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생활 스포츠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고소득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가 어느새 강남 주부들을 중심으로 대중화 되고 있다. 박세리, 김미현, 신지애, 최경주를 비롯하여 최근 양용은의 동양 최초 미국 메이저 대회 우승 등 한국의 골퍼들이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요즘, 비싼 멤버십을 사지 않아도 되는 퍼블릭 골프장이 많아지면서 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창회나 모임에서 골프 이야기가 꽃 피울 때 소외감을 느낀 나머지 골프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막상 엄두가 나지 않아 망설이는 주부들을 위해 골프 입문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보았다.
남녀노소 함께 즐기는 운동
골프는 광활한 자연에 나가 하늘 높이 날리는 호쾌한 드라이버 샷과 거리와 바람의 방향 등을 고려해서 그린 위에 공을 올리는 정교한 어프로치 샷 그리고 울퉁불퉁한 그린을 읽고 조그만 홀(hole)에 공을 넣는 정밀한 퍼팅을 즐기는 운동이다. 정규 골프코스는 전반 9홀(클럽하우스에서 밖으로 나간다고 하여 아웃코스)과 후반 9홀(클럽하우스로 들어온다고 하여 인코스)의 총 18홀로 구성되며, 걸어서 돌면 7~8km가 되기 때문에 제주 올레코스와 유사한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각자의 핸디캡을 적용하여 남녀노소가 동등하게 기(技)를 겨룰 수 있으며 플레이어 자신이 심판이 되고 규칙은 다른 스포츠에서는 볼 수 없을 만큼 정교하게 세분화돼 있어 중년 여성들도 도전해 볼만한 스포츠이다.
이렇게 장점이 많지만 골프를 시작하려면 우선 골프클럽, 골프화, 장갑, 골프복 등 장비를 구비해야 하고, 재미를 붙일 때 까지 연습장에 가서 레슨코치의 지도를 받아야 하며 실제 필드에 나가서 칠 때마다 적지 않은 그린피를 지불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골프 장비, 어떤 것들이 있나?
우선 골프클럽은 보통 드라이버, 3, 5번 우드, 아이언세트(샌드웻지, 피칭웻지, 9,8,7,6,5,4,3번-요즘은 3번 아이언대신 하이브리드 클럽을 많이 사용), 로브웻지, 퍼터 등 13개 클럽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13개의 골프클럽과 각종 보조도구들을 담는 골프 백(캐디 백이라고 함), 골프화(밑 바닥이 플라스틱 징으로 된 것), 골프장갑, 골프모자, 의류, 골프공, 또 골프화와 옷을 넣는 백(흔히 보스톤 백이라고 함)등이 필요하다. 물론 초보자가 이러한 장비를 모두 구비해야 하는 건 아니다. 연습을 위해서는 신발, 장갑, 간편한 복장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프클럽 몇 개만 있으면 된다.
뱅뱅사거리 골프로데오 거리에 위치한 ‘잔디로’ 매장의 이윤영 팀장은 “그렇지만 어차피 골프를 시작하는 거라면 처음부터 좋은 장비를 갖추는 것도 좋다. 골프는 지극히 민감한 운동이기 때문에 자신의 손과 몸에 맞는 클럽을 가지고 연습해야 하거니와 공이 잘 안 맞을 경우 클럽 탓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고 조언한다.
골프복은 초보자인 경우 너무 패션에 치우치지 말고 편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에 꼭 끼는 것 보다는 다소 여유있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골프웨어 상설 할인매장인 PING(크리스패션)의 임순주 매니저는 “골프복은 주부들이 일상복으로도 선호하기 때문에 꾸준히 매상이 늘고 있으며, 올 가을엔 필드의 초록색과 어울리는 노랑과 오렌지가 트렌드인데 검은색은 계절이나 유행에 관계없이 잘 나가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가까운 연습장이 좋아, 골프레슨은 필수
연습장에 가면 소위 8자 스윙 등 십인십색, 각양각색의 잘못된 스윙 폼을 보게 된다. 연습장 사용료와 레슨비를 합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어서 많은 초보들이 레슨비가 아까워 혼자 힘으로 혹은 가까운 친구 등의 조언을 얻어 연습을 시작한다. 그렇지만 결국 시간낭비일 뿐 여성 골퍼로서 가장 중요한 ‘스윙 폼‘을 망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당신이 그들 중의 하나가 되지 않고 “스윙 폼이 참 아름답습니다”라는 찬사를 받으려면 반드시 레슨을 받아야 한다. 골프 입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를 가지고 3~4개월 동안 꾸준히 연습하여 기본적인 스윙 폼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흥미를 잃게 된 초보자들이 종종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또 골프를 치다보면 수시로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습장은 언제든지 쉽게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양재역 근처에 위치한 ‘스포타임’의 유창민 코치는 “골프스윙은 체형과 몸무게에 따라 조금씩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 일례로 마르고 키가 큰 코치는 아무래도 작고 통통한 사람의 장단점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자신과 신체조건이 비슷한 레슨코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한다.
양재동에서 실내 연습장 ‘에이스골프스쿨’을 직접 경영하는 이영석 코치도 “처음에 익힌 기본기와 버릇이 평생을 가기 때문에 6개월 정도 시간을 투자하여 올바른 스윙 폼을 정확하게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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