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 사장의 불법대출 사건으로 벤처기업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려지
고 있다. 올해 초부터 벤처 거품론과 함께 불거진 도덕적 해이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적나라한 모습으로 드러나
고 있어 코스닥 주가와 장외시장 주가에 결정적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공염불이 된 옥석 가리기=올해 초 벤처기업 거품론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주가가 휘청거리기 시작했을 때만해
도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던 벤처기업의 도덕적 해이는 ‘증자에만 신경 쓰는 경영 행태’에 대한 질책 수준에 머
물렀다. 실적도 없이 거창한 사업계획과 성장성을 내세워 투자자들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긁어모으는 사례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수백억원대의 증자대금을 쌓아놓은 벤처기업들은 수익창출과 실적개선보다는 코스닥
등록과 증자로 몸집 불리기에 바빴고 그 뒤안에서는 적자가 쌓여만 갔다.
따라서 당시의 ‘옥석 가리기’ 논쟁은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는 기업인가 아닌가를 가리는 경영실적의 차원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6월에 터진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은 코스닥시장의 분위기를 또다시 바꿔 놓았다. 펀드매니저 등
증시전문가와 대주주와 결탁,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해 막대한 차익을 가로챈 사건의 전모가 발표되면서 ‘코
스닥은 사기판’이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안그래도 시장 일각에선 대주주가 중심이 된 주가조작 의혹이 꼬리를 물던 터였다. 현대문제로 타격을 입던 코스
닥 주가는 이 사건으로 벤처기업의 도덕성 문제가 좀더 구체적으로 거론되면서 더욱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세종
하이테크 사건이 터지자 외국인은 관망세로 돌아섰고 기관들의 코스닥 탈출러시가 이어졌다. 3월 10일 283.44
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닥 지수는 4월에 200선이 무너진 후 추락을 거듭, 120선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한국적 부패의 모든 요소 담아낸 사건=그러나 이번 동방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은 과거의 사건과는 질적
으로 다른 근본적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불법대출 등 재벌의 행태와 다를 바 없는
벤처기업가의 경영행태, 뒷거래로 얽힌 사채업자와의 갈등, 금감원 국장급 공무원에 상납 의혹 등 ‘한국적 부
패’의 모든 요소가 벤처기업에도 숨어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간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던 벤처기업 경영자와 대주주들의 부도덕한 행위가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
이 높다. 이미 시장 일각에서는 ‘도덕적 해이가 디지털라인 한 곳 뿐이겠는가’란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우
려가 현실로 전환되면 체감불신은 극대화 될 수밖에 없고 대세 하락장으로 인식되는 지수 80대의 코스닥시장이
장기침체로 빠져들 개연성도 있다.
◇다양한 방법 동원되는 도덕적 일탈=이번 사건의 유형 외에도 사실 벤처기업의 도덕적 해이는 생각보다 광범위
하다. 문어발식 사업확장은 상당수준 보편화돼 증시 관계자들이 문제로 지적하는 단골사례다. 재벌그룹이 편법
상속의 수단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하거나 M&A에 나서는 일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정책자금을 탈세, 부동산 구입, 유가증권 투자 등에 유용 하는가 하면 자금조달을 위해 유
가증권 신고서도 작성하지 않고 불법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사례도 있다.
자금유용 수법도 다양해서 허위 세금계산서 작성과 재테크 및 회사채무 상환으로의 전용은 물론, 대학 총장 등
유명인사의 직인을 위조해 자금 지원을 받은 뒤 고의 부도를 내고 가족과 함께 해외로 도피한 경우도 있었다. 지
난 4월 국세청은 정부 지원자금 유용혐의가 있는 18개 벤처기업을 조사, 14개 업체에 대해 법인세 등 57억원의
탈루세금을 추징했다. 이들 기업 중에는 코스닥에 등록된 업체도 3곳이 있었다.
주가를 끌어올려 치고 빠지는 투기적 목적을 위해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경우도 있다. 인수합병 관련주로 관심을
불러모으며 주가를 올린 뒤, 인수합병이 마무리된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한다. 그리고는 자기들
끼리 계속 상한가로 사자 주문을 낸 후 소액투자자가 투자할 시점에 주식을 팔아 치우고 일반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떠안고 만다. 이 때 일부 창투사 직원들은 투자에 대한 대가로 주식 리베이트를 요구하는가 하면 증자 때
벤처기업측과 서로 짜고 배수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도 동원된다.
고 있다. 올해 초부터 벤처 거품론과 함께 불거진 도덕적 해이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적나라한 모습으로 드러나
고 있어 코스닥 주가와 장외시장 주가에 결정적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공염불이 된 옥석 가리기=올해 초 벤처기업 거품론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주가가 휘청거리기 시작했을 때만해
도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던 벤처기업의 도덕적 해이는 ‘증자에만 신경 쓰는 경영 행태’에 대한 질책 수준에 머
물렀다. 실적도 없이 거창한 사업계획과 성장성을 내세워 투자자들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긁어모으는 사례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수백억원대의 증자대금을 쌓아놓은 벤처기업들은 수익창출과 실적개선보다는 코스닥
등록과 증자로 몸집 불리기에 바빴고 그 뒤안에서는 적자가 쌓여만 갔다.
따라서 당시의 ‘옥석 가리기’ 논쟁은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는 기업인가 아닌가를 가리는 경영실적의 차원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6월에 터진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은 코스닥시장의 분위기를 또다시 바꿔 놓았다. 펀드매니저 등
증시전문가와 대주주와 결탁,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해 막대한 차익을 가로챈 사건의 전모가 발표되면서 ‘코
스닥은 사기판’이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안그래도 시장 일각에선 대주주가 중심이 된 주가조작 의혹이 꼬리를 물던 터였다. 현대문제로 타격을 입던 코스
닥 주가는 이 사건으로 벤처기업의 도덕성 문제가 좀더 구체적으로 거론되면서 더욱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세종
하이테크 사건이 터지자 외국인은 관망세로 돌아섰고 기관들의 코스닥 탈출러시가 이어졌다. 3월 10일 283.44
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닥 지수는 4월에 200선이 무너진 후 추락을 거듭, 120선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한국적 부패의 모든 요소 담아낸 사건=그러나 이번 동방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은 과거의 사건과는 질적
으로 다른 근본적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불법대출 등 재벌의 행태와 다를 바 없는
벤처기업가의 경영행태, 뒷거래로 얽힌 사채업자와의 갈등, 금감원 국장급 공무원에 상납 의혹 등 ‘한국적 부
패’의 모든 요소가 벤처기업에도 숨어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간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던 벤처기업 경영자와 대주주들의 부도덕한 행위가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
이 높다. 이미 시장 일각에서는 ‘도덕적 해이가 디지털라인 한 곳 뿐이겠는가’란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우
려가 현실로 전환되면 체감불신은 극대화 될 수밖에 없고 대세 하락장으로 인식되는 지수 80대의 코스닥시장이
장기침체로 빠져들 개연성도 있다.
◇다양한 방법 동원되는 도덕적 일탈=이번 사건의 유형 외에도 사실 벤처기업의 도덕적 해이는 생각보다 광범위
하다. 문어발식 사업확장은 상당수준 보편화돼 증시 관계자들이 문제로 지적하는 단골사례다. 재벌그룹이 편법
상속의 수단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하거나 M&A에 나서는 일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정책자금을 탈세, 부동산 구입, 유가증권 투자 등에 유용 하는가 하면 자금조달을 위해 유
가증권 신고서도 작성하지 않고 불법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사례도 있다.
자금유용 수법도 다양해서 허위 세금계산서 작성과 재테크 및 회사채무 상환으로의 전용은 물론, 대학 총장 등
유명인사의 직인을 위조해 자금 지원을 받은 뒤 고의 부도를 내고 가족과 함께 해외로 도피한 경우도 있었다. 지
난 4월 국세청은 정부 지원자금 유용혐의가 있는 18개 벤처기업을 조사, 14개 업체에 대해 법인세 등 57억원의
탈루세금을 추징했다. 이들 기업 중에는 코스닥에 등록된 업체도 3곳이 있었다.
주가를 끌어올려 치고 빠지는 투기적 목적을 위해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경우도 있다. 인수합병 관련주로 관심을
불러모으며 주가를 올린 뒤, 인수합병이 마무리된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한다. 그리고는 자기들
끼리 계속 상한가로 사자 주문을 낸 후 소액투자자가 투자할 시점에 주식을 팔아 치우고 일반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떠안고 만다. 이 때 일부 창투사 직원들은 투자에 대한 대가로 주식 리베이트를 요구하는가 하면 증자 때
벤처기업측과 서로 짜고 배수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도 동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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