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아름다운 마을만들기’ 사업 추진 … 지방자치 발전 이끌어
제2회 다산목민대상을 수상할 지방자치단체 3곳이 선정됐다. 대상을 차지한 광주 북구는 전국 최초로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하는 등 주민참여행정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최근에는 주민참여행정을 업그레드한 주민주도행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본상을 차지한 울산 북구는 노동자의 도시답게 상생의 신노사문화운동을 만들고 있는 곳이며, 전북 고창군은 공직자들의 청렴도를 근간으로 복분자산업 등 특화된 지역발전 전략을 세우는데 성공한 지역이다. ‘2009다산목민대상 심사위원회’는 심사과정에서 이 같은 점을 높이 평가해 이들 3곳을 수상단체로 선정했다.
16일 오후 3시 광주광역시 북구 문화동(법정동 각화동) 무등파크 아파트 담장 앞. 학원을 마친 초등학생 서너 명이 아파트 담장에 전시된 시·화판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이곳에서 만난 임형후(13·각화초6)군은 “짜증이 날 때 시·화판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고 동네의 자랑거리를 설명했다. 광주 외곽에 있는 문화동의 후미진 담장이 시화 전시장으로 바꾼 것은 지난 2002년. 문화동이 북구의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시화마을을 추진하면서 부터다.
2004년에는 ‘시화가 있는 마을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초·중등 백일장 대회를 열었다. 여기서 작품 60여점을 뽑아서 통학로 주변 담장에 시·화판을 전시했다. 주민들의 호응을 커지자 문인, 화가 20여명이 나서 작은 조각전을 열어 ‘시화마을 만들기’에 힘을 보탰다. 북구청은 올해 문화동 1만6854㎡를 문화시설지구로 지정, 시화전시관과 음악분수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민 참여로 시작된 ‘시화마을 만들기’가 도시계획을 바꿀 정도로 성공한 것이다.
◆10년을 추진한 마을 만들기 = 광주시 북구청이 전국 최초로 시작한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마을 만들기)’이 주민자치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업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지금까지 254개 기관 및 단체 5508명이 벤치마킹을 했다.
지난 2008년에는 행정안전부가 후원하는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주민자치의 성공 모델인 마을 만들기 사업은 지난 2000년부터 추진됐다. 이 사업은 크게 꽃길과 공원 등을 조성하는 ‘마을 삶터 가꾸기’와 ‘마을 인재 육성’, ‘지역 공동체 형성’ 등 3대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지난 2004년에는 조례를 제정해 마을 만들기를 지원했다. 또 대학 교수와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마을 만들기 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사업이 추진되자 주민 참여가 늘어났고 후미진 마을 곳곳이 차츰 쉼터로 변했다.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실험이 시도됐다. 젊은층이 많이 사는 운암3동은 ‘책 읽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 ‘작가와의 만남’과 ‘독서 기행’ 등을 열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주민자치센터에 작은 도서관까지 만들었다. 도서 6000여권을 갖춘 작은 도서관에는 하루 평균 40~5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조윤숙 자원봉사자는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많은 편이다”면서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주민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주민 참여 계속 늘어 = 마을 만들기 사업이 정착 단계에 이르면서 주민 참여도 늘었다. 주민들은 주민자치센터에 참여, 사업 내용을 제안하고 진행 상황을 꼼꼼히 점검한다. 이재길 문화동 시화마을 추진위원은 “마을이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주민 참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구청은 주민참여를 늘리기 위해 ‘찾아가는 자치강좌’를 열어 마을 만들기 의미와 추진 현황 등을 자세히 알리고 있다. 179회나 열린 자치강좌에는 주민 1만2653명이 참여했다.
핵심 인력을 육성하는 주민자치학교도 해마다 열린다. 지난해까지 8회가 열린 주민자치학교에 3200여명이 참여했고 이들은 마을 만들기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을 일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영비를 보태는 주민들이 늘었다. 북구는 지난해까지 마을 만들기 사업에 38억3517만원을 투입했다. 이중 9%에 해당하는 3억4965만원을 주민들이 부담했다. 이명규 광주대 교수는 “주민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마을 만들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주민 분담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이 벤치마킹 = 북구청이 시작한 마을 만들기 사업은 전국의 주민자치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올해까지 254개 기관 및 단체들이 추진과정과 주민 참여방안을 배우려고 북구를 찾았다. 벤치마킹을 다녀 온 김영택 포천시 시정담당은 “당시 북구를 방문했을 때 마을 만들기 사업이 활성화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를 포천에 접목시켜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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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다산목민대상을 수상할 지방자치단체 3곳이 선정됐다. 대상을 차지한 광주 북구는 전국 최초로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하는 등 주민참여행정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최근에는 주민참여행정을 업그레드한 주민주도행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본상을 차지한 울산 북구는 노동자의 도시답게 상생의 신노사문화운동을 만들고 있는 곳이며, 전북 고창군은 공직자들의 청렴도를 근간으로 복분자산업 등 특화된 지역발전 전략을 세우는데 성공한 지역이다. ‘2009다산목민대상 심사위원회’는 심사과정에서 이 같은 점을 높이 평가해 이들 3곳을 수상단체로 선정했다.
16일 오후 3시 광주광역시 북구 문화동(법정동 각화동) 무등파크 아파트 담장 앞. 학원을 마친 초등학생 서너 명이 아파트 담장에 전시된 시·화판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이곳에서 만난 임형후(13·각화초6)군은 “짜증이 날 때 시·화판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고 동네의 자랑거리를 설명했다. 광주 외곽에 있는 문화동의 후미진 담장이 시화 전시장으로 바꾼 것은 지난 2002년. 문화동이 북구의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시화마을을 추진하면서 부터다.
2004년에는 ‘시화가 있는 마을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초·중등 백일장 대회를 열었다. 여기서 작품 60여점을 뽑아서 통학로 주변 담장에 시·화판을 전시했다. 주민들의 호응을 커지자 문인, 화가 20여명이 나서 작은 조각전을 열어 ‘시화마을 만들기’에 힘을 보탰다. 북구청은 올해 문화동 1만6854㎡를 문화시설지구로 지정, 시화전시관과 음악분수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민 참여로 시작된 ‘시화마을 만들기’가 도시계획을 바꿀 정도로 성공한 것이다.
◆10년을 추진한 마을 만들기 = 광주시 북구청이 전국 최초로 시작한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마을 만들기)’이 주민자치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업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지금까지 254개 기관 및 단체 5508명이 벤치마킹을 했다.
지난 2008년에는 행정안전부가 후원하는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주민자치의 성공 모델인 마을 만들기 사업은 지난 2000년부터 추진됐다. 이 사업은 크게 꽃길과 공원 등을 조성하는 ‘마을 삶터 가꾸기’와 ‘마을 인재 육성’, ‘지역 공동체 형성’ 등 3대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지난 2004년에는 조례를 제정해 마을 만들기를 지원했다. 또 대학 교수와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마을 만들기 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사업이 추진되자 주민 참여가 늘어났고 후미진 마을 곳곳이 차츰 쉼터로 변했다.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실험이 시도됐다. 젊은층이 많이 사는 운암3동은 ‘책 읽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 ‘작가와의 만남’과 ‘독서 기행’ 등을 열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주민자치센터에 작은 도서관까지 만들었다. 도서 6000여권을 갖춘 작은 도서관에는 하루 평균 40~5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조윤숙 자원봉사자는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많은 편이다”면서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주민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주민 참여 계속 늘어 = 마을 만들기 사업이 정착 단계에 이르면서 주민 참여도 늘었다. 주민들은 주민자치센터에 참여, 사업 내용을 제안하고 진행 상황을 꼼꼼히 점검한다. 이재길 문화동 시화마을 추진위원은 “마을이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주민 참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구청은 주민참여를 늘리기 위해 ‘찾아가는 자치강좌’를 열어 마을 만들기 의미와 추진 현황 등을 자세히 알리고 있다. 179회나 열린 자치강좌에는 주민 1만2653명이 참여했다.
핵심 인력을 육성하는 주민자치학교도 해마다 열린다. 지난해까지 8회가 열린 주민자치학교에 3200여명이 참여했고 이들은 마을 만들기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을 일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영비를 보태는 주민들이 늘었다. 북구는 지난해까지 마을 만들기 사업에 38억3517만원을 투입했다. 이중 9%에 해당하는 3억4965만원을 주민들이 부담했다. 이명규 광주대 교수는 “주민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마을 만들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주민 분담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이 벤치마킹 = 북구청이 시작한 마을 만들기 사업은 전국의 주민자치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올해까지 254개 기관 및 단체들이 추진과정과 주민 참여방안을 배우려고 북구를 찾았다. 벤치마킹을 다녀 온 김영택 포천시 시정담당은 “당시 북구를 방문했을 때 마을 만들기 사업이 활성화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를 포천에 접목시켜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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