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사람들

“60년 인생지도를 펼쳐라”

박경순 한국어린이북아트협회장

지역내일 2010-05-28


세 아이의 엄마가 있었다. 날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 것이 쌓여 어느덧 8천 권이 넘었다. 보다 많은 아이들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 엄마는 ‘책 만드는 도서관’을 열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니 뭔가 부족함을 느꼈고 단순히 ‘읽고 쓰는’ 작업 대신 ‘책을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 보는’ 북아트를 시작했다.
생각하는 모든 것을 책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과 책을 만들면서 쌓인 다양한 경험들이 아이들 성장에 밑거름이 된다는 굳은 믿음이 있었던 엄마는 드디어 우리나라 공교육까지 설득시키고 말았다.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와 3, 4학년 미술교과서에 한 단원씩 북아트 과정이 실린 것이다.
그녀는 평범한 주부이자 세 아이의 엄마에서 도서관장으로, 북아트 예술가로, 유명 강사로, 비즈니스 경영자로 우리나라를 넘어 독일, 일본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60년 인생지도를 그리고 하루 1센티미터씩만 나가자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걸어온 한국어린이북아트협의회 박경순 회장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에너지는 인터뷰하는 내내 게으름과 부끄러움이란 단어를 되새기게 했다.






 ‘4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다
지난 1970년 서울,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박경순 회장은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유학을 떠난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교에서 처음 남편을 만났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 ‘4월 이야기’의 무대이기도 한 무사시노 대학, 그것도 4월에 열린 신입생 환영회에서 두 사람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고, 그 후 1년여 간의 열애 끝에 스물넷의 나이에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후 딸 둘과 아들 한명을 낳았고 말 그대로 전업주부이자 세 아이의 엄마로서 마치 전쟁 치르듯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냈던 그녀였지만 마음만은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배움의 욕구로 가득 차 있었다.
박 회장은 “양가 어른 모두 아이를 많이 기대하고 있었고 우리 부부 역시 아이 욕심이 있어 세 명을 낳았죠”라며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고 애 가진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공부밖에 없었어요”라고 회상했다.
본인 스스로도 공부를 하면서 아이들 교육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던 박 회장은 아이들이 책과 가까이 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어준 책들이 쌓이고 쌓여 8천여 권이 넘어서면서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녀 스스로도 어느 순간 머리가 트인 것을 느꼈다고. 





 책 만드는 도서관을 세우다
지난 2002년 첫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막내가 막 기저귀를 떼기 시작했을 때, 박 회장은 소장도서 8천여 권을 가지고 책 만드는 도서관을 세웠다. 어린이 도서관은 몇 개 있었지만 어린이 콘텐츠가 있는 도서관은 전무했던 시절, 아이들을 위한 커리큘럼을 짜고 책을 읽기 전에 즐기는 방법, 즉 ‘책놀이’가 담긴 수업을 진행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박 회장은 국립도서관에 북아트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강의에 나섰다. 그 당시만 해도 다소 생소한 분야였던 북아트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보인 곳은 바로 광진정보도서관. 수업을 해보라는 권유로 시작한 북아트 강의는 새롭고 창의적인 내용이 호평 받으며 기대이상의 높은 관심을 얻었다. 이후 순천, 금산, 청주 등 전국에 있는 도서관으로부터 강의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도서관 사서는 책을 빌려주는 사람 정도로 아이들에게 주로 ‘아줌마’라는 호칭으로 불리기 일쑤였던 시절, 그녀는 전국 도서관 사서를 대상으로 한 강연을 통해 사서의 역할을 재 정의했다. 사서란 단순히 책을 대여해주는 일을 넘어 아이들과 함께 책을 가지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며 콘텐츠를 진행하는 선생님이라고.






여성창업, 성공의 비결은 공부
어린이 교육을 진행하던 중 아이들이 손쉽게 북아트를 즐기려면 무엇보다도 아동용 책 키트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박 회장은 ‘아동교육을 위한 책 만들기용 키트’를 개발했고 그 우수성이 인정받아 특허(번호 제10-0741530호)를 받았다. 아동용 책 키트는 성남시에서 주최하는 성남창업경연대회에서 ‘어린이 북아트 교육 프로젝트’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기울인 노력 끝에 북아트는 그 교육효과를 인정받아 현재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와 3, 4학년 미술교과서에 실리게 되었다.
넘치는 열정과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로 달려온 그녀였지만 강의와 출판, 특허개발까지 북아트가 사업으로 확대되면서 겪은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박 회장은 “여자 혼자 일을 하다 보니 어려움이 참 많았고 주먹구구식으로는 결코 동네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사업의 프로세스를 배우고자 ‘키드키즈교육연구소’에 취업해 만 3년 동안 죽어라 일을 배웠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녀는 연구소에 근무하는 동안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 다른 이들과 협업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북아트 제작 노하우까지 터득했다.
박 회장이 꼽는 여성창업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은 바로 공부다. 물론 지금의 위치에 그가 설 수 있었던 비결 역시 공부였다. 그녀는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여성창업 비즈니스 과정을 다니면서 세무나 회계같은 업무도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비록 남의 손을 빌려서 처리하더라도 경영자가 속 내용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차이란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재도 문화컨텐츠진흥원에서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문가과정을 이수중에 있다. 



어린이 교육을 진행하던 중 아이들이 손쉽게 북아트를 즐기려면 무엇보다도 아동용 책 키트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박 회장은 ‘아동교육을 위한 책 만들기용 키트’를 개발했고 그 우수성이 인정받아 특허(번호 제10-0741530호)를 받았다. 아동용 책 키트는 성남시에서 주최하는 성남창업경연대회에서 ‘어린이 북아트 교육 프로젝트’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기울인 노력 끝에 북아트는 그 교육효과를 인정받아 현재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와 3, 4학년 미술교과서에 실리게 되었다.넘치는 열정과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로 달려온 그녀였지만 강의와 출판, 특허개발까지 북아트가 사업으로 확대되면서 겪은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박 회장은 “여자 혼자 일을 하다 보니 어려움이 참 많았고 주먹구구식으로는 결코 동네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사업의 프로세스를 배우고자 ‘키드키즈교육연구소’에 취업해 만 3년 동안 죽어라 일을 배웠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녀는 연구소에 근무하는 동안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 다른 이들과 협업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북아트 제작 노하우까지 터득했다. 박 회장이 꼽는 여성창업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은 바로 공부다. 물론 지금의 위치에 그가 설 수 있었던 비결 역시 공부였다. 그녀는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여성창업 비즈니스 과정을 다니면서 세무나 회계같은 업무도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비록 남의 손을 빌려서 처리하더라도 경영자가 속 내용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차이란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재도 문화컨텐츠진흥원에서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문가과정을 이수중에 있다. 



아버지가 물려준 찬란한 유산
식지 않는 터보 엔진처럼 돌아가는 박 회장의 넘치는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박 회장의 친정아버지는 스무 살 시절부터 칠순이 다 된 지금까지 서른아홉 권의 일기를 썼으며 그 모든 기록을 그녀에게 물려주었다. 파란만장한 아버지의 인생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일기는 기록의 위대함과 부모가 물려준 위대한 정신유산의 표상이었다.
자식들에게 돈이나 교육, 건강한 몸을 물려주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한 일 일수 있지만 부모의 정신을 느낄 수 있도록 물려주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님을 알았기에 그녀 역시 자녀들에게 도전정신과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존감을 물려주고자 최선을 다한다고.
또한 박 회장은 북클럽 북 스카우트에서 배출된 아이들이 자라 세상에 나아가 사명감을 갖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자신이 그린 ‘60년 인생지도’ 가 제대로 그려진 것이지 않겠냐는 말을 덧붙였다.


사진 박경섭 (studio ZIP)
박수진리포터 icoco1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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