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외국인 동사무소 ‘역삼ㆍ서래 글로벌 빌리지 센터’

"한국 생활 행복하게 도와드려요"

외국인 센터장이 한국어강좌, 문화체험 프로그램 운영

지역내일 2010-05-24

 


최근 강남 서초지역에 거주하거나 직장이 있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  2008년 서울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이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각종 불편한 점을 돕는 역삼 ㆍ서래 글로벌 빌리지 센터가 문을 열었다. 두 센터 모두 서울 글로벌 빌리지 센터와 연계하여 운영되며 한국어 교육 문화체험, 여행안내 등을 지원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게 돕고 있다. 

역삼, 서래 글로벌 빌리지 센터에는 각각 외국인 센터장이 근무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외국인으로서 서울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 경험을 살려 센터 운영을 하고 있다. 


강남 지역 외국인의 불편사항 도와
역삼동 ‘역삼 글로벌 빌리지 센터’는 강남구에 생활권을 갖고 있는 외국인의 방문이 많은 곳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살면서 휴대폰을 개통하거나 신용카드를 만드는 일, 은행업무, 가스비, 수도세, 전기료를 정산하는 일상적인 업무에 관한 도움을 이곳에 요청한다. 

역삼센터를 방문하면 KBS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는 이탈리아인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 씨가 환한 모습으로 반겨준다. 5:1의 경쟁을 뚫고 강남구청의 계약직 공무원(6급대우)으로 선임된 그녀는 2년째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처음에 한국에 와서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고 문화도 낯설어 지내기 힘들었기 때문에 다른 외국인이 무엇을 어려워하는 지 잘 안다”고 콘팔로니에리 센터장은 말했다. 요즘 그녀는 나날이 우리말이 능숙해지면서 의사소통에 거의 어려움이 없으며 외국인으로서 한국 생활에 잘 적응했을 뿐만 아니라 센터장 역할도 훌륭히 수행하며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다른 지역 센터와 달리 이곳은 주로 한국에서 취업을 한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외국인이 이용한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문화, 여행, 공연 등에 관심을 보인다. 역삼센터 측에서는 그들에게 맞는 한국말 수업과 한국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있다. 한국어 강좌는 1학기가 2개월이며 역삼센터 자체 기준으로 수준을 평가해 수업을 하고 있다. 

한국문화체험으로 태권도 배우기, 만두 삼계탕 불고기 비빔밥 떡갈비 전골 김치 등을 만드는 한국 요리 배우기 등을 진행했으며 일반적으로 외국인이라 접근하기 힘든 동양꽃꽂이 교실, 다도교실 등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익힐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문화체험은 월1~2회 있으며 외국인의 참여 상황이나 관심거리를 파악하고 계절이나 시기를 고려해 센터에서 직접 기획하고 있다. 

한편 봉사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봉사를 원하는 외국인이 역삼센터에 신청하면 누구나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그동안 청림봉사단과 함께 자장면을 만들어 배달도 하고 아름다운가게 벼룩시장에 참가해 페이스페인팅 봉사도 했다. 또한 강남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송편을 빚기도 하고 김치도 담아 독거노인에게 배달하는 활동도 했다. 최근에는 강남성모병원 중앙공급처에서 의료용품을 준비하고 아동병동환자와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래마을 프랑스인들의 동사무소 역할도 해
서초구 방배본동과 반포동 일대에 위치한 서래마을에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프랑스인 중 약 절반정도가 살고 있으며 서울프랑스학교가 있다. 서래 글로벌 빌리지 센터는 자연히 서래마을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서래마을 프랑스인들은 대부분 주재원과 가족으로 2~3년 살다가 본국으로 돌아간다. 생활에 관련된 업무는 그들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많이 도와주기 때문에 센터에는 국내 여행이나 공연 안내와 문화 프로그램을 많이 요청하는 편이다.  

서래 센터장 마리 피에르씨는 프랑스인이다. “나 자신도 외국인으로 한국생활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외국인의 문제를 최선을 다해 해결해 주고 싶다”는 그녀는 불어로 된 서초구 안내책자를 직접 만들었다. 또한 한국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문화에 관한 기획도 깊이 있게 준비하기도 한다. 문화체험에 참가한 외국인은 북촌 문화센터에서 옻칠을 직접 배우기도 했고 매듭이나 보자기 한지 공예는 작품까지 만들 정도로 깊이 있게 배웠다. 매년 이곳에서는 부처님오신 날 행사 때는 연등도 만든단다. 

이 센터는 프랑스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중에 반사경 만들기, 동화 읽고 토론하기, 종이접기, 그릇에 그림그리기 등 놀이와 만들기 위주의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했으며 연꽃등 만들기, 족두리 만들기, 지푸라기 계란꾸러미 만들기, 연 만들기, 부채에 그림그리기 등 프랑스 어린이에게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해 왔다. 올 여름방학에도 이 수업은 계속될 예정이다. 

서래마을 프랑스인은 국내여행 축제 행사 공연에 관심이 많아 센터 측에서는 이들이 원하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불어를 사용하는 가이드가 동반하는 행사에는 많은 외국인이 참여하며 만족도가 높다. 또한 한국어 수업, 프랑스어 수업이 있으며 1:1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은 센터 측에서 한국어 전공 봉사자와 연결시켜 준다. 외국인 대상 한국어지도를 담당하는 자원봉사단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희수 리포터 naheeso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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