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형 시험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럽다. 지금껏 선택형 지필 평가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학생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몇 년 전부터 시행된 서울지역과 달리 지난 중간고사에서 처음 치러진 안양지역의 서술형 평가는 혼란스러웠다는 게 학생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서술형 문제는 주어진 질문에 대해 획일적인 방법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해 사고력 과 문제 해결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출제된다. 여러 과목 가운데 국어과목의 경우, 글쓰기와 서술형 평가를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서술형 시험에서 요구하는 것은 글을 쓰는 표현력이나 구성력보다 내용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 학습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내신에서 서술형, 논술형이 강화된다고 하자 두 지필고사 평가의 차이점을 잘 모르는 학생들도 많다. 이는 바로 주관식 단답형에 익숙한 우리나라 시험 방식에선 지필고사에 대한 개념 정립 자체가 안되어 있는 탓이다.
일반적인 지필평가는 선다형, 진위형, 연결형 등 선택형 문항과 단답형, 완성형, 서술형, 논술형 등의 서답형 문항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서술형 문항은 출제자가 제시한 문항에 대해 학생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지식이나 의견 등을 직접 서술하는 방식이다. 논술형 문항은 학생 개개인의 생각이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기술하는 방식이다. 주로 서론과 본론, 결론으로 나누어 글을 쓰는 방식인데 예를 들면 ‘∼의 차이점을 제시하시오, 60자 이내로 설명하시오, 풀이과정을 쓰시오’ 등의 문제가 그것이다.
암기학습에서 탈피, 이해하며 공부해야
올해 처음 서술형 문제를 접한 학생의 경우, 그동안 암기학습에서 탈피해 이해하는 학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특히 국어의 경우 교과서의 내용을 꼼꼼하게 이해하고 교과서에 나오는 질문 내용을 글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문제집에 나오는 여러 형태의 서술형 문제를 평상시 꾸준히 풀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평소에 책을 즐겨 읽고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직접 문장으로 작성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대치엠 김송용 원장은 “고교서술형은 이해력과 표현력이 관건”이라면서 “지문의 정확한 이해와 추론, 표현력 없이는 정답을 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의 말에 의하면 이번 중간고사의 경우 처음으로 실시되어 출제하는 교사나 학생 모두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것. “예상대로 단답식 형태의 주관식이나 한 문장 정도로 서술하는 형태의 문제가 많았으며 본격적인 서술, 논술형보다는 객관식으로 출제할 내용이 주관식 형태로 바뀐 경우가 많아 어느 정도 충실하게 공부한 학생들은 오히려 서술형에서 좋은 점수가 나왔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문제의 예>
1. ‘우리가 물이 되어’ 시에서 내용상 가장 대립적인 속성을 지닌 시어 두 개를 쓰시오.(답:물, 불)
2. 추천사에서 위 시의 중심소재를 한 단어로 쓰시오.(답:그넷줄)
3. ㉮에 나타난 점순이의 행동에 대해 ‘나’가 느꼈을 감정과 관련된 속담 두 개를 쓰시오.(답: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나무에 오르라 하고 흔드는 격이다)
4. ㉱에서 만득이가 곱단이와 혼사를 거부한 궁극적인 이유를 다음 조건에 맞게 서술하시오.
(조건)일제 말기라는 역사적인 상황, 만득이가 처한 개인적 상황, 곱단이에 대한 만득이의 심리가 모두 드러나도록 서술할 것.(답:만득이는 전쟁터에 끌려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곱단이를 과부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혼사 치르는 것을 거부하였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위와 같은 문제유형이 많았던 것은 학생들이 혼란스럽다는 점이나 객관적인 채점을 고려해 이 같은 형식의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기말고사부터는 좀 더 조건을 다양화하거나 글자 수를 늘려 출제 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각 단원의 핵심내용을 중심으로 타 작품이나 새로운 지문에 응용하는 방식들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이러한 서술, 논술형 문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학교나 과목별로 교사들이 어떤 문제를 내느냐에 따라 대비 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학교에서는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이뤄지는 수업 내용을 토대로 출제하고 교과서 내용에 충실했다면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우선 교과서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 국어 과목은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지문의 이해보다는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전체의 주제와 줄거리는 물론 단어나 어구의 의미를 확실하게 숙지해야 한다. 또 교과서의 좌우, 하단의 참고 설명이나 학습활동 등을 꼼꼼히 정리하고 직접 예상문제에 대한 답을 작성해본다. 특히 제목이나 핵심소재의 상징적 의미, 역할 등은 기말고사의 서술형 문제에 자주 등장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도움말 대치엠 학원 김송용 원장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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