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광받는 강남의 주부모니터

진화하는 ‘주부모니터’, 프로슈머(Prosumer)로도 한몫 거뜬

무료체험은 물론 활동비까지 지급받아 일석이조의 효과 거둬

지역내일 2009-10-14
해마다 기업들은 수천 개가 넘는 신제품을 출시하지만 대부분의 제품들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그 자취를 감추고 만다. 이렇듯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제품을 선보여야만 한다. 거기에 하나 더, 제품이 출시된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는 필수사항이다.
특히나 제품의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시하는 강남지역 소비자들의 기호와 구매패턴은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하는데 있어서 시장분석 자료로 사용될 만큼 막강한 소비파워를 자랑한다. 이처럼 가장 까다로우면서도 두터운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는 강남주부들의 기호를 따라잡기 위한 기업의 촉수 역할을 한몫 톡톡히 해내고 있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주부모니터’이다. 강남소비자의 욕구를 대변하며 한발 더 나아가 제품의 개발에서부터 판매까지 참여해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는 주부모니터의 세계를 찾아가 보았다.

제품 개발에서 후속관리 함께
한샘인테리어를 비롯해 농심, 애경, LG생활건강, 풀무원 등 가구에서부터 생활용품, 먹을거리까지 모든 분야에서 기업들은 신제품 출시와 함께 주부모니터를 모집한다.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선발된 주부모니터들은 기업에서 기획하고 있는 제품의 개발과정에서부터 판매까지 함께 참여하며 전문소비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른바 주부모니터가 소비자의 역할에서 생산자의 역할까지 함께 하는 프로슈머(Prosumer)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남이나 서초지역 주부들의 까다롭고 꼼꼼한 기호를 분석하려는 기업이나 유통업체들의 주부모니터 모집은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한샘인테리어 모니터로 활동했던 서초동 김영애(41) 주부는 한샘인터리어 주부모니터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느라 오랫동안 주부로만 지내다가 사회경험을 쌓은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무엇보다 나의 아이디어가 제품을 만드는데 반영됐다는 자부심이 더 컸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소 자잘한 생활소품에서부터 가구, 인테리어 전반에 많은 관심이 있었던 주부 정인아(33)씨 역시 가구브랜드 모니터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가구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평소 갖고 싶었던 다양한 가구들을 맘껏 보게 된 것이 가장 좋았으며 모니터 활동을 하는 동안 다른 주부모니터들에게 뒤지고 싶지 않아 가구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모니터로 활동했던 반년동안 정인아씨는 직?간접적으로 체득한 경험과 공부로 쌓아진 정보로 스스로의 눈높이를 높일 수 있었으며 매 모임마다 활동비로 5만원을 지급받아 더욱 만족스러웠다고.

기업, 소비자 상호이해 맞물려 더욱 각광
다양한 소비계층 중 가장 막강한 소비자이자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인 ‘주부’의 마음을 잡기위한 기업체의 노력도 한층 열기를 더하고 있다.
한샘인테리어 홍보팀의 김동성 대리는 한샘의 가구 마케팅 전략 중 특히 강남?서초구 주부들의 막강한 소비파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김동성 대리는 “한샘에서 자부하는 고품격 주방가구인 키친바흐의 경우, 구매고객의 70%이상이 강남과 서초에 거주하는 30~40대의 가정주부였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이들의 구매패턴을 연구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샘인테리어에서는 강남?서초의 30평대 이상 아파트에 거주하는 30~40대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간담회나 모임의 자리를 종종 갖는다고.
한편, 가격이나 여건상 구입이 망설여지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제품 홍보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소재 중아트 갤러리의 경우, 실내 인테리어 소품에서부터 가구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하고 무료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중아트 갤러리의 정재환 사장은 “무엇보다도 소비자가 부담 없이 편하게 가구를 보고 즐기는데 중점을 두었다”며 “하루 평균 100여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구청 모니터 등 활동 범위도 확대
뉴코아아울렛 강남점은 석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주부모니터를 모집해 친절서비스를 체크하고 개선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으며 서초구의 경우 마을버스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주부모니터제를 운영, 여러 불편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기업과 기관, 고객의 이해가 맞물려 더욱 더 활성화 되고 있는 주부모니터. 모니터 활동영역이 넓어진 만큼 지원자도 급속히 늘어나는 가운데 주부모니터가 되고 싶은 지원자들을 위해 한 기업의 모니터 담당자는 “사교적이고 활발한 성격과 제품에 대한 날카로운 평가가 함께한다면 최고의 주부모니터가 되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박수진리포터 icoco1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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