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살다
‘여민해락(與民偕樂, 백성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다)
100년 전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이 창경궁을 국민들에게 개방하면서 이를 반대하던 신하들을 책망하며 한 말이다. 국운이 쇠퇴하고 일제의 야욕이 점차 구체화되던 시절, 어쩌면 순종은 국가의 마지막 기대를 백성들에게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1909년 11월 1일 순종의 결단으로 창경궁에 제실박물관을 개관해 국민들에게 개방하면서 한국 근대 박물관의 역사가 시작됐다.
올해는 제실박물관이 국민들에게 공개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이 책에는 전시, 발굴, 유물관리, 유물 연구, 사회교육, 국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박물관의 뿌리를 세우고 줄기를 튼튼히 키운 초대 국립 박물관장 고 김재원 관장을 비롯해 10명의 박물관 원로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국립박물관·동아일보사/동아일보사/1만5000원
책이 되어버린 남자
이 책은 사회를 움직이는 강력한 미디어이자 그 자체가 열망의 대상이 되어버린 책의 갖가지 의미를 유쾌하고도 신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책에 미친 남자’ 비블리의 변신 과정을 쫓으며 시작된다. 소년 시절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유난히 집착하던 그는 어느 날 변하지 않는 그 이야기의 원천이 바로 책과 글씨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책을 사랑하게 된다.
책의 냄새까지도 들이마시며 좋아하는 전형적인 책벌레가 된 것이다. 가족과도 떨어져 허름하고 좁은 집에 살면서도 책을 위한 공간만큼은 확보했다. 또 사람들에게 자신의 장서를 보여주는 일을 생의 기쁨으로 살던 그가 어느 날 헌책방 거리에서 한 권의 책과 맞닥뜨린다. ‘그 책’이라는 제목의 책. 생애 처음으로 도둑질을 감행해 책을 손에 넣은 그는 이내 책을 미워하게 되었고 다른 모든 책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방에 틀어박혔다가 결국 ‘그 책’이 되고 만다.
알폰스 슈바이거르트 지음/남문희 옮김/무슨 그림비채//9800원
지휘의 거장들
독일의 저명한 음악 평론가 볼프강 슈라이버가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만한 지휘자들의 자취를 추적하고 그들의 생애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책에서는 니키슈, 토스카니니, 번스타인, 카라얀 같은 전설적인 지휘자들뿐만 아니라, 아바도, 바렌보임, 래틀, 얀손스 등 오늘날의 스타 지휘자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지휘의 현상학’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런 과정을 밝혀 보려는 의도로 쓴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개별 지휘자들을 연대기적으로 나열한 것은 아니다.
20세기 위대한 지휘자들에서부터 우리 시대 스타 지휘자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음악적 생을 진지하고 깊이 있게 조명한 이 책은, 음악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지휘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해 보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볼프강 슈라이버 지음/홍은정 옮김/ 을유문화사/2만2000원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이 책은 소설 한 권을 통해 톨스토이의 드넓은 문학 세계와 인생론을 이해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작가는 ‘안나 카레니나’가 톨스토이가 중년의 위기를 겪은 후 ‘회심’을 계기로 ‘위대한 대문호’에서 ‘세기의 현자’로 거듭나게 되는 인생의 전환기를 예고하는 작품이라고 펴가하고 있다. 특히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톨스토이의 사랑, 결혼, 종교, 윤리, 예술, 죽음, 인생에 관한 생각을 살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톨스토이는 왜 안나 카레니나를 죽였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안나의 이야기는 허위로 가득 찬 사교계의 희생물인 비련의 주인공 안나와 브론스키의 로맨틱하고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는 소설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 즉 바른 삶, 도덕적인 삶에 관한 물음에 대한 대답이라 주장하면서 시대를 초월하는 근본적인 가치와 진리에 이르는 길을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안내하고 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석영중 지음/예담/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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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해락(與民偕樂, 백성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다)
100년 전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이 창경궁을 국민들에게 개방하면서 이를 반대하던 신하들을 책망하며 한 말이다. 국운이 쇠퇴하고 일제의 야욕이 점차 구체화되던 시절, 어쩌면 순종은 국가의 마지막 기대를 백성들에게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1909년 11월 1일 순종의 결단으로 창경궁에 제실박물관을 개관해 국민들에게 개방하면서 한국 근대 박물관의 역사가 시작됐다.
올해는 제실박물관이 국민들에게 공개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이 책에는 전시, 발굴, 유물관리, 유물 연구, 사회교육, 국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박물관의 뿌리를 세우고 줄기를 튼튼히 키운 초대 국립 박물관장 고 김재원 관장을 비롯해 10명의 박물관 원로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국립박물관·동아일보사/동아일보사/1만5000원
책이 되어버린 남자
이 책은 사회를 움직이는 강력한 미디어이자 그 자체가 열망의 대상이 되어버린 책의 갖가지 의미를 유쾌하고도 신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책에 미친 남자’ 비블리의 변신 과정을 쫓으며 시작된다. 소년 시절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유난히 집착하던 그는 어느 날 변하지 않는 그 이야기의 원천이 바로 책과 글씨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책을 사랑하게 된다.
책의 냄새까지도 들이마시며 좋아하는 전형적인 책벌레가 된 것이다. 가족과도 떨어져 허름하고 좁은 집에 살면서도 책을 위한 공간만큼은 확보했다. 또 사람들에게 자신의 장서를 보여주는 일을 생의 기쁨으로 살던 그가 어느 날 헌책방 거리에서 한 권의 책과 맞닥뜨린다. ‘그 책’이라는 제목의 책. 생애 처음으로 도둑질을 감행해 책을 손에 넣은 그는 이내 책을 미워하게 되었고 다른 모든 책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방에 틀어박혔다가 결국 ‘그 책’이 되고 만다.
알폰스 슈바이거르트 지음/남문희 옮김/무슨 그림비채//9800원
지휘의 거장들
독일의 저명한 음악 평론가 볼프강 슈라이버가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만한 지휘자들의 자취를 추적하고 그들의 생애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책에서는 니키슈, 토스카니니, 번스타인, 카라얀 같은 전설적인 지휘자들뿐만 아니라, 아바도, 바렌보임, 래틀, 얀손스 등 오늘날의 스타 지휘자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지휘의 현상학’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런 과정을 밝혀 보려는 의도로 쓴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개별 지휘자들을 연대기적으로 나열한 것은 아니다.
20세기 위대한 지휘자들에서부터 우리 시대 스타 지휘자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음악적 생을 진지하고 깊이 있게 조명한 이 책은, 음악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지휘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해 보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볼프강 슈라이버 지음/홍은정 옮김/ 을유문화사/2만2000원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이 책은 소설 한 권을 통해 톨스토이의 드넓은 문학 세계와 인생론을 이해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작가는 ‘안나 카레니나’가 톨스토이가 중년의 위기를 겪은 후 ‘회심’을 계기로 ‘위대한 대문호’에서 ‘세기의 현자’로 거듭나게 되는 인생의 전환기를 예고하는 작품이라고 펴가하고 있다. 특히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톨스토이의 사랑, 결혼, 종교, 윤리, 예술, 죽음, 인생에 관한 생각을 살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톨스토이는 왜 안나 카레니나를 죽였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안나의 이야기는 허위로 가득 찬 사교계의 희생물인 비련의 주인공 안나와 브론스키의 로맨틱하고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는 소설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 즉 바른 삶, 도덕적인 삶에 관한 물음에 대한 대답이라 주장하면서 시대를 초월하는 근본적인 가치와 진리에 이르는 길을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안내하고 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석영중 지음/예담/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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