닌 전문운수인을 양성해 교통문화를 창달하기 위해’설립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교통문화교육원 위탁운영자 선정 계획’에서 교통문화교육원은 ‘운수종사자 후생복지 및 교육, 교양, 취미활동을 통한 대시민 서비스 증진’을 위해 도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운수종사자에 대한 교양과 취미활동 지원을 위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내용만 추가된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운수연수원의 운영이 운수종사자 교육보다는 연수원 조직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도 서울시는 문제해결보다는 사실상 같은 기구를 하나 더 두려 해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굳이 연수원을 설립해야 한다면 기존 교통연수원이 강남에 있다는 점을 감안, 강북에 설치하는 등 종합적인 검토가 있어야 하는데도 이조차 외면하고 인접지역에 같은 기관을 무리하게 설립하려 하는 서울시의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연수원은 화물과 신규채용자 교육을 주로 맡게 되고 신설 교육원은 택시업계 종사자 위주의 교육과 복지사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현 잠실 교통연수원의 외곽이전이나 신설 교육원으로의 통합이전 등은 현 시점에서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교육기관을 많이 늘려야 할 형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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