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에서 첨단산업단지로 이미지 변신 … 기술 융합으로 행정 효율화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청. 김한수(행정7급) 부동산정보팀 주임과 백수진(통신7급) 정보통신팀 주임이 화상대화를 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민원상담을 화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험 가동하는 중이다. 새 시스템을 활용, 화상으로 업무 담당자 얼굴을 확인하는 동시에 각종 서류를 컴퓨터 화면에서 공유하며 업무처리를 한다.
9월 1일부터는 주민들이 집안에서 실시간으로 부동산 관련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지적·토지관리 건축물새주소 지가조사 부동산정보 등 부동산 관련 민원은 모두 해당된다. 백경태 정보통신팀장은 “전화상담에 비해 의사소통이 명확한데다 내용이 복잡한 업무라도 주민들이 직접 구청까지 찾아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구는 앞으로 전체 민원업무를 대상으로 화상상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만성질환 관리도 온라인으로
서울 구로구가 공단에서 첨단산업단지로 이미지를 바꾼데 이어 첨단기술을 행정 각 분야에 접목한 디지털행정으로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있다. 1일 선보이는 부동산 화상상담 서비스처럼 구로에서 전자정보 기술을 결합해 처음 시도한 민원서비스는 다양하다. 병원이나 보건소를 방문하지 않고도 만성질환 진료와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도록 한 U-건강관리시스템이 대표적. 15개 동 주민센터에 보건소 간호사가 상주하며 당뇨 고혈압 비만 등 만성질환자 건강상태를 살피면 구 보건소와 고려대 구로병원 의사들이 이를 원격 검진·관리한다. 고려대 U-헬스 미래도시사업단이 축적된 자료를 함께 관리한다.
지역 내 도서관도 온라인으로 통합, 효과를 극대화했다. 구립도서관을 비롯해 동 주민센터에 있는 작은 도서관까지 하나로 연결한 ‘지혜의 등대’다. 주민들은 원하는 책이 어느 도서관에 있든지와 무관하게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반납할 수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책을 찾아 대출신청을 하면 동 주민센터 행정차량을 이용, 주민이 지정한 도서관으로 24시간 내에 책을 배달한다. 구 관계자는 “도서대출량은 대폭 늘었지만 책 구입비는 오히려 줄어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구로의 이 시스템은 서울시를 비롯한 상당수 서울 자치구에서 차용하기도 했다.
이밖에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한 방역시스템을 구축해 모기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선택적으로 방역하는 한편 모기서식지나 취약지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구청을 비롯한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 등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지역 내 곳곳을 무선인터넷존으로 꾸며 디지털 도시를 실감케 하고 있다.
지역 기업에도 차별화된 서비스
디지털 도시는 기업지원시스템도 남다르다. 사단법인 벤처협회와 함께 기업지원포털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내 기업을 경영활동 전반에 걸쳐 지원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인터넷에서 기업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상설판매 종합쇼핑물인 구로e-몰(www.guromall.com)이 그 중 하나. 제품 전시가 가능한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글로벌 비즈니스 연계망(INKE)을 통해 기업 해외진출도 지원한다.
구로디지털단지 33개 빌딩과 구청 각 부서가 자매결연을 맺고 맞춤형 행정서비스도 지원한다. 매달 한차례는 각 빌딩 대표자회의에 구청 부서장이 참여해 기업의 어려움과 건의사항을 듣는다.
디지털단지 배후지원시설도 눈에 띄게 달라질 참이다. 양대웅 구청장이 “더 큰 변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자신하는 미래상의 일면이다. 구는 단지 인근 노후주택 밀집지역인 가리봉동지역을 도시재생사업으로 개발, U-시티로 조성하는 중이다. 2013년이면 호텔 컨벤션 등 산업지원시설과 주거 상업 업무 문화시설이 조화된 첨단 복합기능도시가 태어난다.
서울시 창업지원센터와 디자인지원 클러스터도 구로에 둥지를 튼다. 최근 문을 연 창업지원센터는 벤처업체를 위한 공간과 각종 상담 마케팅을 지원한다. 중소기업 디자인지원 클러스터도 이르면 이달 중 입주, 중소기업에 디자인 관련 정보와 맞춤형 상담을 제공한다.
‘문화+디지털’ 새로운 도전
구로에 가면 문화도 디지털 옷을 입고 있다.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이 구로디지털단지를 뛰는 넥타이마라톤대회는 벌써 6회째다. 공단에서 디지털단지로 변모한 지역을 알리면서 주민들이 하나되는 장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이제는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잡았다. 스포츠 문화 등 이색적이고 뛰어난 사업을 개최한 도시를 선정, 수상하는 세계적 대회인 프랑스 에빌망시엘대회에서 국제도시상을 받기도 했다.
이달 말에는 또하나의 디지털 문화 만들기에 나선다. 제1회 서울 국제 초단편 영상제로 아시아에서도 첫 도전이다. 인터넷 모바일 DMB 등을 통해 세계인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공유·참여할 수 있다.
양대웅 구청장은 “디지털과 문화를 결합,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지역을 특성화하고 있다”며 “행정 전 분야에 걸쳐 디지털을 접목, 명실상부한 디지털 도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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