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우울증이요? 우린 그런 거 몰라요”
역삼동에 위치한 한국국제퀼트협회는 퀼트를 사랑하는 퀼터들의 모임이며 비영리 단체이다. 한국국제퀼트협회의 회원 대부분은 퀼트에 관한 한 베테랑들이다. 모두 퀼트 숍을 운영하거나 혹은 문화센터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등 각자 자기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문인들이다.
4월 열린 전시회에 3000여명 다녀가
이들은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친목 도모는 물론, 전시회나 뉴스레터 만드는 작업을 함께 한다. 또한 새로운 퀼트 기법이 나오면 이를 공유하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통해 퀼트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1983년 미국 생활 중 퀼트를 처음 접하고 현재까지 한국에 퀼트를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한 고재숙 회장은 협회 내의 회원 대부분이 제자일 정도로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고 회장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강사가 돼 또 제자를 양성한 덕분에 협회에서 활동하는 회원만 150여명에 이른다. 고 회장의 경력만큼 한국국제퀼트협회에서 매년 주최하는 전시회 역시 올해로 벌써 14회를 맞았다. 지난 4월 서울을 비롯한 수원, 대전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서울 세종미술관에서 열린 것만 3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90여명의 회원이 작품을 출품했는데 이날의 전시를 위해 꼬박 1년간 회원들은 심혈을 기울인다고 한다.
바느질은 정신적인 치유 효과 있어
퀼트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은 “주부우울증도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전한다. 퀼트공예가인 유계선 회원은 “천을 이어 붙이고 바느질을 하는 과정이 정신적인 치유 효과가 있다”며 “집중해서 퀼트에 빠져들다 보면 모든 상념이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또한 늘 새로운 기법이 나오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퀼트의 매력이다. 무엇보다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 똑같은 제품이 아니고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나만의 작품을 소유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아직까지 한국의 경우는 드물지만 외국의 유명한 퀼트 작가 가운데에는 남자들도 많다는 점을 볼 때 퀼트는 이제 공예에서 아트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고 회장은 설명한다. 물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정적인 활동이라는 점에서 요즘 젊은 사람들과는 맞지 않는 점도 있을 수 있지만 노력 끝에 이뤄내는 성취감은 만만치 않다.
노후 대책은 확실, 보람도 커
협회 회원 대부분은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전문인의 길로 들어선 경우가 적지 않다. 유계선 회원 역시 퀼트를 통해 노후는 문제없다며 웃음 짓는다. “처음엔 몸이 약해 남편이 퀼트하는 것조차 못마땅해 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안했으면 어떡할 뻔 했느냐고 반문한다”며 “아이들 역시 아기 때부터 퀼트 천을 봐온 덕에 자연스럽게 색감이 생긴 것 같아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자랑했다.
반포본동 문화교실에서 퀼트 강의를 하고 있는 허순희 회원은 “20년 전 첫 작품을 완성하고 난 후 할머니가 돼서도 할 일을 찾았다는 사실에 매우 기뻤다”며 “이제는 자기 사업을 하거나 대학교수 등 잘 나가는 친구들도 나를 제일 부러워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허순희 회원의 강의를 듣고 있는 수강생 가운데 할머니들이 몇 분 계신데 잠이 오지 않거나 사별 등으로 우울할 때 잠시나마 괴로움을 잊고 퀼트에 몰두할 수 있어 좋다고 하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고재숙 회장은 “퀼트는 만드는 재미도 크지만 적성에 맞고 열심히만 한다면 평범한 가정주부도 전문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강남의 젊은 주부들이 스스로 외국에 나가서 퀼트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오기도 하기 때문에 앞으로 퀼트 관련 산업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조윤수 리포터 choyouns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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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에 위치한 한국국제퀼트협회는 퀼트를 사랑하는 퀼터들의 모임이며 비영리 단체이다. 한국국제퀼트협회의 회원 대부분은 퀼트에 관한 한 베테랑들이다. 모두 퀼트 숍을 운영하거나 혹은 문화센터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등 각자 자기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문인들이다.
4월 열린 전시회에 3000여명 다녀가
이들은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친목 도모는 물론, 전시회나 뉴스레터 만드는 작업을 함께 한다. 또한 새로운 퀼트 기법이 나오면 이를 공유하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통해 퀼트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1983년 미국 생활 중 퀼트를 처음 접하고 현재까지 한국에 퀼트를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한 고재숙 회장은 협회 내의 회원 대부분이 제자일 정도로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고 회장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강사가 돼 또 제자를 양성한 덕분에 협회에서 활동하는 회원만 150여명에 이른다. 고 회장의 경력만큼 한국국제퀼트협회에서 매년 주최하는 전시회 역시 올해로 벌써 14회를 맞았다. 지난 4월 서울을 비롯한 수원, 대전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서울 세종미술관에서 열린 것만 3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90여명의 회원이 작품을 출품했는데 이날의 전시를 위해 꼬박 1년간 회원들은 심혈을 기울인다고 한다.
바느질은 정신적인 치유 효과 있어
퀼트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은 “주부우울증도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전한다. 퀼트공예가인 유계선 회원은 “천을 이어 붙이고 바느질을 하는 과정이 정신적인 치유 효과가 있다”며 “집중해서 퀼트에 빠져들다 보면 모든 상념이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또한 늘 새로운 기법이 나오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퀼트의 매력이다. 무엇보다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 똑같은 제품이 아니고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나만의 작품을 소유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아직까지 한국의 경우는 드물지만 외국의 유명한 퀼트 작가 가운데에는 남자들도 많다는 점을 볼 때 퀼트는 이제 공예에서 아트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고 회장은 설명한다. 물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정적인 활동이라는 점에서 요즘 젊은 사람들과는 맞지 않는 점도 있을 수 있지만 노력 끝에 이뤄내는 성취감은 만만치 않다.
노후 대책은 확실, 보람도 커
협회 회원 대부분은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전문인의 길로 들어선 경우가 적지 않다. 유계선 회원 역시 퀼트를 통해 노후는 문제없다며 웃음 짓는다. “처음엔 몸이 약해 남편이 퀼트하는 것조차 못마땅해 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안했으면 어떡할 뻔 했느냐고 반문한다”며 “아이들 역시 아기 때부터 퀼트 천을 봐온 덕에 자연스럽게 색감이 생긴 것 같아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자랑했다.
반포본동 문화교실에서 퀼트 강의를 하고 있는 허순희 회원은 “20년 전 첫 작품을 완성하고 난 후 할머니가 돼서도 할 일을 찾았다는 사실에 매우 기뻤다”며 “이제는 자기 사업을 하거나 대학교수 등 잘 나가는 친구들도 나를 제일 부러워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허순희 회원의 강의를 듣고 있는 수강생 가운데 할머니들이 몇 분 계신데 잠이 오지 않거나 사별 등으로 우울할 때 잠시나마 괴로움을 잊고 퀼트에 몰두할 수 있어 좋다고 하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고재숙 회장은 “퀼트는 만드는 재미도 크지만 적성에 맞고 열심히만 한다면 평범한 가정주부도 전문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강남의 젊은 주부들이 스스로 외국에 나가서 퀼트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오기도 하기 때문에 앞으로 퀼트 관련 산업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조윤수 리포터 choyouns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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