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패 - 지방선거 앞둔 단체장 신년행보 극과 극<수정>

지역내일 2010-01-11 (수정 2010-01-11 오전 9:17:34)
연두업무보고 등 유권자접촉 강화
“선거법 저촉될라” 사업 축소·연기

“행사해도 되나요?” 선관위 문의 크게 늘어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들의 신년 행보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선거법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는 행사는 아예 참석하지 않고 저소득층을 위해 필요한 사업도 선거 때문에 연기한 단체장이 있는가하면 일부에서는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유권자와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애쓰는 단체장도 있다. 이와 관련 지역별 선거관리위원회에는 각종 행사나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선거법 저촉여부를 묻는 일이 크게 늘었다.

◆애매한 자리는 아예 불참 =
류화선 파주시장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12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신년인사회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는 황진하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방의원과 지역유지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류 시장은 주민들이 마련한 식사자리에는 가지 않고 건배사만 하고 자리를 떴다.
강현석 고양시장은 지난달 여성단체협의회 등 10여개 사회단체로부터 송년회 초청을 받았지만 일절 참석하지 않았다. 선거법위반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선거법 저촉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연말연시에 해오던 사회복지시설과 재래시장 방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법을 지나치게 의식해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시는 홀몸노인의 안전을 위한 ‘사랑의 안심폰’ 사업을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홀몸노인과 이들을 돌보는 생활관리사에게 화상전화를 제공하고 전화요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충북 옥천군의 경우 매년 말 시상하던 모범 군민상도 지난해 말에는 시상하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도 통합민원센터에서 무료작명교실과 결혼중매서비스를 제공했으나 근무시간 내에는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근무시간 이후 자원봉사형태로 바꿨다. 때문에 서비스를 받으려는 주민들은 담당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연두순시 현직 프리미엄 성격 선거운동 =
반면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유권자와 접촉하려는 단체장들도 있다. 호남의 한 단체장은 매달 간부회의를 읍면을 돌며 열고 있다. 본청 간부회의를 읍면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것은 지역 유권자 관리차원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 A구는 지난해 구보 11월호를 단체장 사진과 함께 지난 3년간 치적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가득 채웠다.
경기도 수원시 등 일부 기초단체장들은 구청 및 각 동사무소를 연두 방문하고 있다. 수원시는 “연두 방문은 올해 시정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선거법에 문제가 되지 않고 행사를 선관위 직원들이 지켜보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연두순시를 빌미로 지역을 돌며 주민들에게 얼굴을 알리는 것은 현직 단체장의 프리미엄 성격의 선거운동이라는 시각이 많다. 때문에 선관위는 전국적으로 연두순시 등 주민과 접촉해 치적을 내세우는 것은 사전선거운동 성격이 짙다며 자제를 요청하는 동시에 참석자들의 발언내용 등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다수 지자체들이 각종 행사나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선거법 저촉여부를 선관위에 문의하고 있다. 서울시 한 지자체 관계자는 “모든 행사를 하나하나 선관위에 질문을 해야 하고 심지어 다른 자치구와 다른 해석이 나오는 경우도 많아 실제 일을 하는 공무원들은 너무나 위축돼있다”고 말했다.
곽태영 김진명 기자 전국종합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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