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패티 김이 불러 크게 유행한 유행가의 노랫말이 아니던가? 어느 날 단주 모임에서 이 표현으로 알코올 중독 가정에서 만연한 의존성이 크게 부각되었다.
결론은 인간이란 각자가 자주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누가 없으면 못 살겠다고 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알코올 문제의 당사자만이 아니라 함께 사는 보호자들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심한 공동의존증으로 A씨 어머니가 있다. 그녀는 남편의 음주와 그것으로 남편과 사별한 후 외아들 A씨의 음주 문제로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늘 가족들의 문제꺼리를 해결하느라고 정신없이 살다보니 이제 나이가 70이 훌쩍 넘어버렸다. 모임에서 하는 말마다 아들 얘기뿐이었는데, 드물게 최근 자신의 상태와 마음을 드러냈다.
“몇 십 년 동안 A의 아버지와 A의 술 문제 뒤치다꺼리하다보니 요즘 들어 부쩍 지친다. 이제는 내가 죽은 후에는 아들이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더 이상 걱정 안 한다”고 했다. 이어서 “그래도 힘을 내야지 용기를 내야지 하면서 애를 쓰는데, 도대체 힘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다가도 우리 불쌍한 A를 생각하면 힘이 생긴다. 그 생각을 하면서 간신히 힘을 내서 모임에도 나온다”고 했다.
아직도 그녀는 아들 없이는 살아갈 아무런 힘이 생기지 않는가 보다. 아들에게 문제가 생겨야 그래야만 자신이 힘을 낼 이유가 생기고 그래서 살아갈 수 있는 모양이다. 생각이 이렇게 미치자 마음이 무거웠다.
그녀가 여전히 이런 마음을 지니고 사는 한 이는 이내 아들에게 간파되어버릴 것이다. 그러면 마음이 더 여리고 약한 아들은 지금껏 살아온 그대로 똑같이 어머니한테 의지하여 모든 문제 해결을 맡겨버리고, 그러는 동안 스스로 달라지고 변화해야 할 아무런 동기가 생겨날 리가 없다.
‘누구 없이 난 못 살아’ 라고 하는 것은 그 대상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여 생명을 부지한다는 뜻이 된다. 예술적으로 어떻게 미화하든 결코 건강한 삶이 아닐뿐더러 바람직하지 않다. 그 대상이 부모 자식이든, 아니면 돈이나 권력이나 명예와 같은 유∙무형의 가치이든 무어라도 똑같다.
인간은 스스로가 자신의 주체이고, 대상들은 어디까지나 자신으로 말미암아 모든 가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술 없이 하루도 못 사는 알코올중독처럼, 대상에게 중독되어 모든 것을 의지하고 살 일을 아니지 않은가?
강원알콜상담센터 신정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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