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 하셨어요?

과도한 교육비, 부모의 노후가 불안해

가정경제에 맞는 자녀 교육계획 세워 노후준비와 병행해야

지역내일 2010-04-20 (수정 2010-04-20 오후 4:42:30)

2009년 강남구 사회조사에 따르면 강남구민 한 가구의 월평균 총수입은 평균 480만2천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초중고 자녀가 있는 강남구 학부모가 자녀 1인을 기준으로 한 달에 쓰는 총 교육비는 평균 86만9천원이다. 초 중 고 별로는 고등학생 1인이 평균 109만1천원, 중학생1인이 평균 85만3천원, 초등학생 1인이 평균 66만 8천원인 것으로 나타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1인당 총 교육비 지출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강남구민 한 가정에서 한 자녀가 있을 경우에 총 수입 중에 교육비로 18.1%를 사용하며, 고등학생 1명과 중학생 1명이 있는 가정이라면  40.5%, 중학생 1명과 초등학생 1명을 둔 가정은 31.7%를 지출한다고 볼 수 있다. 가정에 따라 한 자녀부터 둘, 세 명의 자녀도 있고 또 교육 연한을 초 중 고등학교만 따져도 최소 12년인 것을 생각하면 자녀 교육비는 부모가 감당하기에 엄청난 비용이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08~2009년 사회조사를 통해 본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 출생자)의 특징’ 자료를 보면, 이들의 99.1%는 부모가 자녀의 대학교육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대답해 전체 평균(98.6%)보다 높았다. ‘자녀교육비가 소득에 비해 부담이 된다’고 대답한 비율(83.1%)도 서른 살 이상 가구주 평균(79.8%)보다 높았다. 

대부분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를 대학까지 교육시키는 것을 당연히 여기지만 부모는 부담을 느낀다. ‘노후준비의 최대적은 자녀 교육비’란 말이 있다. 그렇지만 노후준비가 없는 부모는 자녀에게 짐이 된다는 것도 간과할 일이 아니다. 







 




가정 경제에 맞는 교육계획 세워야
2008~2009년 통계청 사회조사의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에 따르면 베이비부머들은 전체 인구의 14.6%(약 719만명)를 차지하고 있고 올해부터 퇴직기가 시작된다. 그들은 본인이 원하는 만큼 학교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자녀 교육만큼은 자신이 책임지고 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강남지역에도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않은 가정이 많다. 전체 자산 중 유동자산보다는 집의 자산가치가 높아 가장이 당장 퇴직하면 유동자산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 자녀를 교육시키는데 전체 생활비가 모자란 가정도 많다.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는 “자녀 교육도 중요하지만 가정 경제에 맞는 교육계획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남지역은 부모나 학생이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쉽게 재수를 결정하기 때문에 ‘강남은 고등학교 4년’이란 말이 있다. 2009년 재수생 비율이 서울시에서 강남구(41.3%) 서초구(41.2%)가 각각 1,2위로 서울시 전체 평균인 31.4%보다 높을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조 대표는 “강남지역 부모가 자녀의 장래를 위해 교육비를 많이 쓰기도 하지만 대입 재수와 같이 사실상 부모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학비를 더 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비 투자 시기 대학 이후로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이 태어났을 때부터 대학에 보낼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막상 대학에 진학하면 등록금 이외에 학비 명목으로 써야할 비용이 만만치 않아 부모가 적잖이 당황한다. 또한 최근에 취업이 어려워 대학원 진학률이 높아지고 의학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등 전문대학원이 생겨 교육연한이 전보다 길어졌다. 조 대표는 “현재 중고생 자녀를 둔 부모세대에는 대학진학률이 20~30%에 불과할 때였지만 지금 세대는 82~84%가 대학에 진학한다”면서 “자녀 교육비 투자시기를 중, 고등학교 시기에 집중하기보다 대학을 염두에 두고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자녀를 해외 유학을 보내고 싶지만 자녀의 유학이 가정 경제에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기유학보다는 자녀의 적성에 맞는 학부유학을 계획해야한다”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자녀 적성에 따라 교사 공무원 법조인 의사 등 국내에서 자격을 딸 수 있는 직업이라면 국내에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유학이 필요한 분야를 공부한다면 그 분야가 발달한 국가에서 대학부터 공부한다는 전략을 세워 유학 시기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해야 한다.  




노후준비는 필수, 자녀교육과 병행해야
사실 부모가 자녀교육을 지원하기도 벅찰 때는 노후준비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미래에셋퇴직연금 연구소 손성동 실장은 “생활비를 면밀히 분석해보고 자녀교육비, 주택 관련비, 노후준비 등 목적자금별로 항목을 정하고 예산을 분배해서 배정해야한다”면서 “배정된 예산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전용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생활해야한다”고 전했다. 또한, 노후준비는 자녀교육 시기와 병행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그리고, “노후준비의 핵심은 연금”이라는 손 실장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두 연금 모두 가입자가 자신의 손에 들어온 생활비에서 직접 내는 것이 아니라 임금이나 퇴직금을 재원으로 하기 때문에 차곡차곡 쌓아 놓기만 하면 노후 준비의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여기에 개인연금이나 개인저축을 추가로 준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지만 생활비에서 덜어내 저축해야하는 부분이므로 결코 쉬운 일도 아니고 교육비와 갈등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녀교육비 때문에 충분한 노후준비가 어렵다면 “주택연금을 적극 활용하라”고 손 실장은 권한다. 자신이 소유한 주택에서 매월 일정한 금액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은 부부가 모두 60세 이상 되면 신청할 수 있다. 노후에 자녀에게 집을 상속하지 않겠다는 결심만 있다면 가능한 노후준비의 한 방법이다. 
이희수 리포터naheeso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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