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정에서 배운다]③ 농촌과 자연을 지켜라

‘환경리더’가 농촌에 활력 불어넣는다

지역내일 2009-12-03
내년초 시즈오카대학 농학부에서 첫 배출 … 농업에 관심없는 젊은층 변화 유도

일본의 고민은 젊은이들이 농업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농산촌에 기업이 많아 젊은 노동력의 유입은 가능하지만 농업 후계자가 거의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일본 후지산을 안고 있는 시즈오카현의 농지보전실 기노무라씨는 “젊은이들은 결혼을 해도 부모와 함께 살지 않고 옆에 있는 아파트에나 맨션에서 별거한다”며 “농업후계자가 부족해지자 황폐농지가 늘고 마을이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1사1촌운동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마을에 사람 모아 자립기반 만들기 = 시즈오카대학 농학부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핵심 주체로 ‘농촌환경리더’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시즈오카대 농학부는 주민이 11가구 45명에 불과한 산골벽촌 오지로마을과 1사1촌을 맺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3년간 30일 이상 농촌 생활과 농작업 체험을 해야 한다.
시즈오카대학 다카기 도시히코 농학부장은 “학생들이 농촌 주민의 눈으로 문제를 찾고 그 해법을 모색할 소양을 갖춰 농촌환경을 지키는 리더가 되게 하는 과정”이라며 “3년간 진행한 결과 농민들도 교육에 참여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고 학생의 노동력도 확보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시즈오카대 도리야마 마사루 교수는 “최종 목적은 마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초 10~12명의 환경리더가 처음 배출된다”며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과 연결해 과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즈오카현청에 근무하던 2005년 처음 1사1촌운동을 도입했던 오카모토 노부코 시즈오카현립 농림대 교수는 “젊은이가 농업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사1촌 운동은 농촌마을에 가까이 있는 기업(대학)이 일상적으로 관심을 갖고 고민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의 사회공헌활동도 농촌·자연에 = 일본기업을 대표하는 도요타자동차도 농촌지키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도요타는 2005년 기후현 시라카와 마을에 자연학교를 개설해 숙박시설과 천연온천 체험동 등을 갖추고 환경과 자연을 체험하고 배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학교가 있는 곳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일본의 농촌전통가옥 보전지역이다. 눈이 많이 와서 지붕을 뾰족한 삼각형 모양으로 만든 갓쇼즈꾸리가 많았다.
도요타는 마을 주민들 요청으로 이 지역 172ha를 매입해 직원 휴양시설로 사용하다 1981년 폭설로 갓쇼즈꾸리가 1채만 남겨둔 채 붕괴하자 자연학교를 만들었다.
도요타 자연학교는 주변 산에 설치한 흡입구를 통해 산 속의 찬 공기를 지중 파이프를 거쳐 건물로 끌어오는 설비가 갖추는 등 녹색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건물 일부에는 태양열 발전 설비가 설치돼 10㎾ 정도의 전력을 생산한다. 폭설이 내리는 특성을 활용해 겨울이면 내린 눈을 창고에 저장해뒀다 이를 여름철 냉방에 활용하는 ‘눈창고’도 있다.
도요타는 부지 매입과 시설 건립에 30억엔(약 403억8000만원)을 들였고 연간 1억엔(약 13억5000만원) 규모의 적자를 보전하고 있다.
시즈오카·기후 =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한국은 농촌으로 유학 활성화
농식품부, 도농교류 활성화 핵심정책으로

농림수산식품부가 도농교류 활성화의 핵심정책으로 ‘농어촌 유학’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2일 도시와 농촌 간 교류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인 ‘도농교류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내년부터 2014년까지 진행할 이번 계획은 △도농 교류의 생활화 △농어촌 체험·휴양 기반의 브랜드화 △도농 교류 인적 자원 양성 △도농 교류의 글로벌화 등 4개 전략, 11개 과제로 구성됐다.
안호근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아토피 질환이 있는 자녀나 자녀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맞벌이 부부, 조손가정 등 농어촌 유학에 대한 수요가 있다”며 “실제 며칠만 체험해보면 자녀들이 도시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폐교 위기에 놓였다가 도시 유학생을 받으면서 학생이 급증한 곳도 있다.
안 국장은 “충북 단양군 가곡면의 한드미마을의 경우 폐교를 앞둔 학교에 도시민 자녀 유학을 추진해 학교가 살아났다”고 소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강원도 양양의 ‘철딱서니 학교’는 전교생 27명 중 23명이 도시에서 유학온 학생이다. 이밖에 경남 함양의 햇살네 교류학습 등 전국 10여곳에서 농어촌 유학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농어촌 유학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학교 등으로 농어촌 유학 추진단을 구성하고 내년에 공모를 통해 2곳을 지원하기로 했다.
2011년부터는 학생 보험료, 시설 개보수 비용, 프로그램 개발 비용 등으로 1곳당 5000만 원씩 10곳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도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간 협력을 통해 도시학교와 농어촌 체험마을이 결연하고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된 농어촌 체험학습을 진행할 ‘팜(Farm)스쿨’도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 2003년 ‘도시와 농산어촌 공생·대류추진’을 결정한 후 2007년부터 농림수산성 총무성 문부과학성 국토교통성 환경성 등 8개 부처가 협력해 ‘초등학생의 농산어촌 장기 숙박체험’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은 연간 7일 이상 농업·농촌 체험을 하고, 이는 학교수업의 일부로 인정받는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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