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우리가 최고- 광주 북구
주민이 만드는 아름다운 마을 조성
2004년 전국 처음 마을 만들기 조례 제정 ...... 전국 주민운동 활성화시켜
28일 오후 3시 광주광역시 문화동(법정동 각화동) 무등파크 아파트 담장 앞. 초등학생 서너 명이 아파트 담장에 전시된 시·화판을 보면서 익살스럽게 웃고 있다. 학생들은 주민 참여로 만들어진 시·화판을 보면서 잠시나나 삭막한 도시를 잊고 동심의 세계를 한참동안 펼쳤나갔다. 광주 외곽에 위치한 문화동이 후미진 주택가 담장 네다섯 곳에 시화 전시장을 만들 것은 지난 2002년. 북구의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시작했다. 1단계로 32세대 추천 시와 글로 화판을 제작, 주택가 담장을 전시장으로 탈바꿈 시켰다. 2004년에는 ‘시화가 있는 마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초·중등 백일장 대회를 열었다. 여기서 뽑은 우수작 60여 편을 또다시 시·화판을 만들어 통학로 주변 담장에 전시했다. 주민 참여가 늘고 시화마을이 알려지자 문인, 화가 20여명이 참여해 작은 조각전과 주민들과의 만남을 열었다. 이렇게 시작된 시화마을 조성사업은 ‘마을 만들기’ 모델로 꼽히고 있다. 마을 만들기가 알려지자 지금까지 200여개 기관 및 단체 7000여명이 벤치마킹을 했다. 지난해에는 행정안전부가 후원하는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10년 = 광주 북구의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이 주민자치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광주에서 두 번째로 큰 면적과 26개 동으로 이뤄진 북구는 지난 2000년 주민참여 행정이 중요해지자 마을 만들기를 추진했다.
이 사업은 크게 꽃길과 공원 등을 조성하는 ‘마을 삶터 가꾸기’와 ‘마을 인재 육성’, ‘지역 공동체 형성’ 등 3대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장기계획이 수립됐고, 전담조직인 주민자치과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26개 동에서 담장을 허물고 시·화판을 만드는 사업 등이 속속 추진됐다.
하지만 당시까진 행·재정적 지원이 약한 터라 모든 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주춤거렸다. 이 때문에 지난 200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을 만들기 조례’와 지원센터 등을 만들어 26개 동을 적극 지원했다. 또 대학 교수와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마을 만들기 위원회’를 구성, 각 동의 사업을 평가 분석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이처럼 행·재정적 지원 기반이 마련되면서 주민 참여가 늘어났고 후미진 마을 곳곳이 쉼터로 변했다. 또 동의 특색을 고려해 다양한 사업들이 펼쳐졌다.
일례로 젊은 층이 많은 사는 운암3동은 ‘책 읽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줄곧 추진했다. 해마다 ‘작가와의 만남’과 ‘독서 기행’ 등을 열어 독서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지금은 인근에 있는 운암1·2동과 동림동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주민자치센터에 도서 6000여권을 갖춘 작은 도서관까지 만들었다. 이곳은 하루 평균 40~50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조윤숙 자원봉사자는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많은 편이다”며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주민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추진 성과를 설명했다.
◆주민참여 갈수록 증가 = 지난 2004년 이후 마을 만들기 사업이 정착 단계에 이르면서 주민 참여도 늘었다. 주민들은 주민자치센터에 참여, 마을 만들기 사업 내용을 제안하고 진행 상황 등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이재길 문화동 시화마을 추진위원은 “마을이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주민 참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구도 주민참여를 늘리기 위해 ‘찾아가는 자치 강좌’를 운영, 마을 만들기 의미와 추진 현황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57회나 열린 자치 강좌에는 주민 4000여명이 참여했다. 이와 더불어 핵심 인력을 육성하는 주민자치학교를 1년에 한 차례 열었다. 지금까지 8회가 열린 주민자치 학교에 3200여명이 참석했고 이들은 마을 만들기 위원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 나가고 있다. 마을 일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영비를 보태는 주민들이 늘었다. 북구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마을 만들기 사업에 총16억1659만원을 투입했다. 이중 13.7%에 해당하는 2억2155만원을 주민들이 분담했다. 분담 추세는 마을 만들기 사업이 정착단계에 이른 2004년 이후 증가했다. 이명규 광주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마을 만들기 워크숍 자료에서 “주민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마을 만들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주민 분담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벤치마킹 잇달아 = 북구에서 시작된 마을 만들기 사업은 전국의 주민자치를 한 단계 끌어 올렸다. 북구를 벤치마킹한 주민자치운동이 활성화 된 것이다. 올해까지 204개 기관 및 단체들이 북구를 찾아 추진과정과 주민 참여방안 등을 배웠고 이를 지역 현실에 맞게 접목시켰다. 이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마을 가꾸기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07년 시작한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사업’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됐다. 전남 순천시는 평생학습도시 조성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작은 도서관들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는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천시는 지난 2007년부터 읍·면·동에 시화거리를 조성했고 북구 문화동에서 했던 문패 달기운동도 검토하고 있다. 북구를 방문했던 김영택 포천시 시정팀장은 “당시 북구를 방문했을 때 마을 만들기 사업이 활성화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를 포천에 접목시켜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얘기했다. 광주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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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만드는 아름다운 마을 조성
2004년 전국 처음 마을 만들기 조례 제정 ...... 전국 주민운동 활성화시켜
28일 오후 3시 광주광역시 문화동(법정동 각화동) 무등파크 아파트 담장 앞. 초등학생 서너 명이 아파트 담장에 전시된 시·화판을 보면서 익살스럽게 웃고 있다. 학생들은 주민 참여로 만들어진 시·화판을 보면서 잠시나나 삭막한 도시를 잊고 동심의 세계를 한참동안 펼쳤나갔다. 광주 외곽에 위치한 문화동이 후미진 주택가 담장 네다섯 곳에 시화 전시장을 만들 것은 지난 2002년. 북구의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시작했다. 1단계로 32세대 추천 시와 글로 화판을 제작, 주택가 담장을 전시장으로 탈바꿈 시켰다. 2004년에는 ‘시화가 있는 마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초·중등 백일장 대회를 열었다. 여기서 뽑은 우수작 60여 편을 또다시 시·화판을 만들어 통학로 주변 담장에 전시했다. 주민 참여가 늘고 시화마을이 알려지자 문인, 화가 20여명이 참여해 작은 조각전과 주민들과의 만남을 열었다. 이렇게 시작된 시화마을 조성사업은 ‘마을 만들기’ 모델로 꼽히고 있다. 마을 만들기가 알려지자 지금까지 200여개 기관 및 단체 7000여명이 벤치마킹을 했다. 지난해에는 행정안전부가 후원하는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10년 = 광주 북구의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사업’이 주민자치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광주에서 두 번째로 큰 면적과 26개 동으로 이뤄진 북구는 지난 2000년 주민참여 행정이 중요해지자 마을 만들기를 추진했다.
이 사업은 크게 꽃길과 공원 등을 조성하는 ‘마을 삶터 가꾸기’와 ‘마을 인재 육성’, ‘지역 공동체 형성’ 등 3대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장기계획이 수립됐고, 전담조직인 주민자치과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26개 동에서 담장을 허물고 시·화판을 만드는 사업 등이 속속 추진됐다.
하지만 당시까진 행·재정적 지원이 약한 터라 모든 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주춤거렸다. 이 때문에 지난 200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마을 만들기 조례’와 지원센터 등을 만들어 26개 동을 적극 지원했다. 또 대학 교수와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마을 만들기 위원회’를 구성, 각 동의 사업을 평가 분석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이처럼 행·재정적 지원 기반이 마련되면서 주민 참여가 늘어났고 후미진 마을 곳곳이 쉼터로 변했다. 또 동의 특색을 고려해 다양한 사업들이 펼쳐졌다.
일례로 젊은 층이 많은 사는 운암3동은 ‘책 읽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줄곧 추진했다. 해마다 ‘작가와의 만남’과 ‘독서 기행’ 등을 열어 독서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지금은 인근에 있는 운암1·2동과 동림동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주민자치센터에 도서 6000여권을 갖춘 작은 도서관까지 만들었다. 이곳은 하루 평균 40~50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조윤숙 자원봉사자는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많은 편이다”며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주민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추진 성과를 설명했다.
◆주민참여 갈수록 증가 = 지난 2004년 이후 마을 만들기 사업이 정착 단계에 이르면서 주민 참여도 늘었다. 주민들은 주민자치센터에 참여, 마을 만들기 사업 내용을 제안하고 진행 상황 등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이재길 문화동 시화마을 추진위원은 “마을이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주민 참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구도 주민참여를 늘리기 위해 ‘찾아가는 자치 강좌’를 운영, 마을 만들기 의미와 추진 현황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57회나 열린 자치 강좌에는 주민 4000여명이 참여했다. 이와 더불어 핵심 인력을 육성하는 주민자치학교를 1년에 한 차례 열었다. 지금까지 8회가 열린 주민자치 학교에 3200여명이 참석했고 이들은 마을 만들기 위원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 나가고 있다. 마을 일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영비를 보태는 주민들이 늘었다. 북구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마을 만들기 사업에 총16억1659만원을 투입했다. 이중 13.7%에 해당하는 2억2155만원을 주민들이 분담했다. 분담 추세는 마을 만들기 사업이 정착단계에 이른 2004년 이후 증가했다. 이명규 광주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마을 만들기 워크숍 자료에서 “주민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마을 만들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주민 분담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벤치마킹 잇달아 = 북구에서 시작된 마을 만들기 사업은 전국의 주민자치를 한 단계 끌어 올렸다. 북구를 벤치마킹한 주민자치운동이 활성화 된 것이다. 올해까지 204개 기관 및 단체들이 북구를 찾아 추진과정과 주민 참여방안 등을 배웠고 이를 지역 현실에 맞게 접목시켰다. 이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마을 가꾸기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07년 시작한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사업’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됐다. 전남 순천시는 평생학습도시 조성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작은 도서관들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는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천시는 지난 2007년부터 읍·면·동에 시화거리를 조성했고 북구 문화동에서 했던 문패 달기운동도 검토하고 있다. 북구를 방문했던 김영택 포천시 시정팀장은 “당시 북구를 방문했을 때 마을 만들기 사업이 활성화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를 포천에 접목시켜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얘기했다. 광주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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