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지원으론 만족 못해, 강남 재수생 일반화

부모나 학생 모두 1년간 더 공부하는 것 쉽게 여겨

지역내일 2010-07-06




각 대학교 기말고사가 끝난 지난 달 말부터 반수(半修)에 돌입한 학생들까지 가세하면서 올해 입시는 그 어느 해보다 상위권 재수생들의 도전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되었던 지난해 수능시험의 여파로 인해 입시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학생들이 다시 수능시험에 대거 응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강남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4년간 다니는 셈’이라고 할 정도로 재수가 일반화 됐지만, 최근 조선일보와 (주)하늘교육이 재수생 비율을 분석 발표하면서 새삼 논란이 일고 있다. 재수생 비율에 대한 강남지역 고교의 입장과 많은 수의 강남 학생들이 재수를 선택하게 되는 원인 및 문제점에 대해 짚어보았다.


당해 년도 졸업생 반 이상이 재수 택해
서울지역에서 재수생 비율이 가장 높다고 분석된 강남구의 고교들은 모두 재학생 대비 재수생 비율(반수 포함)이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강남구 고교 측은 신뢰할 수 없는 수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교 알리미’ 사이트에 공개된 고교별 대학진학률과 2010학년도 수능 응시 자료를 기초로 분석했다지만 당해 년도 재수생과 반수생뿐만 아니라 대학교에 재학 중이면서 한 번 응시만 해보려는 경우도 있어 단순 통계로 재수생 비율을 산출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80% 이상의 재수생 비율이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자칫 상, 중, 하위권을 막론하고 강남지역의 모든 학생들이 재수를 하는 것처럼 잘못 비춰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학교 측은 불편한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강남지역 모 고교 관계자는 “졸업생들의 대학등록현황 자료를 근거로 보면 대부분 대학진학률이 50~60% 정도로 나온다. 따라서 재수 비율 역시 그 정도 선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당해 년도 졸업생들의 대학진학률이 지난해만 해도 50% 미만이었기 때문에 거의 반 이상의 학생들이 재수를 한다고 보면 된다. 거기에 반수생과 삼수생까지 더해지면서 재수생 비율이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능에 올인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재수로 이어져
재수생 비율이 50~60%대이든 혹은 그 이상이든 강남지역 고교 졸업생들 중에는 한 번의 대입지원만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 결국 문제다. 수능 점수만으로 선발하는 ‘수능우선선발 전형’을 노리고 재수를 한다는 것은 비단 강남지역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원인은 아니다. 그렇다면 강남 고교 졸업생들은 왜 반 이상이 재수를 하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까지 반수를 선택하는 것일까?
휘문고 신동원 교사는 “강남 고교에서는 내신 성적을 잘 받기가 어려워, 3년 동안 주로 내신 중심의 공부를 하다가 수능의 전 영역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한 채 시험을 보게 되는 학생들이 많다. 또한 수능준비에 올인 해야 할 시기인 8월부터 수시모집 준비를 시작하고 지원하느라 수능준비를 소홀히 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런 학생들은 1년 동안 수능에 올인해 조금만 더 점수를 올리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 것 같은 미련 때문에 재수를 택하게 된다”고 전했다.
부모나 학생들 모두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일단 수시에서 상향 지원을 했다가 탈락한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되고 목표치만 높아져 정시에서 갈 수 있는 대학이 수시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재수를 하게 된다. 


부모나 학생 모두 재수 쉽게 선택해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이사는 “강남 아이들 중 50% 정도가 자신이 상위 10%대라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는 것처럼 초중고 때 한 번만 10% 내에 든 적이 있으면 아이들은 스스로를 상위 10%라고 여기게 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고 1, 2학년 때까지 모의고사에서 거의 1, 2등급이 나오던 학생들이 막상 3학년이 되면서 점점 2, 3등급으로 떨어지고 실제 수능시험에서는 그보다 더 낮은 등급을 받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학생들은 ‘이 점수는 내 실력이 아니다’라고 여겨 결국 재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상위권 대학이나 중상위권 대학, 인 서울 대학 등 갈수록 대학을 극명하게 나누는 풍토도 재수 비율을 높이는 데 한몫 하고 있다. (주)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중, 고등학교 때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라 간발의 차이로 대학이 주변 친구들과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또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든 없든 공부를 좀 한다는 아이들은 이미 강남으로 몰려와 있는 상태이다 보니, 부모들조차 ‘인 서울 대학에 겨우 들어가게 하려고 투자했나’라는 생각에 더 욕심을 부리게 된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고 3 때 하던 공부를 계속한다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게 느껴지고 부모들도 1년 더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고 쉽게 여긴다. 하지만 교육제도가 바뀌고 사회가 급변하고 있는데 아직도 대학을 위, 아래로만 따져 좀 더 위쪽의 대학진학을 목표로 재수를 택한다는 것은 한 번쯤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조진표 대표이사는 “자녀의 상황에 따라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부모가 보다 넓은 시각으로 보면서 위로뿐만 아니라 옆으로도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재수 이겨낼 신념과 성실성 중요
강남 모 고교 측에 따르면 해당학교 재수생 중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재수를 시작해 SKY(서울대, 고대, 연대)대에 진학한 학생들은 30%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학생들이 재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주요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실력이 탄탄한 학생들이 결국 재수를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1년 동안 재수생활을 이겨낼 신념과 결단력, 빠른 시간 안에 많은 학습량을 소화해낼 수 있는 집중력도 필요하다. 신동원 교사는 “항상 시간을 길게 잡고 공부하는 학생이나 노력형인 경우에는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기가 쉽지 않아 재수가 힘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고 3학년 부장 박상호 교사는 “1학년 때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가 3학년이 되어 뒤늦게 마음을 잡고 성실하게 공부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이런 학생들은 성실성을 바탕으로 재수를 하면 성적이 오를 수 있어 부모 입장에서도 투자를 할만하다”고 전했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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