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역 과학중점학교 탐방 - 서울고등학교
명문 일반계고의 전통과 과학고의 장점을 동시에
수학 과학 심화학습에 다양한 비교과활동까지
수학 과학 과목에 흥미와 재능이 있는 학생들 중에는 보다 심화된 수학 과학 수업을 받기 위해 과학고나 영재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학고 입시가 자기주도학습전형과 과학창의성전형으로 이원화되고, 올림피아드 등 외부 경시대회 성적이 반영되지 않아 이전과는 달리 누구도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수학 과학 심화수업을 받을 수 있는 과학중점학교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지역에서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된 서울고등학교(이하 서울고)를 찾아 운영 현황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공계 및 인문사회계 우수 인력 양성
올해부터 서울지역 10개 학교(서울고, 반포고, 대진고, 마포고, 미양고, 여의도고, 신도림고, 잠신고, 창동고, 휘경여고)를 비롯해 모두 53개 고교가 과학중점학교로 운영된다. 정부는 앞으로 2012년까지 100개 학교 지정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과학중점학교는 일반계 고교의 기존 교육과정에 수학 과학을 강화해 인문 소양과 심도 깊은 과학지식을 겸비한 우수 이공계 인력 및 풍부한 과학 소양을 가진 인문사회계 인력을 동시에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 신입생은 후기 일반계고 배정방식(고교선택제)에 따라 일반과정으로 공통 모집했으며 2학년 때부터 과학중점과정과 일반과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2011학년도부터는 과학중점과정 이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배정(1단계 거주지학교군 50%, 2단계 전 지역 50%)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과학중점과정을 이수하고자 하는 학생과 현 일반계 고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반과정을 이수할 학생들을 같이 모집할 수 있다.
과학중점학교가 되면 자율학교로 지정돼 교사의 50%를 초빙할 수 있으며, 서울고의 경우 수학 과학 우수교사 9명을 초빙했다.
과학중점학교 운영으로 제2의 도약을!
전통 있는 명문고인 서울고는 과학중점학교 운영을 제2의 도약의 기회로 삼을 정도로 준비에 주력해왔다. 서울고는 일반계 고교로는 드물게 교사가 상주하는 4개의 과학실험실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과학고 못지않은 최신시설로 교체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중점학교 운영을 위해 준비해온 수학 과학 교사들은 정규수업은 물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서도 학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교육이 필요 없을 정도”라는 평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답게 서울고에는 38개 정도의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어 과학중점과정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학관련 동아리로는 물리반, 발명영재반, 화학반, 환경생물반 등이 있으며 클럽활동으로 과학토론논술반, 과학탐사반, 과학영어반 등이 있다. 과학적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활동의 장이 충분히 열려있는 것이다. 특히 동아리 축제 때마다 우수한 성적을 내는 화학반은 올해 1학년 신입생 선발에서도 8명 모집에 40여명이 몰려, 선배들이 테스트와 면접을 거쳐 뽑았을 정도로 인기 동아리이다.
서울고 장천 교장은 “전임 이경복 교장선생님이 기틀을 마련한 것을 바탕으로 공립 일반계 고교가 과학중점학교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면서 “폭넓은 교우관계 형성이나 다양한 동아리 활동 등 기존의 장점을 살리면서 과학고의 장점을 들여와 여타 일반계 고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학교의 수준을 높일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스펙 쌓기에도 유리
서울고는 과학중점과정 4학급을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의 이과나 문과 등 일반과정도 각각의 특성을 살려 동시에 진행한다. 인문사회계뿐만 아니라 이공계 인재 양성에도 주력하겠다는 취지이다. 과학중점학교는 1학년 공통과정에서 수학 과학 교육이 강화돼 인문사회계로 진학할 학생들도 수학 과학의 기초를 쌓았다는 것이 대입에서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신입생은 수학심화 2단위, 과학심화 4단위, 과학교양 2단위를 추가로 이수하게 되며 연간 60시간 이상의 과학체험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서울고는 탐구발표대회, 자연탐사, 명사 초청강연, 지질 생태 별자리탐사, 견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각 학생들의 활동내역을 충실히 관리해 대학진학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과학중점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쌓아가는 스펙 자체가 입학사정관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심화수업은 2학년 때부터 진행되며 3개 학년 간 수학 과학 이수비율은 전체 이수단위 대비 46.8% 정도이다.
서울고가 과학중점학교 운영을 위해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총동문회의 관심과 지원의 힘이 컸다. 4만3천여 동문선배들의 힘이 서울고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인 셈이다. 총동창회에서 지원하는 장학금만 연 1억5천여만원 정도이며 기타 장학금까지 합하면 2억 원 이상이다. 서울고 진학에 관심이 있는 인근지역 학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바로 총동창회의 지원으로 곧 운행하게 될 스쿨버스이다. 과학중점학교 운영과 더불어 학생들이 더욱 공부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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