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365일 민원실 운영 … 행정 혁신으로 주민 신뢰 높아져
1974년 외국인과 결혼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정종례(66)씨. 결혼 이후 연락이 끊긴 가족을 수소문하기 위해 지난 5월 무작정 광주를 찾았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예전에 부모님과 살던 집을 찾으려했지만 도시환경이 너무나 달라져 불가능했다.
경찰서로 달려가 호소했지만 경찰청 전산망으로도 가족을 찾지 못했다. 가족관계등록시스템을 확인하려 했지만 마침 석가탄신일 연휴라 지자체 민원실은 문을 닫은 상태. 좌절하는 정씨에게 경찰은 서구청 ‘365일 민원봉사실’을 알려줬다. 정씨는 28년만에 꿈에 그리던 형제자매를 만날 수 있었다.
◆“설문조사로 주민사랑 확인” = “일을 마치고 왔는데도 민원실이 열려있고 팩시밀리나 복사기 등도 이용할 수 있어 너무 편리해요.”
12일 오후 6시 30분 365민원실을 찾은 조 훈(30·송화동)씨 말이다. 광주 서구청이 365일 문을 여는 민원봉사실로 호평을 받고 있다.
365일 민원실은 ‘찾아가는 감동 행정’을 추구해온 서구청에서 주5일근무제 등이 확산되면서 시작한 차별화된 행정 서비스. 공무원 여가시간이 늘어난 반면 주민 불편이 그만큼 커지는 점을 고려해 도입한 제도다. 전에는 토요일에도 간단한 민원서류를 뗄 수 있었는데 주5일 근무제로 중단됐기 때문. 맞벌이부부와 야간 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토요일이나 공휴일 야간에 민원업무 처리를 희망하는 주민도 많아졌다.
서구청은 ‘1시간 빠른 민원서비스’를 시작했다. 동 주민센터를 규정보다 1시간 빨리 열고 무인 민원발급기 등을 확대했다. 하지만 휴일이나 밤늦게 발생하는 민원인이 문제가 됐다. 특히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휴일에 매장·화장 신고 등이 크게 늘었다.
구는 대학 교수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구정혁신단’에서 해결방안을 고민하다 ‘365민원실’을 대안으로 내놨다. 그러나 주민들이 고루 이용할 수 있는 적절한 장소와 행정기관 전산망을 한꺼번에 운영하는 일이 걸림돌로 떠올랐다. 유동 인구가 많은 상무지구에 입주한 대형 할인매장을 설득, 1층에 어렵사리 공간을 마련했고 2007년 3월 365민원실을 개장했다. 지역 은행에서도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주민들 호응은 컸다. 하루 110건에 불과하던 365민원실 민원업무 처리량이 1년만에 476건으로 450% 이상 늘었다. 지금까지 처리한 업무만 46만3000건에 달한다.
민원실에 대한 평가도 꼼꼼히 진행했다. 해마다 주민 만족도 조사를 실시, 서비스 질을 높여왔다. 주민들 제안에 따라 법무 세무 부동산 건강 분야의 전문가를 확보, 무료 상담서비스를 보강했다.
서상준 365민원실장은 “설문조사를 통해서 주민들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서비스는 진화한다 = 서구청의 행정 서비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불법주정차 단속을 휴대전화 문자로 알리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3만1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골칫거리였던 주정차 단속으로 인한 갈등도 줄었다.
여권발급시간도 오후 6시에서 8시까지 연장했다. 우체국과 연계해 택배비(2500원)를 납부하면 주민이 원하는 장소로 여권을 보내주는 서비스도 설시하고 있다.
서구청의 행정 혁신은 밖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07년 ‘지방행정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고객만족부문 대통령상을 받았고 그해 11월에는 전국 지자체 민원상담부서와 혁신담당부서 공무원 대상 교육에서 성공사례로 발표됐다. 지난해에만 전국 지자체 80여곳이 서구를 찾아 365민원실을 배워갔다. 경기도 안산에서 24시간 민원실을 가동하는 ‘25시 시청’ 서비스를 도입했고 충남 천안과 대전 동구 등이 목요일마다 오후 8시까지 민원실 문을 여는 ‘목요민원실’을 가동하는 등 비슷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서구청은 고령 인구가 늘수록 복지분야 행정서비스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 또다른 진화를 고민하고 있다. 전주언 서구청장은 “사회가 다변화될수록 행정수요는 계속 늘어난다”며 “공무원들이 역발상을 통해서 관행을 깰 때 주민들이 행정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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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외국인과 결혼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정종례(66)씨. 결혼 이후 연락이 끊긴 가족을 수소문하기 위해 지난 5월 무작정 광주를 찾았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예전에 부모님과 살던 집을 찾으려했지만 도시환경이 너무나 달라져 불가능했다.
경찰서로 달려가 호소했지만 경찰청 전산망으로도 가족을 찾지 못했다. 가족관계등록시스템을 확인하려 했지만 마침 석가탄신일 연휴라 지자체 민원실은 문을 닫은 상태. 좌절하는 정씨에게 경찰은 서구청 ‘365일 민원봉사실’을 알려줬다. 정씨는 28년만에 꿈에 그리던 형제자매를 만날 수 있었다.
◆“설문조사로 주민사랑 확인” = “일을 마치고 왔는데도 민원실이 열려있고 팩시밀리나 복사기 등도 이용할 수 있어 너무 편리해요.”
12일 오후 6시 30분 365민원실을 찾은 조 훈(30·송화동)씨 말이다. 광주 서구청이 365일 문을 여는 민원봉사실로 호평을 받고 있다.
365일 민원실은 ‘찾아가는 감동 행정’을 추구해온 서구청에서 주5일근무제 등이 확산되면서 시작한 차별화된 행정 서비스. 공무원 여가시간이 늘어난 반면 주민 불편이 그만큼 커지는 점을 고려해 도입한 제도다. 전에는 토요일에도 간단한 민원서류를 뗄 수 있었는데 주5일 근무제로 중단됐기 때문. 맞벌이부부와 야간 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토요일이나 공휴일 야간에 민원업무 처리를 희망하는 주민도 많아졌다.
서구청은 ‘1시간 빠른 민원서비스’를 시작했다. 동 주민센터를 규정보다 1시간 빨리 열고 무인 민원발급기 등을 확대했다. 하지만 휴일이나 밤늦게 발생하는 민원인이 문제가 됐다. 특히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휴일에 매장·화장 신고 등이 크게 늘었다.
구는 대학 교수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구정혁신단’에서 해결방안을 고민하다 ‘365민원실’을 대안으로 내놨다. 그러나 주민들이 고루 이용할 수 있는 적절한 장소와 행정기관 전산망을 한꺼번에 운영하는 일이 걸림돌로 떠올랐다. 유동 인구가 많은 상무지구에 입주한 대형 할인매장을 설득, 1층에 어렵사리 공간을 마련했고 2007년 3월 365민원실을 개장했다. 지역 은행에서도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주민들 호응은 컸다. 하루 110건에 불과하던 365민원실 민원업무 처리량이 1년만에 476건으로 450% 이상 늘었다. 지금까지 처리한 업무만 46만3000건에 달한다.
민원실에 대한 평가도 꼼꼼히 진행했다. 해마다 주민 만족도 조사를 실시, 서비스 질을 높여왔다. 주민들 제안에 따라 법무 세무 부동산 건강 분야의 전문가를 확보, 무료 상담서비스를 보강했다.
서상준 365민원실장은 “설문조사를 통해서 주민들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서비스는 진화한다 = 서구청의 행정 서비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불법주정차 단속을 휴대전화 문자로 알리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3만1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골칫거리였던 주정차 단속으로 인한 갈등도 줄었다.
여권발급시간도 오후 6시에서 8시까지 연장했다. 우체국과 연계해 택배비(2500원)를 납부하면 주민이 원하는 장소로 여권을 보내주는 서비스도 설시하고 있다.
서구청의 행정 혁신은 밖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07년 ‘지방행정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고객만족부문 대통령상을 받았고 그해 11월에는 전국 지자체 민원상담부서와 혁신담당부서 공무원 대상 교육에서 성공사례로 발표됐다. 지난해에만 전국 지자체 80여곳이 서구를 찾아 365민원실을 배워갔다. 경기도 안산에서 24시간 민원실을 가동하는 ‘25시 시청’ 서비스를 도입했고 충남 천안과 대전 동구 등이 목요일마다 오후 8시까지 민원실 문을 여는 ‘목요민원실’을 가동하는 등 비슷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서구청은 고령 인구가 늘수록 복지분야 행정서비스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 또다른 진화를 고민하고 있다. 전주언 서구청장은 “사회가 다변화될수록 행정수요는 계속 늘어난다”며 “공무원들이 역발상을 통해서 관행을 깰 때 주민들이 행정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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