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바로알기 - 이혼율

지역내일 2010-01-04
3쌍중 1쌍 이혼은 잘못된 해석
결혼건수와 이혼건수를 비교한 수치일뿐 … 부부 11쌍중 1쌍이 이혼

사진-
“우리나라 이혼율은 35.6%로 3쌍중 1쌍은 이혼하는 셈이다.” 한때 언론에 보도되던 이 문장은 참일까, 거짓일까. 결론은 거짓이다.
이른바 혼인대비 이혼율은 글자그대로 한 해 동안 발생한 혼인건수 대비 이혼건수로 계산된 것이기 때문이다. 혼인은 미혼자 가운데 특정 해에 발생한 사건인 반면, 이혼은 혼인한 모든 유배우 인구 가운데 발생한 사건이다. 이혼율 35.6%는 2008년에 결혼 건수 대비 이혼 건수의 비율을 말한 것 뿐이다.
이처럼 혼인과 이혼의 모집단은 서로 다르다. 같은 모집단 사건으로 해석하는 것은 이혼율을 과대하게 제시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혼율을 해석할 때 이혼율의 규모보다는 이혼율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혼은 사회의 기초단위인 가족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70년 혼인건수는 29만5137건이었으며 2008년에는 32만7715건으로 38년동안 겨우 1.11배 증가했다. 반면 이혼건수는 1970년 1만1615건에서 2008년 11만6535건으로 무려 10.03배 늘었다. 혼인대비 이혼율을 계산할 경우 9배가 증가한 셈이다.
인구 1000명당 발생한 이혼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은 2008년에 2.4명이었다. 이는 산출방법이 간단하고 단일 지료로 이용하기 쉬워 국제비교가 용이하다. 하지만 이 통계는 유아까지 총인구에 포함했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진다.
이를 보완한 것으로 유배우 이혼율이 있다. 1년간 신고된 총 이혼건수를 당해 연도 유배우 인구로 나누어 천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유배우 이혼율은 4.8명으로 지난 1970년 1.1명보다 4.4배 높아졌다.
유배우자가 이혼할 확률은 지난 38년 동안 0.21%에서 0.96%로 4.57배 증가했다. 하지만 확률이 1%를 밑도는 매우 낮은 수치이다.
법원행정처는 특정시점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전체 누적결혼건수에 대한 전체 누적이혼건수의 비율을 제시했다. 지난 2004년 법원행정처 공식에 따른 이혼율은 9.3%였다. 즉 부부 11쌍 가운데 1쌍이 이혼했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누적 이혼 건수를 사용하고 있어 최근의 이혼율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2007년 현재 (조)이혼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으로 3.5명, 다음으로 체코(3.0), 벨기에(2.9) 순이었다. 한국은 헝가리 핀란드와 함께 2.5로 OECD 국가 가운데 5번째로 이혼율이 높은 국가군에 속했다. 이혼율이 낮은 나라는 이태리(0.8), 그리스(1.2), 터키(1.3), 슬로바니아(1.4) 등으로 남유럽 또는 동유럽 국가들이었다.
이혼율의 국제비교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높은 이유는 다른 데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OECD 주요국들에 비해 ‘혼인’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혼율이 높게 나타난다. 주요 선진국들은 혼인이 아니라 ‘동거’를 많이 하고 있어서 동거 뒤 파트너와 결별해도 이혼으로 잡히지 않는다.
지난 20년 동안 OECD 국가의 이혼율은 증가했으나 이혼시 결혼지속기간이 감소한 것은 아니었다. 평균 결혼기간이 상승한 나라가 그렇지 않는 나라보다 많았다. 미국은 평균결혼기간이 25년전과 비슷한 8년 전후였다. OECD 국가의 평균혼인기간은 12년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구체적인 통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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