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외국인범죄 ‘고심하는’ 경찰
인권 외교 등 대응매뉴얼 복잡 … 신고단계부터 통역 필요
체류인원 늘면서 외국인범죄 하루 100여건 발생
외국인 범죄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서며 국적도 다양해 진데다 외국인간 범죄가 늘고 있어 언어에서부터 인권, 외교문제까지 대응매뉴얼도 복잡해지고 있는 탓이다.
경찰은 통역채널 확보와 함께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범죄·피해 신고센터’를 대폭 늘리는 등 대책마련에서 나섰다.
또 외국인범죄자 체포와 구속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줄이기 위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국내 범죄자와 동일하게 미란다원칙을 고지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 범죄자가 자국 영사기관에 체포사실을 통보하고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지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체류외국인은 116만명을 넘어섰고 외국인 범죄는 4만건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루 평균 100여건의 외국인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강력범·사기범도 많아 = 법무부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만2821건이던 외국인 범죄는 2005년 1만3584건, 2006년 1만7379건, 2007년 2만3351건, 2008년 3만4108건으로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7월에도 2만2465건을 기록해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외국인범죄는 사상 최고치인 4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이럴 경우 외국인범죄는 5년새 3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국내체류 외국인은 2004년 67만8000명에서 2009년 116만8000여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08년 기준으로 교통사범이 7298건으로 가장 많았다. 강력범(5982건) 사기범(3390건)도 적지 않았고 외환사범(1557건) 절도범(761건) 등이 뒤를 이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2만435건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몽골인(2124건) 미국인(1831건), 베트남인(1653건), 일본인(402건)의 범죄도 적지 않았다.
비교적 중한 죄로 구치소나 교도소에 갇힌 외국인 수는 2001년 251명에 불과했으나 2002년 285명, 2003년 308명, 2004년 313명, 2005년 348명, 2006년 348명, 2007년 562명, 2008년 821명, 2009년 8월말 현재 1000명으로 수직 상승했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 646명, 대만인 120명, 몽골 31명, 미국 24명, 베트남 21명 등이다.
◆경찰에 따르면 외국인범죄 피해자의 상당수는 국내법 체계를 몰라 범죄에 이용당하거나 피해를 입는다. 조선족 근로자들이 취업알선 브로커 등을 통해 타인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취업하거나 무등록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위장 결혼하는 이주여성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말엔 불법체류하고 있는 태국인이 자국인을 상대로 칼로 위협하며 갈취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외국인간 범죄도 늘고 있는 추세다.
경찰은 이에 따라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경찰서와 지구대 파출소 등 347곳의 ‘외국인 범죄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해 외국인범죄 즉응태세를 갖추고 적극적으로 대처키로 했다. 또 외국인범죄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권 외교문제를 줄이기 위해 담당 경찰관에 대한 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경찰 인권위원회는 21일 회의를 열고 ‘외국인 피의자는 원칙적으로 내국인과 동일하게 처리하고 수사단계에선 통역서비스 제공 및 영사기관 통지해야 한다’는 외국인범죄 대응원칙을 엄수토록 지시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외국인 범죄에 대해 신고때부터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영어 일어 중국어뿐아니라 몽골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13개국 언어로 미란다원칙을 고지해야 한다.
아울러 외국인을 체포한 경우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따라 관계국 영사 내지 외국담당자에 체포 혹은 구속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피의자 신문단계에선 통역인을 통해 국어로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를 작성한다. 문화적 차이를 고려 외국인 범죄자는 가급적 유치장에 분리 입감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서울 용사 금천 남대문 영등포 구로 등 5개 경찰서 유치장엔 외국인방을 별도로 설치 운영하고 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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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외교 등 대응매뉴얼 복잡 … 신고단계부터 통역 필요
체류인원 늘면서 외국인범죄 하루 100여건 발생
외국인 범죄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서며 국적도 다양해 진데다 외국인간 범죄가 늘고 있어 언어에서부터 인권, 외교문제까지 대응매뉴얼도 복잡해지고 있는 탓이다.
경찰은 통역채널 확보와 함께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범죄·피해 신고센터’를 대폭 늘리는 등 대책마련에서 나섰다.
또 외국인범죄자 체포와 구속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줄이기 위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국내 범죄자와 동일하게 미란다원칙을 고지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 범죄자가 자국 영사기관에 체포사실을 통보하고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지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체류외국인은 116만명을 넘어섰고 외국인 범죄는 4만건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루 평균 100여건의 외국인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강력범·사기범도 많아 = 법무부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만2821건이던 외국인 범죄는 2005년 1만3584건, 2006년 1만7379건, 2007년 2만3351건, 2008년 3만4108건으로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7월에도 2만2465건을 기록해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외국인범죄는 사상 최고치인 4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이럴 경우 외국인범죄는 5년새 3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국내체류 외국인은 2004년 67만8000명에서 2009년 116만8000여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08년 기준으로 교통사범이 7298건으로 가장 많았다. 강력범(5982건) 사기범(3390건)도 적지 않았고 외환사범(1557건) 절도범(761건) 등이 뒤를 이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2만435건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몽골인(2124건) 미국인(1831건), 베트남인(1653건), 일본인(402건)의 범죄도 적지 않았다.
비교적 중한 죄로 구치소나 교도소에 갇힌 외국인 수는 2001년 251명에 불과했으나 2002년 285명, 2003년 308명, 2004년 313명, 2005년 348명, 2006년 348명, 2007년 562명, 2008년 821명, 2009년 8월말 현재 1000명으로 수직 상승했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 646명, 대만인 120명, 몽골 31명, 미국 24명, 베트남 21명 등이다.
◆경찰에 따르면 외국인범죄 피해자의 상당수는 국내법 체계를 몰라 범죄에 이용당하거나 피해를 입는다. 조선족 근로자들이 취업알선 브로커 등을 통해 타인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취업하거나 무등록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위장 결혼하는 이주여성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말엔 불법체류하고 있는 태국인이 자국인을 상대로 칼로 위협하며 갈취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외국인간 범죄도 늘고 있는 추세다.
경찰은 이에 따라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경찰서와 지구대 파출소 등 347곳의 ‘외국인 범죄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해 외국인범죄 즉응태세를 갖추고 적극적으로 대처키로 했다. 또 외국인범죄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권 외교문제를 줄이기 위해 담당 경찰관에 대한 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경찰 인권위원회는 21일 회의를 열고 ‘외국인 피의자는 원칙적으로 내국인과 동일하게 처리하고 수사단계에선 통역서비스 제공 및 영사기관 통지해야 한다’는 외국인범죄 대응원칙을 엄수토록 지시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외국인 범죄에 대해 신고때부터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영어 일어 중국어뿐아니라 몽골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13개국 언어로 미란다원칙을 고지해야 한다.
아울러 외국인을 체포한 경우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따라 관계국 영사 내지 외국담당자에 체포 혹은 구속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피의자 신문단계에선 통역인을 통해 국어로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를 작성한다. 문화적 차이를 고려 외국인 범죄자는 가급적 유치장에 분리 입감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서울 용사 금천 남대문 영등포 구로 등 5개 경찰서 유치장엔 외국인방을 별도로 설치 운영하고 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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