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엄마의 공부체질 이야기]
저자 김은기 은한의원 원장
요즘 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아마도 공부하라는 말일 것이다. 그 말은 필자가 학교에 다니던 7~80년대에도 많이 들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돌이켜 보면 필자는 공부에 대한 기복이 심한 학생이었다.
이후 원했던 한의사가 되어 내가 겪었던 똑같은 고민을 하는 학생들을 진료하며 과연 공부를 잘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지난 십 수 년간의 임상자료를 요약해보면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한다는 것이다. 집중력 저하와 잡념이 공부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공부의 첫 번째 적은 잡념이다. 잡념의 원인은 열이고 이는 건강한 사람에게서 나는 더운 기운인 열이 아니라 음양의 균형이 깨지며 음이 부족해서 마치 열이 나는 것과 같은 그런 열이니 우리가 흔히 열 받는다고 말할 때의 열인 것이다. 이 열은 머리를 맑지 않게 방해할 뿐 아니라 점차 물기운을 졸이게 되어 증상이 심해지면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더 증상이 심각해져 야한 생각이 들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성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고 치료기간도 길어지고 쉽지 않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하거나 꿈을 많이 꾸거나 오후에 피로가 심해지면 자연히 짜증이 나게 된다. 열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그냥도 짜증이 나게 된다. 그래서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하여 마셨던 음료수가 녹차이다.
몇 년 전에 했던 드라마 중에 ‘태조 왕건’이 있었다. 여기서 책사로 나왔던 배우가 모두 가늘고 마른 체격이었는데 녹차를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책사로 나왔던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고 주로 차를 마시는데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서’라는 대사가 있었다.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책사들은 수험생과는 다르지만 늘 머리를 써서 일한다는 점에서는 수험생과 유사한 점이 있다.
열이 오르고 잡념이 드는 경우는 한약 투약으로 때론 쉽게 해결할 수 있기도 하다. 이때는 몸속의 음기를 보해주는 자음 계통의 약을 사용한다. 명상이나 다른 방법들도 비슷한 효과가 있지만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둘째로 공부의 적은 집중력 저하이다. 공부를 아주 잘 하려면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이른바 삼매에 빠지는 것인데 이렇게 될 때 공부에 가속도가 붙고 공부한 내용이 머리에 잘 남아있게 된다. 잡념이 들지 않는 것과 삼매에 빠져 공부를 한다는 것은 다르다. 이렇게 공부를 하고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리는데 이는 명상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과 같다. 이 경지에 도달하기만 한다면야 비싼 과외나 학원 따위는 우습게 여길 것이지만 한약을 먹어 이렇게 되는 건 그렇게 쉽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여 집중이 잘 안되고 잠을 이기지 못하며 몸이 무거워 늘 피로를 느끼는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경우는 한약으로 비교적 쉽게 개선이 된다.
이런 경우는 기울형이 많은데 체내의 대사가 잘 되지 않고 노폐물이 많아 기허를 동반하며 기체가 된 것이 원인이다. 이런 경우는 단순 암기도 어렵고 복잡한 사고과정을 거쳐 답이 나오는 문제에는 아주 약하다. 증상이 심해지면 시험을 보다가도 잠이 들어 버리는 수가 있다.
대체로 녹용을 사용하면 체내의 기혈을 순환시켜 노폐물을 제거하면서도 체력을 보충할 수 있어 투약한 학생의 약 절반 정도는 3주 이내에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게으르고 의욕이 없는 정도가 심하여 한창 에너지가 충만할 시기에 늘어져 있으니 부모님이나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 특별한 질병이 있는지 의심하기도 한다. 물론 특별한 질병이 있어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기혈의 울체가 심하여 생긴 증상으로 이 울체를 풀어주면 잘 낫는다.
셋째로 비위의 문제가 공부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사람의 생각은 한의학 이론에 의하면 비위에서 나온다. 비위 즉 위장과 비장은 한의학에서는 생각이란 정신기능을 담고 있는 장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비위의 기가 소통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좀 적게 먹어야 한다.
양을 적게 먹으므로 자연히 음식의 질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양이 많고 영양가가 없는 음식은 수험생의 적이다. 비위의 기가 잘 소통되지 않으면 기가 위로 올라 열이 나는 듯 하며 잡념이 드는데 이때는 야한 생각은 잘 들지 않으며 심한 수면장애는 없어 잠은 그럭저럭 잘 자는 편이다.
나는 이런 유형을 비위기체형이라 명명하였다. 이런 유형의 학생들은 복통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자주 있어 더 식사를 거르려 하고 특히 아침을 먹지 않으려고 한다. 이때 생식이나 우유 등은 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고 죽과 같이 소화가 잘 되고 익힌 음식이 좋다. 저녁에 간식으로 죽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단 음식은 긴장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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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은기 은한의원 원장
요즘 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아마도 공부하라는 말일 것이다. 그 말은 필자가 학교에 다니던 7~80년대에도 많이 들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돌이켜 보면 필자는 공부에 대한 기복이 심한 학생이었다.
이후 원했던 한의사가 되어 내가 겪었던 똑같은 고민을 하는 학생들을 진료하며 과연 공부를 잘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지난 십 수 년간의 임상자료를 요약해보면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한다는 것이다. 집중력 저하와 잡념이 공부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공부의 첫 번째 적은 잡념이다. 잡념의 원인은 열이고 이는 건강한 사람에게서 나는 더운 기운인 열이 아니라 음양의 균형이 깨지며 음이 부족해서 마치 열이 나는 것과 같은 그런 열이니 우리가 흔히 열 받는다고 말할 때의 열인 것이다. 이 열은 머리를 맑지 않게 방해할 뿐 아니라 점차 물기운을 졸이게 되어 증상이 심해지면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더 증상이 심각해져 야한 생각이 들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성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고 치료기간도 길어지고 쉽지 않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하거나 꿈을 많이 꾸거나 오후에 피로가 심해지면 자연히 짜증이 나게 된다. 열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그냥도 짜증이 나게 된다. 그래서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하여 마셨던 음료수가 녹차이다.
몇 년 전에 했던 드라마 중에 ‘태조 왕건’이 있었다. 여기서 책사로 나왔던 배우가 모두 가늘고 마른 체격이었는데 녹차를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책사로 나왔던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고 주로 차를 마시는데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서’라는 대사가 있었다.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책사들은 수험생과는 다르지만 늘 머리를 써서 일한다는 점에서는 수험생과 유사한 점이 있다.
열이 오르고 잡념이 드는 경우는 한약 투약으로 때론 쉽게 해결할 수 있기도 하다. 이때는 몸속의 음기를 보해주는 자음 계통의 약을 사용한다. 명상이나 다른 방법들도 비슷한 효과가 있지만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둘째로 공부의 적은 집중력 저하이다. 공부를 아주 잘 하려면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이른바 삼매에 빠지는 것인데 이렇게 될 때 공부에 가속도가 붙고 공부한 내용이 머리에 잘 남아있게 된다. 잡념이 들지 않는 것과 삼매에 빠져 공부를 한다는 것은 다르다. 이렇게 공부를 하고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리는데 이는 명상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과 같다. 이 경지에 도달하기만 한다면야 비싼 과외나 학원 따위는 우습게 여길 것이지만 한약을 먹어 이렇게 되는 건 그렇게 쉽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여 집중이 잘 안되고 잠을 이기지 못하며 몸이 무거워 늘 피로를 느끼는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경우는 한약으로 비교적 쉽게 개선이 된다.
이런 경우는 기울형이 많은데 체내의 대사가 잘 되지 않고 노폐물이 많아 기허를 동반하며 기체가 된 것이 원인이다. 이런 경우는 단순 암기도 어렵고 복잡한 사고과정을 거쳐 답이 나오는 문제에는 아주 약하다. 증상이 심해지면 시험을 보다가도 잠이 들어 버리는 수가 있다.
대체로 녹용을 사용하면 체내의 기혈을 순환시켜 노폐물을 제거하면서도 체력을 보충할 수 있어 투약한 학생의 약 절반 정도는 3주 이내에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게으르고 의욕이 없는 정도가 심하여 한창 에너지가 충만할 시기에 늘어져 있으니 부모님이나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 특별한 질병이 있는지 의심하기도 한다. 물론 특별한 질병이 있어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기혈의 울체가 심하여 생긴 증상으로 이 울체를 풀어주면 잘 낫는다.
셋째로 비위의 문제가 공부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사람의 생각은 한의학 이론에 의하면 비위에서 나온다. 비위 즉 위장과 비장은 한의학에서는 생각이란 정신기능을 담고 있는 장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비위의 기가 소통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좀 적게 먹어야 한다.
양을 적게 먹으므로 자연히 음식의 질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양이 많고 영양가가 없는 음식은 수험생의 적이다. 비위의 기가 잘 소통되지 않으면 기가 위로 올라 열이 나는 듯 하며 잡념이 드는데 이때는 야한 생각은 잘 들지 않으며 심한 수면장애는 없어 잠은 그럭저럭 잘 자는 편이다.
나는 이런 유형을 비위기체형이라 명명하였다. 이런 유형의 학생들은 복통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자주 있어 더 식사를 거르려 하고 특히 아침을 먹지 않으려고 한다. 이때 생식이나 우유 등은 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고 죽과 같이 소화가 잘 되고 익힌 음식이 좋다. 저녁에 간식으로 죽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단 음식은 긴장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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