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맹정주 강남구청장

지역내일 2009-12-16
“출산정책, 둘째아부터 지원하는 게 중요”
맘 놓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마련, 사교육비 절감 정책 절실

“출산장려정책은 셋째아가 아닌 둘째아부터 각종 지원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집무실에서 만난 맹정주(62) 강남구청장은 출산장려정책의 방향을 이와 같이 말했다. 서울 강남구는 구민이 여섯째를 낳은 경우 300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강력한 출산정책을 펴게 된 배경과 출산정책의 방향을 들어봤다.

- 강남구가 강하게 출산정책을 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강남구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2로 전국 꼴지에서 두 번째다. 우리나라는 1.19로 홍콩을 제외하고 최하위이다. 이런 지경인데 출산정책을 강하게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지난해말부터 출산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저출산은 국가적 재앙이다. 출산정책은 국가가 맡아서 해야 할 일이다. 중앙정부가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지자체가 나선 것이다.

- 지난해 출산율 0.82명으로 낮아졌는데 저출산으로 실제 강남구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있다. 사무용 건물이 많아서 낮에는 활기를 띄고 있다. 하지만 상주인구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경제가 침체해질 것이다. 강남구가 부자동네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가 7번째로 많은 곳이다. 빈부격차가 극심하다.

- 현재 추진하고 있는 출산정책의 핵심은 무엇인가.
우리 구의 출산정책은 종합적인 대책이다. 언론에서는 출산지원금만 부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임신에서 출산 보육 교육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정책이 되어야 한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보육과 교육이다. 현재 강남구는 어린이집이 부족하다. 땅값 등이 비싸서 어린이집 신설이 어렵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교육비를 줄이는 것도 핵심이다. 강남구에 사는 0~6세를 조사해봤더니 61%가 외동이다. 아이를 2명 낳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셋째아가 아닌 둘째아부터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원대상은 경제력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여섯째 아이를 낳은 경우 3000만원을 지원한다는 했는데 실제 이를 받은 강남구민이 있나.
올 7월에 개포동에 사는 주민이 여섯째를 낳아서 출산지원금 3000만원을 받았다.

- 출산지원금 규모가 파격적인데 실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나.
출산지원금 규모와 출산율은 큰 상관관계는 없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꺼번에 큰 돈을 지원하는 것보다 매달 일정액을 지원하는 방식이 나을 것 같다.

- 구 예산에서 출산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올해 저출산관련 예산은 추경까지 포함해서 160억원이고 내년은 228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재산세 등의 감소로 전체 예산은 1200억원이 줄어들어 5770억원 정도된다.

- 구민들이 원하는 출산정책은 무엇인가.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인프라를 마련하고 사교육비를 줄이는 교육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보육문제는 구나 시뿐만 아니라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사회환경이 친출산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여성들이 결혼이나 출산전까지 남성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 출산하면서 직장을 쉬게 되어 뒤쳐진다는 우려를 주고 있다. 출산·보육휴가를 철저히 보장하고 남성이 집안일을 할 수 있도록 일찍 퇴근해야 한다. 양성평등이 뒷받침되어야 출산율이 올라간다.

- 구청과 시청, 또는 중앙정부가 서로 협력해서 해결해야할 출산정책이 있다면.
보육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중앙정부가 보육에 예산을 더 투자해야 한다. 프랑스는 GDP의 3~5%를 지속적으로 투자해서 출산율을 높였다. 교육분야도 사교육 단속만 할 게 아니라 학생이 사교육을 이용하지 않고 공부 할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 정책을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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