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묶인 노년

지역내일 2010-01-04
#70세를 한 해 앞 둔 김 모 씨는 요즘 집에서 쉰다. 지나온 날을 돌아보면 전광석화처럼 지나간 것 같다. 일용직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해 왔다. 단순 일용직인 것 같지만 전문적인 부문을 담당하는 인력은 그리 많지 않아 김 씨는 만만치 않은 보수를 받았다. 부르는 곳도 많았다. 건설붐을 타고 남부럽지 않은 생활도 했다.
살림살이가 꽤 괜찮은 편이었다. 애초 조그마한 집이 있었기 때문에 집을 옮겨 다녀야 하는 부담도 없었다. 두 자녀의 등록금과 결혼자금까지 댔다. 아내도 유산균 배달업무를 하면서 맞벌이를 하는 바람에 서울 근교에 작지 않은 아파트로 이사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달랑 아파트 하나였다. 국민연금도 50세를 갓 넘어 들기 시작했다. 61세부터 받기 시작한 연금은 처음엔 10만원을 조금 넘어서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특별히 남아있는 재산도 없다. 자녀들은 보유하고 있는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살아가는 ‘역모기지론’을 추천하고 있지만 흔쾌히 동의하기 어렵다. 요즘은 100세까지 사는 사람도 많고 게다가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사망하는 경우 남아있을 한 사람을 생각하면 집이라도 한 채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퇴직을 앞둔 전라도 모 군청에 다니는 김 모 씨(55세)는 노후를 위해 집과 상가하나를 마련해 놓았다. 지방이라 그런지 군공무원의 봉급에 기존의 재산을 불려가다보니 어느 정도 탄탄한 노후대책을 마련했다고 생각했다.
정년퇴임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자 갑자기 걱정이 생겼다. 자녀들을 시집장가 보내놓고 편하게 살려고 집 하나 마련하고 여유자금으로 상가를 사서 세를 놨는데 그 임대료로는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어렵게 됐다.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임대료 시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집을 줄이려고 해도 제값을 받기 어렵게 됐다.

#대구에서 교장선생님을 지낸 후 명퇴한 노년의 이 모씨(63세)는 10년된 80평짜리 아파트를 3억원에 샀다. 평생 모은 돈을 쏟아부었다. 장남이 같이 들어와 살기 바란 나머지 지레 매입해 놓은 셈이다. 장남 부부가 노부모 모시기를 거부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너무 큰 부동산을 줄여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 그러나 문제는 이 집이 제값에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방 부동산시장이 꽁꽁 언데다 대형평수는 더더욱 수요가 없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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