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희망이다]연재 1년, 그 후

사람들 속에 ‘희망’있었네

지역내일 2009-12-30
30명의 희망메시지 전달 … 새로운 불씨 기대

우리 주위에는 어려운 처지를 극복해가는 사람,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찾아 전문성을 키워가는 사람, 남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 등 ‘희망’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낯설고 물 설은 곳에서 이방인으로 시작한 그녀에게도, 5살 어린이의 세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고교생의 마음속에서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평생을 화장실 문화운동에 바친 뒤 고인이 된 그가, 잘나가던 대학교수직을 버리고 초등학생들과 함께 교향악단을 만든 그가 남기고 싶었던 말은 결국 ‘희망’이었다.
31살 초짜 분교장이 12명의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환갑을 넘긴 나이에 새로운 일을 찾아 몸을 던지는 한 퇴직 공무원의 모습에서 ‘사람’을 볼 수 있었다. 내일신문은 올 1월 사람 속에서 희망을 찾아 나섰다.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는 이웃과 동료 30명을 만났다.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국내 경제상황이 어려워졌다. 사람들의 살림살이도 함께 실직하거나 어려움을 겪었다. 1년 동안 메마른 땅에 단비가 내리듯 이들의 삶은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
강지화 서울시 일자리플러스센터 상담사는 “장애 6급 진단을 받은 여성에게 웹 디자이너 자리를 찾아준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650명의 실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다 보니 벌써 1년이 지났다”고 회고했다.
국어교사를 꿈꾸는 19살 소녀 지혜는 “교사는 지식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되는 경험과 시야를 키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야무진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원전 기술을 수출하는 수준에 이른 국력을 더욱 키워나가기 위해 박은경 한국철도공사 연구원은 “철도의 해외진출은 우리 철도의 포기할 수 없는비전”이라며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다.
기축년이 저물고 경인년을 맞이하면서 이들이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는 불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선일 이명환 기자 sikim@naeil.com

“교사의 꿈, 한발 가까워졌어요”
경기 정지혜 학생

“시험을 너무 못 봤어요. 선생님들이 어떻게 된 일이냐, 신경 쓸 데가 너무 많았던 것 아니냐고 많이 아쉬워하셨죠. 죄송했어요.”
3급 지체장애인 아버지, 백혈병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는 어머니. 3월 만난 정지혜(18·경기 여주 창명여고) 학생은 고3 수험생이면서도 부모님을 돕고 두 동생을 돌보는 일을 거뜬히 해내고 있었다. ‘심청 효행상’ 주인공다웠다.
12월. 지혜는 수시로 춘천교대에 응시, 합격했고 기숙사가 문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교사의 꿈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선 때문인지 수능시험을 ‘망쳤다’면서도 그 활달함은 여전했다. 아버지는 가족 사업이던 개 사육장을 접고 동네 학원에서 운전을 하며 고정적으로 수입을 올리게 됐고 어머니는 이달 정기검진에서 백혈구 수치가 정상에 가깝다는 진단을 받아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탓도 있으리라.
2월 11일 졸업식을 앞두고 있지만 예의 바지런함이 어디 가랴, 3개월 여유시간을 활용해 특별한 강의를 듣고 있다. 방과후학교에서 수학과 독서논술을 가르칠 수 있는 지도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과정이다. 60~70시간을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러야 한다. 입학식까지 3개월간 어영부영 보내느니 자격증이라도 따자 싶었단다.
“대학 강의에 미리 적응하는 셈이죠. 대학 가면 용돈은 벌어야 하니 도움이 될 거고 실제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2010년, 지혜에게는 또 어떤 희망이 있을까. 한참을 생각하더니 “동생 좋은 대학 가는 거?”라고 답한다. 이제 고3이 되는 동생이 바라는대로 회계경영분야에 진학하려면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단다. ‘효녀 심청’답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도서관 새로 생기고, 영화도 찍는대요”
군산 하정훈 분교장

지난 28일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가 여전히 활기차다. 대학에서 전문상담교사 연수를 받고 있다고 했다. 군산시 내초동 해성초등학교 내초분교 하정훈(31) 분교장(내일신문 3월 20일자 참조). 전교생 12명, 교직원 4명이 전부인 학교 책임자이다.
“좋은 일이 많았어요. 10월에 한 기업 도움으로 작은 도서관이 생겼답니다. 얼마 전에는 ‘강제규 필름사’에서 학교를 영화 촬영지로 쓰고 싶다는 연락도 왔어요. 또… 아, 마을에 아동센터가 생겨서 아이들이 방과 후에도 모여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넷 시설이 늘어서 매일 20분씩 아이들이 필리핀 영어교사와 화상영어 수업도 하고.”
자랑에 끝이 없었다. 교육청 주관 평가 등 각종 시상에서 아이들이 받은 상을 늘어놨다. 무엇보다 그가 기뻤던 건 1학년 유민이가 보낸 성탄절 카드가 맞춤법이 ‘딱 1개’ 밖에 안 틀렸다는 것이다. 학교만 변화가 있는 게 아니다. 올해 졸업생이 없고 내년에 입학생이 있어 1~6학년이 모두 있는 구색을 갖추게 됐다. 인근에 학교 신설계획이 있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식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내초분교에 얼마나 더 근무하느냐’고 얄궂게 물었다. “네? 계속 있어야죠. 애들 두고 어디가요.”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가정마다 맞춤형 에너지교육 예정”
인천 서일석 회장

인천 기후변화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는 ‘인천 기후변화 교육홍보간사 협의회’ 서일석(60) 회장은 여전히 바빴다. 인터뷰하는 날에도 올해 평가와 내년 전망을 세우는 협의회 캠프에 참여하고 있었다.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는 전 세계인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봅니다. 어차피 결과는 예상한 것이었어요. 세계 정상들이 모여 밤새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사실만으로 세계인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각인시켰다고 봅니다.”
서일석 회장은 작은 중소기업을 경영하면서 인천지역 기후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다. 전에 있던 대기업에서 공해유발 기계를 만들었던 경험이 환경운동에 관심을 갖게 한 계기였다.(내일신문 6월 6일자 참조)
이번 캠프는 내년 인천에서 추진할 기후변화 대책 운동의 방향을 논의한다. 구체적인 사업은 1월말이면 결정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가정을 직접 방문,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를 파악하고 가정마다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도와줄 계획입니다.”
인천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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