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란 간접체험이 가능한 모든 것
어머님들은 간혹 걱정 어린 말로 ‘우리아이는 책을 안 봐요’라거나 자랑어린 어투로‘우리 아이는 책만 봐요’라는 하소연을 하곤 한다. 필자는 두 가지 경우 모두 걱정스럽다. 책을 안 보고 현실의 삶에서만 배우는 삶의 지식은 양이 부족하여 아이의 능력이 사장될 수 있고, 책만 보고 배우는 관념적 세상은 아이가 자란 뒤 세상이 교과서와 다르다는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다. 사람들이 간혹 거짓말을 하고 악행을 하기도 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을 아이가 담담하게 경험하고 배우게 해야 한다. 타인의 악행에 너그럽고 자신의 악행에 준엄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사회를 보는 기준을 관대하게 지닐 수 있도록 사회를 체험하도록 해야 한다.
시대마다 사회마다 매스미디어는 변해간다. 과거의‘봉화’에서‘신문’으로‘책’에서 ‘인터넷’으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의사소통도구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지니고 독서를 이해해야 한다. 종이책으로 되어 진 것만을 독서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편협한 사고는 시대에 뒤처지는 아이로 만들 수 있다.
초등시절, 진정한 독서를 통해 자아인식을
초등학교 때는 체험독서를 통해 아이가 세상에서 살아갈 역할을 결정하고 그 사회적 역할을 얻기 위해 아이가 노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정해야 한다. 동네아이들과 학교친구들과 어떤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놀다 보면 자신의 역할이 정해진다. 아이들은 냉정하고 잔인하게 다른 아이의 특성에 따라 대우한다. 몸이 약한 아이는 매를 맞고, 분위기 파악이 느린 아이는 무시당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는 이용당하고, 무언가 잘하는 것이 있는 아이는 순식간에 영웅이 되고, 잘하는 것이 없는 아이는 포기부터 배운다. 이런 간접체험은 아이가 자라 무엇을 하기 위해 보완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몸이 약한 아이는 보약과 운동이 필요하고, 분위기 파악 못하는 아이는 텔레비전 연속극이나 영화시청이 필요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는 부모와 질적으로 깊은 관계형성이 필요하고, 잘하는 것이 없는 아이는 자존감이 필요하다. 내 아이에게 필요한 독서가 만원을 주고 산 책 한권이 아니라 내 아이 피 속에 흐르고 있는‘내가 어떤 사람이다’라는 인식이다. 조선시대 명문가에서 자손의 교육이 사서삼경을 먼저 암기시키는데 있지 않았던 것도 주목해야할 것이다. 공자도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 시간이 남으면 글을 배우라는 말을 했듯이.
중등시절, 효율적인 독서로 세상인식을
중학교 때는 간접체험이 시작되어 체험의 양이 많아지기 시작해야 할 시기이다. 특정분야를 결정짓지 않고 다방면의 내용을 다양한 매개체를 통하여 익혀가야 한다. 서적을 읽어나가고, 영화를 보고, 광고를 보고, 연애프로그램을 보고, 인터넷을 하고, 만화를 보고, 신문을 보고, 잡지를 보고. 이와 같은 모든 간접체험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존재를 보는 것이다. 많이 볼수록 그중에 내가 원하는 세상의 존재방식을 선택하기가 수월해진다. 많은 직업을 보고나서 내가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때, 만화로 인식한 세계와 두꺼운 책으로 인식한 세계의 우열을 가릴 수 는 없다. 아니 오히려 영상을 통해 세계를 인식한 아이가 3D 영화 아바타와 같은 창작물을 만들어 사회의 리더로 성장할 수도 있다.
고등시절, 목적 있는 독서로 전환하여 세상에서 자신의 역할을 결정
고등학교 때는 하고 싶은 전공의 분야가 보다 구체적으로 모습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해야한다. 공자의‘志學’이 15세였다는 말은 동서고금 이치를 말해준다. 고등학교 입학하여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독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심리학자가 되고자하는 아이는 심리학책을, 경영자가 되고자하는 아이는 경영과 경제에 관한 서적을, 의사가 되고자하는 아이는 생물학이나 유전공학에 대한 책을 읽어나가면서 독서의 폭은 좁고 깊어져야 한다. 이때 전공분야를 단순히 전망 있을 것 같아 선택하거나 부모의 권유 때문에 선택한다면, 대학에서 전공을 한들 그 전공이 직업과 관련이 없게 되고, 그 방향으로 직업을 가진들 삶의 보람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깨어있는 절반의 시간을 하기 싫은 일을 하며 평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결론
초등시절의 자신에 대한 이해와 중등시절의 세상에 대한 이해를 통해 고등시절 세상 속 나의 모습을 결정하고 대학을 진한한 뒤, 사회 속에서 자신의 직업을 경험해보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아이로 키워야 할 것이다. 우리가 아이를 독서시키는 진정한 이유는 이것일 것이다. 또한 이런 아이를 골라낼 수 있는 안목 있는 입학사정관이 내 아이의 진면목을 알아보리라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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