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결혼파탄 책임자가 이혼청구해도 예외적 허용범위 확대
기존 판례는 결혼파탄 책임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사실상 불허
결혼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극히 예외적으로만 인정했던 대법원이 범위를 좀 더 넓게 확대하는 판결을 내놓았다.
따라서 혼인관계가 사실상 끝난 상황이면 앞으로 법원이 판결을 통해 이혼을 강제적으로 막지는 못할 전망이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남편의 잦은 음주와 외박으로 원만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다 가출해 11년간 별거생활을 한 이 모(여·43)씨가 남편인 김 모(47)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씨와 김씨가 11년이 넘도록 별거해오며 각각 독립적인 생활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고 특히 이씨가 사실혼관계에서 장애를 가진 딸까지 출산해 딸의 치료와 양육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 처하게 된 점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부부공동생활 관계의 해소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씨의 책임도 세월의 경과에 따라 상당 정도 약화되고, 이씨가 처한 상황에 비추어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법적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 동안 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불허했던 ‘유책주의’를 고집했는데, 혼인관계 파탄을 이혼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는 ‘파탄주의’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가정법원서도 유책주의 예외 인정 = 대법원뿐만 아니라 하급심 법원인 서울가정법원에서도 유책주의의 예외를 확대한 판결이 선고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손왕석)는 재산에만 집착하는 아내와의 불화로 5년간 별거생활을 해온 이 모씨가 아내인 조 모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부부 양쪽 모두에게서 관계 회복의 에너지가 고갈됨으로써 혼인관계가 더 이상 최소한의 부부 공동생활 정도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파탄이 난 상태에 이른 경우라면,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도 허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김 모씨는 지난 75년 결혼한 뒤 아내가 자신을 돈 버는 기계로만 취급한다며 2002년부터 부정한 관계를 시작했다. 이후 가출을 해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조씨와 별거해오고 있다. 아내인 조씨는 별거기간 중 남편 김씨의 인감도장을 위조해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 재산에만 집착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와 재판부는 양쪽 모두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을 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혼인관계가 파탄이 나서 별거기간이 상당히 오래됐고 부부 모두에게서 관계 회복의 에너지가 고갈됨으로써 부부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이 난 경우라면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도 허용하는 것이 부부 모두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존중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전면적 파탄주의 도입’ 해석은 일러 = 하지만 법원에서는 잇따라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한 판결이 파탄이 난 모든 부부에게 이혼이 허용될 수 있다(파탄주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이명철 판사는 “파탄주의에 접근했다고 볼 수는 있으나 전면적으로 파탄주의를 도입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소원 이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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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판례는 결혼파탄 책임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사실상 불허
결혼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극히 예외적으로만 인정했던 대법원이 범위를 좀 더 넓게 확대하는 판결을 내놓았다.
따라서 혼인관계가 사실상 끝난 상황이면 앞으로 법원이 판결을 통해 이혼을 강제적으로 막지는 못할 전망이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남편의 잦은 음주와 외박으로 원만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다 가출해 11년간 별거생활을 한 이 모(여·43)씨가 남편인 김 모(47)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씨와 김씨가 11년이 넘도록 별거해오며 각각 독립적인 생활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고 특히 이씨가 사실혼관계에서 장애를 가진 딸까지 출산해 딸의 치료와 양육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 처하게 된 점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부부공동생활 관계의 해소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씨의 책임도 세월의 경과에 따라 상당 정도 약화되고, 이씨가 처한 상황에 비추어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법적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 동안 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불허했던 ‘유책주의’를 고집했는데, 혼인관계 파탄을 이혼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는 ‘파탄주의’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가정법원서도 유책주의 예외 인정 = 대법원뿐만 아니라 하급심 법원인 서울가정법원에서도 유책주의의 예외를 확대한 판결이 선고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손왕석)는 재산에만 집착하는 아내와의 불화로 5년간 별거생활을 해온 이 모씨가 아내인 조 모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부부 양쪽 모두에게서 관계 회복의 에너지가 고갈됨으로써 혼인관계가 더 이상 최소한의 부부 공동생활 정도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파탄이 난 상태에 이른 경우라면,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도 허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김 모씨는 지난 75년 결혼한 뒤 아내가 자신을 돈 버는 기계로만 취급한다며 2002년부터 부정한 관계를 시작했다. 이후 가출을 해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조씨와 별거해오고 있다. 아내인 조씨는 별거기간 중 남편 김씨의 인감도장을 위조해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 재산에만 집착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와 재판부는 양쪽 모두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을 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혼인관계가 파탄이 나서 별거기간이 상당히 오래됐고 부부 모두에게서 관계 회복의 에너지가 고갈됨으로써 부부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이 난 경우라면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도 허용하는 것이 부부 모두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존중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전면적 파탄주의 도입’ 해석은 일러 = 하지만 법원에서는 잇따라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한 판결이 파탄이 난 모든 부부에게 이혼이 허용될 수 있다(파탄주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이명철 판사는 “파탄주의에 접근했다고 볼 수는 있으나 전면적으로 파탄주의를 도입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소원 이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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