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사람들-SK광고 ‘재춘이네’ 연출한 김한수 감독

지역내일 2009-11-23
사람냄새 물씬 나는 뜨거운 광고쟁이

최근 방영되고 있는 CF 중에 유난히 가슴에 오래 남는 광고가 있다.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 집을 낼 때 좋은 이름이 없어서··· ’재춘이네‘ 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 자식의 이름으로 산다는 게 엄마의 행복인 거다···” 늘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가 자식의 이름이 자랑스러워 그 이름으로 간판을 단다. 그것이 어머니의 행복이라는 컨셉트로 만들어진 SK 기업광고 ‘어머니’편이다. 이 광고를 연출해 화제가 되고 있는 김한수(46) 감독을 만나보자.

삶을 되돌아보고 가족을 생각하게 하는 광고
‘미운 네 살 편’, ‘아버지 편’에 이어 세 번째 시리즈인 이 광고는 자식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깊고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김한수 감독은 광고 컨셉트에 맞는 영상을 표현하고자 전국을 샅샅이 뒤져 서해안의 한 곳을 찾아냈다. 거기에 편안한 느낌의 모델, 아코디언의 서정적 음률 그리고 윤제림 시인의 시 ‘재춘이네’를 삽입했다. 이 광고는 보는 이로 하여금 문득 어머니를 떠올리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미 광고계에선 ‘인간미 넘치는 광고’만을 고집하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정작 본인은 손 사레를 친다. 딱히 정해놓은 스타일이 있는 건 아니고 그때그때 시대가 요구하는 광고를 만들뿐이라고.

치열한 조감독 시절을 거쳐
감독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인식 속에 제왕적 이미지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는 권위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스태프들을 잘 챙기기로 유명하다. 그들의 도움 없이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본인 자신도 너무나 치열한 조감독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4학년 때 광고 제작사인 ‘세종문화’에 입사함으로 광고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광고가 하고 싶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 하나만으로 무작정 뛰어들었고 죽기 살기로 일에 매달렸다. 4년여 동안의 조감독 생활 중 좀 과장한다면 2년 반은 사무실 소파에서 밤을 새가며 작업에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그 결과 감독이 되었고 1999년 ‘BOOM 프로덕션’을 창립했다.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에 적을 두고 모교에서 겸임교수로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현재는 ELVIS 프로덕션 감독으로 재직 중이다. 또한 올봄에는 이재윤 사진작가와 여자들만을 위한 스튜디오 ‘아베끄 마망(불어, 엄마와 함께 라는 뜻)’을 오픈했다.

인간적인 감독으로 남고 싶어
CF란 보통 15초간의 짧은 영상에 전달코자하는 의미를 함축해야하는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그가 20여 년 동안 연출한 작품은 600여 편에 이른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로 유명한 ‘디지털 011’시리즈부터 런던 국제광고제와 뉴욕 광고제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스피드 011-연인편’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현대증권 You First-노루편’ 또 TVCF AWARD 최우수상을 수상한 ‘청정원 순창 고추장- 베니스편·사무실편(차승원)’까지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은 ‘SK텔레콤-한석규·장진영편(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과 최근작 ‘OK!SK-재춘이네’ 광고다. 본인은 정해진 스타일이 없다고 하지만 그에게선 어딘지 모르게 풋풋한 휴머니즘 냄새가 난다. “감독이란 참으로 외로운 자리다. 어찌 보면 전쟁의 승패를 책임져야하는 전투 현장의 지휘관과 같기 때문이다“고 그는 토로한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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