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차 동시분양에서는 평당 1700만~2700만원이나 되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가 등장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하는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의 97평형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29억5000만원. 최저가인 69평형도 12억이나 한다.
주택경기 침체와 관계없이 아파트분양가는 상승행진을 하거나 최소한 떨어지지는 않는 안전판이 작용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지만 분양가는 떨어지지않는다.
아파트분양가는 부지값, 건축비 등을 산정해 산출하지만 외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외적 요인들이 시장경제원리의 지배에서 벗어난 분양가의 존재 근거를 설명해준다.
한 주택건설업체 임원은 아파트사업의 수익성에 대해 "전체 물량을 분양하면 약 30%정도의 이익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같은 계산법에 따라 지금도 최소한 50% 이상만 분양하면 본전치기를 할수있다고 한다. 다른 산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이익률이다. 지금은 고전중이지만 한때 주택건설업체들이 떼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거짓말이 아니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재의 분양가는 잘나가던 시절에 형성된 기준선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대규모 미분양사태에도 특별할인판매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분양가를 내린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 도약의 계기된 분양가 자율화 = 현재의 아파트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데는 분양가 자율화r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98년 아파트 분양가자율화가 시행되면서 평균적으로 15~20%가량 상승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최고 5천만원까지 분양가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고 수도권지역도 많게는 2000-3000만원 정도까지 분양가가 상승하였다. 이후 아파트 건설업체는 인기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가를 계속 높게 책정해왔다.
현재 일부 인기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 미분양 사태가 일고 있다. 당연히 아파트 건설업체에서는 분양가 할인 또는 이벤트성 분양으로 미분양분을 판촉하고 있다. 분양가를 전체적으로 낮춰야하지만 그보다는 미분양분을 헐값에 분양하는게 낫다는 계산법이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 난개발 방지^용적률 제한 분양가 상승 = 최근 수도권 난개발 방지정책과 서울 시가지 용적률 제한 등은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하나의 요인이다. 인기지역에서의 아파트 신축이 어려워지고지고있기 때문이다. 준농림지 규제 강화 역시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건설이 줄어들고 재개발·재건축이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조합분은 애초에 정해진 분양가로 조합원에게 분양하지만 일반분양분에 대해서는 따로 분양가를 책정하여 분양하게 된다.
대부분의 건설업체는 조합분에서 얻지못한 이익을 일반분양분에서 뽑기위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 일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분양가의 경우 조합분보다 일반분양분이 많게는 4천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개발이익률을 높이려는 조합원들의 의도도 작용해 분양가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 건설업체간 눈치작전 = 아파트 건설업체들간 눈치작전도 빼놓을 수 없다.
지역적 특성이나 아파트 건설자재 등에는 관심 없고 주변 아파트 분양가와 비교하여 주변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낮은 것처럼만 보이게 하는 것이다. 상대평가에선 낮지만 절대평가에선 낮지않은 조삼모사(朝三暮四)식 술수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예비분양신청자들에게 최고 분양가로 아파트 분양을 한 인근 단지와 비교하여 그보다는 낮게 책정되었다는 식으로 현혹시키는 것이다.
분양가 상승에는 건설회사의 이익만이 고려되는 것은 아니다. 분양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급자재를 이용한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실내 인테리어를 고급스런 자재로 마감하고, 각종 편의물제공도 공짜가 아니다. 인터넷전용선, 홈오토메이션, 중앙정수시스템, 위성방송 수신기, 셋톱박스 등의 부대시설을 제공하는 아파트가 많다. 이러한 생활편의시설 및 부대시설 제공은 물론 분양가에 포함된다. 생활편의시설을 옵션이나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 분양가 현실화 필요하다 = 인기 있는 지역이나 고급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높게 책정돼도 할 말이 없다.
인기 있는 지역은 그곳 입주를 원하는 수요자도 많고 실입주자도 많아 별걱정 없이 건설회사에서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전략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발맞춰 일반지역에서도 인기 있는 지역과 동등하게 아파트 분양가를 책정한다면 소비자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원가 공개 등 분양가 산정을 투명하게해야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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