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섭 서울 마포구청장(출산장려 정책 방향 제시)
제각각인 지자체 출산장려금,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할 때
“둘만 낳아 잘 기르자”란 70년대 가족계획 구호가 “둘만이라도 낳아 주세요”로 바뀔 판이다. 최근 발표된 세계보건통계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1인당 평균 출산율이 2007년 기준 1.2명이라고 한다. 이는 193개국 중 최하위권으로 이렇다할 천연자원 없이 인적자원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 같은 출산율 저하가 국가적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 심각한 점은 낮은 출산율과 함께 인구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세계 및 한국 인구현황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저 출산 및 노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2018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해 2050년에는 지금보다 641만명이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2050년에는 한국인 10명 중 4명은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에 달할 정도로 노령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듯 출산율 감소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시사하는 통계수치는 많은데 이를 해결할 만한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은 ‘둘만 낳아 잘 기르자’란 70년대 가족계획 구호처럼 아이를 많이 낳자고 호소하는 수준을 크게 못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오히려 각 지자체마다 다양한 출산장려 정책이 마련돼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출산장려금이다. 첫째부터 둘째, 셋째아이를 낳을 때마다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다양하다. 아이를 출산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적든 많든 출산장려금을 받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 같은 출산장려금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셋째아이 출산장려금이 20만원에서 최고 500만원에 달하는 자치구도 있다. 출산장려금이 아예 없는 구는 서울시에서 마포구를 포함해 2곳뿐이다.
마포구도 2006년도에는 5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했다. 필자가 구청장이 되고 이듬해인 2007년 이 같은 출산장려금 제도를 폐지했다. 다른 자치구보다 금액이 적다고 불만인데 이마저도 없애면 어떻게 하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5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겠다고 아이를 더 낳는 것도 아니고 출산이라는 것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야할 것이라는 필자의 소신을 밝히고 대신 그 예산을 보육교사의 처우개선 등 보육환경 개선에 지원토록 했다.
그 후로 출산장려금을 지원하는 지자체는 계속 늘어났고 그 격차도 점점 커져 지역간 위화감마저 느낄 정도가 됐지만 필자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지금처럼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출산장려금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실례로 출산장려금이 없는 마포구의 2008년 인구대비 출생비율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구로와 영등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물론 가임여성비율 등 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가 고려되면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마포구의 출생비율이 거액의 출산장려금을 내건 자치구에 비해 높은 것만은 사실이다.
요즘도 가끔 왜 마포구에는 출산장려금이 없냐는 불만의 소릴 접한다. 그럴 때 마다 출산장려금을 받겠다고 애 낳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대신 아이 낳아 잘 키울 수 있는 보육과 교육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그들의 불만을 달래곤 한다. 한편 태어날 때부터 지역차별을 받아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저출산의 원인이 여성들의 사회활동 증가 및 결혼적령기의 지연, 임산부를 위한 제도적 지원의 열악함,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 증가 등 다양하다. 그만큼 출산장려도 국가 주도하에 임신과 출산, 보육과 교육 등 단계별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안이 제시되고 실행되어야 진정한 출산장려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소중한 아기들의 탄생을 축하하고 지원하는 출산장려금은 재정자립도가 천차만별인 지자체에 맡길 것이 아니라 인구 증가라는 국가정책의 근본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 형평성 있게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지난 6월 정부와 시민단체, 종교계 등 각계각층이 참여한 ‘아이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가 공식 출범하며 정부도 출산장려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표방하고 나섰다.
출산장려 정책의 혜택만큼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평등하게 받을 수 있어야 하겠다.
제각각인 지자체 출산장려금,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할 때
“둘만 낳아 잘 기르자”란 70년대 가족계획 구호가 “둘만이라도 낳아 주세요”로 바뀔 판이다. 최근 발표된 세계보건통계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1인당 평균 출산율이 2007년 기준 1.2명이라고 한다. 이는 193개국 중 최하위권으로 이렇다할 천연자원 없이 인적자원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 같은 출산율 저하가 국가적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 심각한 점은 낮은 출산율과 함께 인구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세계 및 한국 인구현황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저 출산 및 노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2018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해 2050년에는 지금보다 641만명이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2050년에는 한국인 10명 중 4명은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에 달할 정도로 노령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듯 출산율 감소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시사하는 통계수치는 많은데 이를 해결할 만한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은 ‘둘만 낳아 잘 기르자’란 70년대 가족계획 구호처럼 아이를 많이 낳자고 호소하는 수준을 크게 못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오히려 각 지자체마다 다양한 출산장려 정책이 마련돼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출산장려금이다. 첫째부터 둘째, 셋째아이를 낳을 때마다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다양하다. 아이를 출산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적든 많든 출산장려금을 받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 같은 출산장려금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셋째아이 출산장려금이 20만원에서 최고 500만원에 달하는 자치구도 있다. 출산장려금이 아예 없는 구는 서울시에서 마포구를 포함해 2곳뿐이다.
마포구도 2006년도에는 5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했다. 필자가 구청장이 되고 이듬해인 2007년 이 같은 출산장려금 제도를 폐지했다. 다른 자치구보다 금액이 적다고 불만인데 이마저도 없애면 어떻게 하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5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겠다고 아이를 더 낳는 것도 아니고 출산이라는 것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야할 것이라는 필자의 소신을 밝히고 대신 그 예산을 보육교사의 처우개선 등 보육환경 개선에 지원토록 했다.
그 후로 출산장려금을 지원하는 지자체는 계속 늘어났고 그 격차도 점점 커져 지역간 위화감마저 느낄 정도가 됐지만 필자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지금처럼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출산장려금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실례로 출산장려금이 없는 마포구의 2008년 인구대비 출생비율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구로와 영등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물론 가임여성비율 등 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가 고려되면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마포구의 출생비율이 거액의 출산장려금을 내건 자치구에 비해 높은 것만은 사실이다.
요즘도 가끔 왜 마포구에는 출산장려금이 없냐는 불만의 소릴 접한다. 그럴 때 마다 출산장려금을 받겠다고 애 낳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대신 아이 낳아 잘 키울 수 있는 보육과 교육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그들의 불만을 달래곤 한다. 한편 태어날 때부터 지역차별을 받아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저출산의 원인이 여성들의 사회활동 증가 및 결혼적령기의 지연, 임산부를 위한 제도적 지원의 열악함,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 증가 등 다양하다. 그만큼 출산장려도 국가 주도하에 임신과 출산, 보육과 교육 등 단계별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안이 제시되고 실행되어야 진정한 출산장려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소중한 아기들의 탄생을 축하하고 지원하는 출산장려금은 재정자립도가 천차만별인 지자체에 맡길 것이 아니라 인구 증가라는 국가정책의 근본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 형평성 있게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지난 6월 정부와 시민단체, 종교계 등 각계각층이 참여한 ‘아이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가 공식 출범하며 정부도 출산장려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표방하고 나섰다.
출산장려 정책의 혜택만큼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평등하게 받을 수 있어야 하겠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