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단위에서 이상을 실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조직과 예산이 있고 집행이 가능합니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당선자가 국회의원도 아니고 광역단체장도 아닌 기초단체장에 도전하며 3수까지 한 이유다. 그는 “하나가 바뀌면 열이 바뀐다”며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문 당선자는 ‘열린 행정’을 강조했다. 법이나 규정같은 테두리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복지 문제는 행정기관이 힘만으로는 풀 수 없는 부분이다.
“예산 때문에 안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목표를 먼저 정하자는 거예요. (중앙정부나 서울시에서) 예산을 따오거나 사회적 연대를 강화해서 사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복지망은 사회적 기부, 부자의 재산환원으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그는 투명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현장을 전달한다면 제대로 된 환원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타운사업이 빚은 주민간 갈등 해법도 ‘만나서 듣고 중재하기’다. 구청이 갖고 있는 승인권한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을 빨리 진행하고 세입자 권리를 확보하자면 서로가 양보해야 한다고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법이나 규정만 운운하며 실질적인 조정역할을 하지 않아서 문제였다”며 “공평하게 주고받을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구청에도 취임 전까지 각종 개발사업 승인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
“(뉴타운 때문에) 3수까지 하지 않았나 싶어요. (문제가 불거진) 지금 풀어가라는 의미 아니었을까….”
당선자는 주민과 공무원에게도 ‘열린 사고’를 요청했다. 6개월 뒤 공로연수에 들어갈 국장들에게도 ‘공직생활 마지막 6개월을 투자해달라’고 부탁했다. 민선 지자체 ‘구태’로 인식돼온 정치보복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는 “그 자리에 있어 불편함을 느낀다면 바꿔주기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참여를 위해 구청에 설치된 전광판을 활용한 ‘신문고’를 구상 중이다. 지역 내 일정한 지점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주민들 비판과 칭찬을 듣고 이를 매일 1~2시간 중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열린행정이란 건 어떤 얘기라도 듣겠다는 것”이라며 “가면과 음성변조로 익명성을 보장할 테니 얼마든지 얘기해달라”며 웃었다.
구청 강당과 회의실도 주말에는 결혼식장과 모임 장소로 개방할 계획이다. 지역 내 교회에도 평일은 저소득층 결혼식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취임식 역시 ‘주민과 함께’다. 교회 성가대와 백련사 합창단, 구세군 브라스밴드를 초청,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 후배인 손범수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아주기로 했다.
“주민을 대표하는 10명이 구청장과 함께 입장해 섬김의 의미로 세족식을 할 계획입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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