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마련·공교육 활성화 주력
“출산장려정책은 셋째아가 아닌 둘째아부터 각종 지원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집무실에서 만난 맹정주(62) 강남구청장은 출산장려정책의 방향을 이와 같이 말했다. 서울 강남구는 구민이 여섯째를 낳은 경우 300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강력한 출산정책을 펴게 된 배경과 출산정책의 방향을 들어봤다.
- 강남구가 강하게 출산정책을 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강남구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2로 전국 꼴지에서 두 번째다. 우리나라는 1.19로 홍콩을 제외하고 최하위이다. 이런 지경인데 출산정책을 강하게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지난해말부터 출산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저출산은 국가적 재앙이다. 출산정책은 국가가 맡아서 해야 할 일이다. 중앙정부가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지자체가 나선 것이다.
- 지난해 출산율 0.82명으로 낮아졌는데 저출산으로 실제 강남구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젊은이들이 줄고 있다. 사무용 건물이 많아서 낮에는 활기를 띄고 있다. 하지만 상주인구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경제가 침체해질 것이다. 강남구가 부자동네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가 7번째로 많은 곳이다. 빈부격차가 극심하다.
- 현재 추진하고 있는 출산정책의 핵심은 무엇인가.
우리 구의 출산정책은 종합적인 대책이다. 언론에서는 출산지원금만 부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임신에서 출산 보육 교육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정책이 되어야 한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보육과 교육이다. 현재 강남구는 어린이집이 부족하다. 땅값 등이 비싸서 어린이집 신설이 어렵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교육비를 줄이는 것도 핵심이다. 강남구에 사는 0~6세를 조사해봤더니 61%가 외동이다. 아이를 2명 낳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셋째아가 아닌 둘째아부터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원대상은 경제력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여섯째 아이를 낳은 경우 3000만원을 지원한다는 했는데 실제 이를 받은 강남구민이 있나.
올 7월에 개포동에 사는 주민이 여섯째를 낳아서 출산지원금 3000만원을 받았다.
- 출산지원금 규모가 파격적인데 실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나.
출산지원금 규모와 출산율은 큰 상관관계는 없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꺼번에 큰 돈을 지원하는 것보다 매달 일정액을 지원하는 방식이 나을 것 같다.
- 구 예산에서 출산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올해 저출산 예산은 추경까지 포함해서 160억원이고 내년은 228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재산세 등의 감소로 전체 예산은 1200억원이 줄어들어 5770억원 정도된다.
- 구민들이 원하는 출산정책은 무엇인가.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인프라를 마련하고 사교육비를 줄이는 교육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보육문제는 구나 시뿐만 아니라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사회환경이 친출산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여성들이 결혼이나 출산전까지 남성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 출산하면서 직장을 쉬게 되어 뒤쳐진다는 우려를 주고 있다. 출산·보육휴가를 철저히 보장하고 남성이 집안일을 할 수 있도록 일찍 퇴근해야 한다. 양성평등이 뒷받침되어야 출산율이 올라간다.
- 구청과 시청, 또는 중앙정부가 서로 협력해서 해결해야할 출산정책이 있다면.
보육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중앙정부가 보육에 예산을 더 투자해야 한다. 프랑스는 GDP의 3~5%를 지속적으로 투자해서 출산율을 높였다. 교육분야도 사교육 단속만 할 게 아니라 학생이 사교육을 이용하지 않고 공부 할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 정책을 펴야 한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사교육 부담 줄이는 ‘온종일 학교’
■ 강남구 출산정책 어떻게
서울 강남구 출산정책의 핵심은 사교육 줄이는 공교육 활성화 지원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정책인 온종일 학교다. 저녁 8시 또는 9시까지 학습과 문화 운동 현장체험에 저녁까지 학교에서 해결한다. 맞벌이 부부들이 크게 환영하고 있다.
현재 4개 초등학교(개원 개포 대모 대현)가 운영하고 있다. 올해안에 3개교를 추가하고 내녀에 8개교를 포함시켜 모두 15개교로 늘릴 계획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이런 좋은 정책을 지금에서야 하느냐고 말할 정도”라며 “문제는 더 늘리고 싶어도 교실이 부족하다.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1인당 실비수준인 10만5000원을 내면 된다. 저소득층 자녀는 전액 무료다.
강남구는 ‘신나는 방학학교’를 운영해 방학동안 초등학생을 위한 보육과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 운영으로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모들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올 여름방학때 13개교 1100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5개교 484명에 비해 2배 이상 늘 정도로 호응이 좋다. 교과목 지도와 요가·줄넘기·걷기 등 운동 프로그램, 악기 연주, 미술, 박물관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점심도 제공된다. 학부모들은 ‘신나는 여름방학’ 이용으로 사교육비 부담이 월 40만원정도 줄었다.
또한 강남구는 인터넷 수능방송을 연회비 3만원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터넷 수능방송은 지난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해 올 12월 현재 9900개 강좌에 회원수가 100만명에 달한다. 서울 이 지역 수강생도 전체 70%를 차지할 정도로 전국 수능생이 선호하고 있다.
강남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연회비 3만원에 모든 강의를 일년내내 수강할 수 있다.
그밖에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거점학교’와 ‘강남구민 영어체험마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범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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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장려정책은 셋째아가 아닌 둘째아부터 각종 지원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집무실에서 만난 맹정주(62) 강남구청장은 출산장려정책의 방향을 이와 같이 말했다. 서울 강남구는 구민이 여섯째를 낳은 경우 300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강력한 출산정책을 펴게 된 배경과 출산정책의 방향을 들어봤다.
- 강남구가 강하게 출산정책을 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강남구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2로 전국 꼴지에서 두 번째다. 우리나라는 1.19로 홍콩을 제외하고 최하위이다. 이런 지경인데 출산정책을 강하게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지난해말부터 출산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저출산은 국가적 재앙이다. 출산정책은 국가가 맡아서 해야 할 일이다. 중앙정부가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지자체가 나선 것이다.
- 지난해 출산율 0.82명으로 낮아졌는데 저출산으로 실제 강남구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젊은이들이 줄고 있다. 사무용 건물이 많아서 낮에는 활기를 띄고 있다. 하지만 상주인구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경제가 침체해질 것이다. 강남구가 부자동네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가 7번째로 많은 곳이다. 빈부격차가 극심하다.
- 현재 추진하고 있는 출산정책의 핵심은 무엇인가.
우리 구의 출산정책은 종합적인 대책이다. 언론에서는 출산지원금만 부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임신에서 출산 보육 교육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정책이 되어야 한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보육과 교육이다. 현재 강남구는 어린이집이 부족하다. 땅값 등이 비싸서 어린이집 신설이 어렵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교육비를 줄이는 것도 핵심이다. 강남구에 사는 0~6세를 조사해봤더니 61%가 외동이다. 아이를 2명 낳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셋째아가 아닌 둘째아부터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원대상은 경제력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여섯째 아이를 낳은 경우 3000만원을 지원한다는 했는데 실제 이를 받은 강남구민이 있나.
올 7월에 개포동에 사는 주민이 여섯째를 낳아서 출산지원금 3000만원을 받았다.
- 출산지원금 규모가 파격적인데 실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나.
출산지원금 규모와 출산율은 큰 상관관계는 없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꺼번에 큰 돈을 지원하는 것보다 매달 일정액을 지원하는 방식이 나을 것 같다.
- 구 예산에서 출산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올해 저출산 예산은 추경까지 포함해서 160억원이고 내년은 228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재산세 등의 감소로 전체 예산은 1200억원이 줄어들어 5770억원 정도된다.
- 구민들이 원하는 출산정책은 무엇인가.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인프라를 마련하고 사교육비를 줄이는 교육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보육문제는 구나 시뿐만 아니라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사회환경이 친출산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여성들이 결혼이나 출산전까지 남성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 출산하면서 직장을 쉬게 되어 뒤쳐진다는 우려를 주고 있다. 출산·보육휴가를 철저히 보장하고 남성이 집안일을 할 수 있도록 일찍 퇴근해야 한다. 양성평등이 뒷받침되어야 출산율이 올라간다.
- 구청과 시청, 또는 중앙정부가 서로 협력해서 해결해야할 출산정책이 있다면.
보육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중앙정부가 보육에 예산을 더 투자해야 한다. 프랑스는 GDP의 3~5%를 지속적으로 투자해서 출산율을 높였다. 교육분야도 사교육 단속만 할 게 아니라 학생이 사교육을 이용하지 않고 공부 할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 정책을 펴야 한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사교육 부담 줄이는 ‘온종일 학교’
■ 강남구 출산정책 어떻게
서울 강남구 출산정책의 핵심은 사교육 줄이는 공교육 활성화 지원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정책인 온종일 학교다. 저녁 8시 또는 9시까지 학습과 문화 운동 현장체험에 저녁까지 학교에서 해결한다. 맞벌이 부부들이 크게 환영하고 있다.
현재 4개 초등학교(개원 개포 대모 대현)가 운영하고 있다. 올해안에 3개교를 추가하고 내녀에 8개교를 포함시켜 모두 15개교로 늘릴 계획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이런 좋은 정책을 지금에서야 하느냐고 말할 정도”라며 “문제는 더 늘리고 싶어도 교실이 부족하다.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1인당 실비수준인 10만5000원을 내면 된다. 저소득층 자녀는 전액 무료다.
강남구는 ‘신나는 방학학교’를 운영해 방학동안 초등학생을 위한 보육과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 운영으로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모들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올 여름방학때 13개교 1100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5개교 484명에 비해 2배 이상 늘 정도로 호응이 좋다. 교과목 지도와 요가·줄넘기·걷기 등 운동 프로그램, 악기 연주, 미술, 박물관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점심도 제공된다. 학부모들은 ‘신나는 여름방학’ 이용으로 사교육비 부담이 월 40만원정도 줄었다.
또한 강남구는 인터넷 수능방송을 연회비 3만원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터넷 수능방송은 지난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해 올 12월 현재 9900개 강좌에 회원수가 100만명에 달한다. 서울 이 지역 수강생도 전체 70%를 차지할 정도로 전국 수능생이 선호하고 있다.
강남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연회비 3만원에 모든 강의를 일년내내 수강할 수 있다.
그밖에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거점학교’와 ‘강남구민 영어체험마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범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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