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 통합이 급물살을 타는 것 같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0일 통합을 건의한 18개 지역 46개 시·군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6개 지역이 대상 지역으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11월 말까지 지방의회 의결로 통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의회가 통합을 의결하면 그대로 시행되고, 부결되면 주민투표로 넘겨진다. 통합이 결정되면 12월 말까지 통합시 설치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내년 2월 중 국회를 통과하면 7월 1일 통합시를 정식 출범시킨다는 것이 정부의 타임 테이블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한지 1년도 못 되어, 여러 개의 통합 시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자율통합’이라는 정부 설명만 들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 결정을 주민자율로 보기 어려운 요인이 많다. 무리한 통합추진이 행정구역은 통합하고 주민들 마음은 갈라놓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선 주민의 의사를 묻는 방식과 과정이 너무 허술하고 의도적이다. 통합 결정의 근거는 정부가 주도한 46개 시·군 주민 여론조사 결과지만, 벌써부터 “500명 또는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 결과를 다수주민 의사로 볼 수 있느냐”는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 여론의 흐름을 알아보는 조사는 표본이 1000명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다수주민의 의사를 결정하는 수단으로는 적합한 방식이 아니다.
^조사방법과 질문 문항, 표본 추출방법 등에 따라 조사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의 상식이다. 유명 업체에 위탁한 조사라 하지만, 정부의 입김이 철저히 배제되었다고 믿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경기 오산시 주민 자체여론조사 결과는 찬성률이 34%에 불과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64%가 나왔다.
^그래서 해당 자치단체 의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한다지만, 의회도 다수주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 하기는 마찬가지다. 찬성 또는 반대의견을 가진 자치단체장의 영향을 받는 의원들이 많은 지방의회의 실정을 감안하면, 얼마나 무책임한 방법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 여론조사 결과마저도 믿기 어려워 다수주민의 뜻으로 볼 수 없는 지역이 있다. 경기 성남시와 충북 청원군의 경우, 찬성률이 50%가 안 되었는데도 무응답을 빼고 찬성 백분율을 다시 계산해 54%, 50.2% 찬성으로 간주했다. 찬성이 반대보다 많으면 대상지로 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주민투표에서는 무효표를 뺀 유효표의 과반수로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원칙이다. 무응답도 분명한 의사표시다. 이를 배제한 것을 두고, “21세기 사사오입 투표”라고 비아냥거린다. “결혼하기 싫은 사람과 강제로 결혼시키는 격”이라는 자조도, “자치제도의 후퇴”라는 직설도 나온다. ‘비민주적’이라느니, ‘하향식 졸속’이라느니, ‘행정편의주의’라느니 하는 비판에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런 반발이 행동으로 이어져 통합 추진에 암운이 드리웠다. 여당 실력자 두 사람의 말 한 마디로 그들의 선거구 지역이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성남에서는 무응답을 빼고 찬성률을 조작한 것이 행복추구권과 자치권 침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가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청원군 의회는 통합 선정지역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행정안전부에 공식 요청했다.
^이런 반발과 비판을 극복하는 방법은 주민투표 뿐이다. 단순히 통합여부만 물어서는 안 된다. 통합 시의 이름과 청사의 위치에 등에 대한 의견도 같이 묻는 공정한 투표로 다수주민 의사를 결정하지 않으면, 통합지역 주민들 마음의 통합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민투표로 통합이 결정된 곳에서도 청사 위치 문제로 반목하는 사례가 있다. 어떤 곳에서는 서로 양보를 하지 않아 양쪽에 시청을 둔 곳도 있다. 잘못된 한 번의 결정 때문에 두고두고 후회하는 곳도 있다.
^더 미묘한 문제는 이름이다. 인구가 많은 지역은 그것을 이유로 자기네 지명을 통합된 시 이름으로 하기 원하고, 역사와 전통문화 중심지 주민들도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 식으로 행정구역을 조정하는 것은 전제군주 시대에도 없던 일이다. 무리수를 두어서 얻을 것이 무언지, 정부는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이들 지역에서는 11월 말까지 지방의회 의결로 통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의회가 통합을 의결하면 그대로 시행되고, 부결되면 주민투표로 넘겨진다. 통합이 결정되면 12월 말까지 통합시 설치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내년 2월 중 국회를 통과하면 7월 1일 통합시를 정식 출범시킨다는 것이 정부의 타임 테이블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한지 1년도 못 되어, 여러 개의 통합 시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자율통합’이라는 정부 설명만 들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 결정을 주민자율로 보기 어려운 요인이 많다. 무리한 통합추진이 행정구역은 통합하고 주민들 마음은 갈라놓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선 주민의 의사를 묻는 방식과 과정이 너무 허술하고 의도적이다. 통합 결정의 근거는 정부가 주도한 46개 시·군 주민 여론조사 결과지만, 벌써부터 “500명 또는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 결과를 다수주민 의사로 볼 수 있느냐”는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 여론의 흐름을 알아보는 조사는 표본이 1000명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다수주민의 의사를 결정하는 수단으로는 적합한 방식이 아니다.
^조사방법과 질문 문항, 표본 추출방법 등에 따라 조사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의 상식이다. 유명 업체에 위탁한 조사라 하지만, 정부의 입김이 철저히 배제되었다고 믿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경기 오산시 주민 자체여론조사 결과는 찬성률이 34%에 불과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64%가 나왔다.
^그래서 해당 자치단체 의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한다지만, 의회도 다수주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 하기는 마찬가지다. 찬성 또는 반대의견을 가진 자치단체장의 영향을 받는 의원들이 많은 지방의회의 실정을 감안하면, 얼마나 무책임한 방법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 여론조사 결과마저도 믿기 어려워 다수주민의 뜻으로 볼 수 없는 지역이 있다. 경기 성남시와 충북 청원군의 경우, 찬성률이 50%가 안 되었는데도 무응답을 빼고 찬성 백분율을 다시 계산해 54%, 50.2% 찬성으로 간주했다. 찬성이 반대보다 많으면 대상지로 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주민투표에서는 무효표를 뺀 유효표의 과반수로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원칙이다. 무응답도 분명한 의사표시다. 이를 배제한 것을 두고, “21세기 사사오입 투표”라고 비아냥거린다. “결혼하기 싫은 사람과 강제로 결혼시키는 격”이라는 자조도, “자치제도의 후퇴”라는 직설도 나온다. ‘비민주적’이라느니, ‘하향식 졸속’이라느니, ‘행정편의주의’라느니 하는 비판에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런 반발이 행동으로 이어져 통합 추진에 암운이 드리웠다. 여당 실력자 두 사람의 말 한 마디로 그들의 선거구 지역이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성남에서는 무응답을 빼고 찬성률을 조작한 것이 행복추구권과 자치권 침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가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청원군 의회는 통합 선정지역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행정안전부에 공식 요청했다.
^이런 반발과 비판을 극복하는 방법은 주민투표 뿐이다. 단순히 통합여부만 물어서는 안 된다. 통합 시의 이름과 청사의 위치에 등에 대한 의견도 같이 묻는 공정한 투표로 다수주민 의사를 결정하지 않으면, 통합지역 주민들 마음의 통합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민투표로 통합이 결정된 곳에서도 청사 위치 문제로 반목하는 사례가 있다. 어떤 곳에서는 서로 양보를 하지 않아 양쪽에 시청을 둔 곳도 있다. 잘못된 한 번의 결정 때문에 두고두고 후회하는 곳도 있다.
^더 미묘한 문제는 이름이다. 인구가 많은 지역은 그것을 이유로 자기네 지명을 통합된 시 이름으로 하기 원하고, 역사와 전통문화 중심지 주민들도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 식으로 행정구역을 조정하는 것은 전제군주 시대에도 없던 일이다. 무리수를 두어서 얻을 것이 무언지, 정부는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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