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부부, 한국생활 만족도 높은 편"

지역내일 2010-03-18
전수조사 결과..경제상황.자녀교육에 부담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다문화가족 부부는 경제상황이나 자녀교육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예상과는 달리 삶이나 가족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우리나라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가족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이민학회에 의뢰해 지난해 7월부터10월까지 전국의 결혼이민자 13만1천명을 대상으로 다문화가족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이번 조사는 정부 차원에서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첫 전수조사이다.이들 결혼이민자는 조선족 30.4%, 중국 한족 27.3%, 베트남 19.5%, 필리핀 6.6%, 일본 4.1% 등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여성 100명당 남성 9.6명으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이중 2005년 이후 입국자가 54%로 최근들어 결혼이민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이들 결혼이민자의 삶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여성 결혼이민자의 57.0%, 남성 결혼이민자의 53.8%가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국생활에 대한 불만은 여성은 6.7%, 남성은 8.3%에 불과했다.가족관계에 있어서도 배우자에 대해서는 74.8%가, 자녀에 대해선 88.1%가, 배우자의 부모관계에 대해선 64.8%가 만족을 표했다.우리나라 국민이 배우자와 관계에서 평균 65.7%, 자녀와의 관계에서 72.7%, 배우자의 부모와 관계에서 52.4%의 만족도를 보이는 것보다는 높게 나타난 것이다.여성 결혼이민자와 한국인 남편과의 연령 차이가 평균 10세에 이르고 부부간 학력차이가 큰 것을 감안하면 결혼 당시 기대수준에 따른 주관적 판단이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권용현 복지부 가족정책관은 "2005년 이후 입국자가 54.1%로 결혼이민자 상당수가 지금도 출신국의 삶과 문화에 익숙한 상황이어서 이런 문화적 기준이 만족도 판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환경에 대해서도 양호, 또는 매우 양호하다는 응답이 39.1%, 보통이라는 답변이 42.6%로 긍정적인 편이었다.이에 따라 모국의 가족에게 한국인과 결혼을 권장하겠다고 답한 여성 결혼이민자는 46.2%(반대 15.3%)에 이르렀고 남성 결혼이민자의 결혼권장률도 54.5%(반대 8.8%)에 달했다.그러나 이들 다문화가족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38.4%가 100만∼200만원으로 가장많았고 100만원 미만도 21.3%를 차지해 전반적으로 가구소득이 낮은 편이었다.이들 결혼이민자는 한국 생활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은 경험이적지 않았다.여성결혼이민자의 34.8%, 남성결혼이민자의 52.8%가 차별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2006년 조사 당시 전체 결혼이민자의 30%가 차별경험이 있었던 것보다 높아진 수치다.또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결혼이민자의 73.5%가 자녀교육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학원비 마련이 27.4%로 가장 어려운 대목이었고 예습·복습 지도(23.2%), 숙제 지도(19.8%)에서도 부담을 느꼈다.결혼이민자들은 한국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 여성은 언어문제(22.5%), 경제문제(21.1%), 자녀문제(14.2%) 순으로 들었고 남성은 경제문제(29.5%), 언어문제(13.6%) 등을 꼽았다.
이런 어려움 탓인지 이들 다문화가족 부부의 자녀 수는 평균 0.9명이었고 추가로 0.5명의 자녀를 갖겠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자녀수보다 오히려 적다.한편 취학자녀가 있는 여성결혼이민자의 62.6%가 학부모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답하는 등 과거에 비해 한국인과의 교류가 상당히 증가하는 추세도 눈에 띄었다.필리핀, 일본, 베트남 출신 여성의 교류율이 높았으나 중국 조선족과 한족은 이번 조사에서도 여러가지 모임에서 낮은 참여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연구 및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joo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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