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건축상’받은 강남의 아름다운 건축물

획일화된 도심 건축물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올라

참신하고 조화로운 디자인에 내적 기능성까지 겸비, 미래 건축물의 대안으로

지역내일 2009-11-13
규모와 면적 등의 정량적인 데이터로 전 세계 도시들을 평가한 스카이라인 순위에서 여섯 번째에 올라있는 서울은 오늘도 많은 건축물들이 세워지면서 끊임없이 변모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0월 13일‘제 27회 서울특별시 건축상’수상작이 발표되었다. 명실상부 서울시 건축분야 최고의 상으로 예술적 가치와 기술수준을 고려해 선정된 이번 ‘서울시 건축상’에 서초·강남지역의 건축물이 대상을 비롯 다수의 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획일화된 도심건물 속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어반하이브(Urban Hive), 참신성과 기능성의 조화가 빛나는 엘타워(EL Tower), 돋보이는 창의성으로 공동주택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부띠끄 모나코(Boutique Monaco)까지 강남을 빛낸 아주 특별한 건축물들을 소개한다.

창의성이 돋보인 도심 속의 벌집, 어반하이브(Urban Hive)
외형적 독특함 때문에 누구나 한번쯤 뒤돌아보게 하는 건물, 어반하이브가 2009년 ‘서울시 건축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일반적인 유리 고층건물에서 벗어나 참신한 발상을 보여준 어반하이브는 고층건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도심 속 벌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3천8백여 개의 원형 창으로 세련됨을 더했다. 자칫 단순해 질 수 있는 건물에 활기를 불어 넣으면서 건물 내부에 있는 이들과 외부세계의 소통을 담당하고 있는 이 원형 창에는 밋밋하고 특색 없는 빌딩으로 획일화된 도시에 일조하고 싶지 않은 설계자의 창의력과 고집스런 장인정신이 여실히 담겨져 있다.
어반하이브를 설계한 건축가 김인철 중앙대 교수(61)는 어반하이브가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하게 된 소감을 묻자 “처음엔 보통 일반적인 빌딩으로 설계를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너무 진부한 느낌이 들어 다른 방법을 모색한 것”이라며“어반하이브가 이번 건축상에서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설계자인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으며 일반인들에게 공감을 얻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고 대답했다.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대학생 김봄씨(21)는 어반하이브를 두고 “우리끼리는‘땡땡이’라고 불러요. 아이보리 색깔에 숭숭 뚫린 구멍이 마치 치즈 조각 같기도 하고 보면 볼수록 재미있고 멋스런 건축물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어반하이브를 호평했다.
어반하이브가 이제는 강남의 랜드마크에서 도심의 표정을 바꾼 특별한 건축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설계자의 아이디어를 적극 믿어준 건축주의 믿음이 바탕에 깔려있다.
김인철 교수는“기존의 설계를 바꾸겠다는 자신의 시도를 보고 건축주가 ‘자신있냐’고 물었다”며“‘그렇다’라고 답하자 ‘그럼 해보자!’며 전폭적으로 믿어줬던 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라며 건축주에 대한 마음도 덧붙였다.

조형성과 기능성의 조화, 엘타워(EL Tower)
서초구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사거리에 위치한 엘타워가 비주거 부문에서 최고상인 본상을 수상했다. 처음엔 오피스텔로 설계되었다가 나중에 복합연회공간으로 교체 되어 건물 외관의 질감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는 (주)한울건축의 이성관 건축가는 “밖으로 나는 창 하나도 쉽게 뚫기 어려웠다”며 설계 시 고충을 털어놨다.
서울시 건축상 수상 소감을 묻자 이성관 건축가는 “사실 서울에는 독특하고 아이디어가 뛰어난 건축물들이 많이 있는데 이렇게 수상을 하게 된 것이 그저 고맙고 기분이 좋을 따름”이라며 “건축가는 순수 아티스트와 달리 사회의 의뢰가 왔을 때 작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자신의 생각과 주변 환경의 어울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엘타워는 내부적 기능을 보면 저층의 상업판매시설과 고층의 집회시설로 구성돼 있으나, 건축외관은 대지의 위치적 성격과 주변 건축 환경을 고려해 오피스 형상을 취하고 있다.
이에 건축물의 내적 기능성과 외적 조형성의 조화에 중점을 두었던 건축가의 정신이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다. 각종 국제대회와 포럼, 공청회가 열리는 회의공간과 결혼식, 돌잔치 등의 연회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엘타워는‘건설로서의 건축에서 문화로서의 건축’으로 전환되는 현재 도시건축에 대한 새로운 제시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공동주택의 새로운 대안, 부띠끄 모나코(Boutique Monaco)
서초동 삼성타운 맞은편에 들어선 부띠끄 모나코는 (주)매스스터디스의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해 주거 부문 본상을 받은 건축물이다. 본래는 오피스텔이었으나 주거 용도로 계획되어 주상복합건물로 설계되었다.
부띠끄 모나코는 건물 외벽 이곳저곳에 직육면체의 빈공간이 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취하고 있는데, 27층 건물을 지으면서 용적률을 맞추기 위한 건축가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띠끄 모나코는 획일화된 공동주택에서 벗어나 도시의 다양한 삶을 표현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골목길을 연상케 하는 내부 공간의 구성에서 작가의 창의력을 엿볼 수 있다.
박수진리포터 icoco1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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