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 할머니가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학력인정학교인 일성여자중고등학교(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소재)에 다니는 조재구씨. 1933년생(77세)인 조 할머니는 서울지역에서 수능에 도전하는 최고령 수험생이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조 할머니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여자가 바깥활동을 하면 안된다’는 유교의식을 가진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는 졸업했지만 중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조 할머니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꿈을 접고 결혼을 해 2남 3녀를 낳아 지금은 모두 출가를 시켰다. 자녀들이 모두 출간 후 ‘나만의 인생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을 즈음 그녀에게 남편과의 사별이란 또 다른 어려움이 닥쳤다. 이 충격은 조 할머니를 ‘곁에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에 빠져들게 했고 결국 우울증까지 앓게 만들었다.
무료한 시간을 홀로 지내던 조 할머니에게 변화가 시작된 것은 평생의 소원이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라는 아들의 권유가 있은 후였다. 74세였던 2006년 조 할머니는 학력인정학교인 일성여중에 입학해 새내기 중학생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조 할머니는 “지금 생각하면 어렸을 때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어야 하는 건데 하는 후회가 막심하다”며 “그러나 늦게나마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학생증을 받던 날의 그 감격이 아직도 날 가슴 뛰게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감격은 늦게 공부를 시작한 조 할머니는 대학에까지 도전하게 만들었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조씨는 매일 4시간의 등·하교시간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긴 등·하교시간의 고통보다는 공부를 하면서 내 것이 아니라고 느껴졌던 거리의 영어·한자 간판들이 눈에 들어오는 행복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이런 행복은 그녀를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신념에 차게 만들었고, 세상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게 했다. 지금 조 할머니는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그녀는 수시모집을 통해 경인여자대학 일본어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번 수능 도전은 자신의 실력을 확인해 보기 위해서다.
대학 진학에 성공한 조 할머니의 꿈은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해본 후 아이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조 할머니는 “77세의 수험생이 아니라 19살의 수험생이고 싶다”며 “수능에 도전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가끔 믿기지 않지만 누구보다 당당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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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주인공은 학력인정학교인 일성여자중고등학교(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소재)에 다니는 조재구씨. 1933년생(77세)인 조 할머니는 서울지역에서 수능에 도전하는 최고령 수험생이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조 할머니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여자가 바깥활동을 하면 안된다’는 유교의식을 가진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는 졸업했지만 중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조 할머니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꿈을 접고 결혼을 해 2남 3녀를 낳아 지금은 모두 출가를 시켰다. 자녀들이 모두 출간 후 ‘나만의 인생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을 즈음 그녀에게 남편과의 사별이란 또 다른 어려움이 닥쳤다. 이 충격은 조 할머니를 ‘곁에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에 빠져들게 했고 결국 우울증까지 앓게 만들었다.
무료한 시간을 홀로 지내던 조 할머니에게 변화가 시작된 것은 평생의 소원이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라는 아들의 권유가 있은 후였다. 74세였던 2006년 조 할머니는 학력인정학교인 일성여중에 입학해 새내기 중학생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조 할머니는 “지금 생각하면 어렸을 때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어야 하는 건데 하는 후회가 막심하다”며 “그러나 늦게나마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학생증을 받던 날의 그 감격이 아직도 날 가슴 뛰게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감격은 늦게 공부를 시작한 조 할머니는 대학에까지 도전하게 만들었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조씨는 매일 4시간의 등·하교시간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긴 등·하교시간의 고통보다는 공부를 하면서 내 것이 아니라고 느껴졌던 거리의 영어·한자 간판들이 눈에 들어오는 행복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이런 행복은 그녀를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신념에 차게 만들었고, 세상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게 했다. 지금 조 할머니는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그녀는 수시모집을 통해 경인여자대학 일본어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번 수능 도전은 자신의 실력을 확인해 보기 위해서다.
대학 진학에 성공한 조 할머니의 꿈은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해본 후 아이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조 할머니는 “77세의 수험생이 아니라 19살의 수험생이고 싶다”며 “수능에 도전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가끔 믿기지 않지만 누구보다 당당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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