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거리장단에 향수병 잊어요”

대구 남구, 결혼이민자여성 풍물단 운영

지역내일 2010-04-06
‘덩기덕 덩 더러러러~ 쿵기덕 쿵 더러러러~’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남구 대명2동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5층 강당은 흥겨운 풍물소리로 가득하다. 50여평의 강당에서 20여명의 결혼이민자여성들은 북과 장구, 징과 꽹과리를 들고 전통농악인 풍물을 배우며 향수병을 달래고 있다.
대구 남구청은 매주 한번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결혼이민자여성을 위한 풍물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풍물단은 지난 2월 여성가족부 위탁 전국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사랑과행복나눔재단 협력사업)의 다문화가족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결성됐다. 전국 45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중 풍물 프로그램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올해 500만원의 예산도 지원받았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태화 센터장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만난 결혼이민자여성들이 자연스럽고 즐겁게 우리 문화를 익힐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풍물단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첫 수업에 참가한 브라다(25· 러시아)씨는 “2년 전 한국에 와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서툴러 어려움이 많았는데 마침 한국 고유 악기를 배울 수 있다기에 신청했다”며 “시베리아 지방이 고향인데 결혼하기 전 7년 동안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어 한국에 와서도 음악과 관련된 취미생활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중국 지린성에서 시집와 5살짜리 아들을 둔 징리지엔(30·중국)씨는 “결혼하기 전 미용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어 결혼 후 집에만 있는 게 답답했는데 이렇게 나와 마음껏 북을 두드리니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문화공동체 BOK’가 이들의 풍물교육을 맡아 지도하며, 연말에는 연주회도 계획하고 있다.
남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지난 2006년 대구시 8개 구·군 중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었으며 매년 800여 명의 다문화가족이 이용하고 있다.
센터는 한국어교육과 임신·출산관련 서비스를 지원하는 다문화가정 방문교육사업을 비롯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풍물단 사업과 치과진료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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