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대안이 필요하다
조이다혜 (서울여성회 정책위원)
“선배, 저 인턴 시작했어요!”
요즘 학교 후배들을 만나게 되면 아무래도 먼저 뭐하고 지내는지, 나이가 나이인 만큼 취직은 했는지 묻게 된다. 그러나 졸업한지 꽤 되었어도 여전히 취업 준비 중인 후배, 비정규직으로 취직한 친구, 이제 막 석사를 마치고 인턴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20대 후반에 자리 잡은 곳이 인턴이라니. 이후의 삶이 어떨지 본인도, 그 이야기를 듣는 나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사실 인턴제도가 원래 취지대로라면 일정한 수습 기간과 같은 것이어서 인턴 기간이 끝나면 정사원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현재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인턴’이라는 제도가 정규사원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취업준비생이라면 잘 알고 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가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턴’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질 낮은 일자리가 생긴 것이다. 그나마 ‘청년 인턴’ 제도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남학생들이다. 여학생들의 경우는 이 기회마저도 잡기 어렵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 학자금 대출의 짐을 안고 졸업하는 취업 준비생들의 미래가 너무 무겁다.
일자리 창출에 연령별·성별 평가 필요
지난해 경제 위기로 민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여전히 생계와 보육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들에게 지워진 짐은 더욱 무거워져 고용 불안과 축소되는 사회보장제도에 직면하고 있다.
남녀 모두 작년 9월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양상은 크게 다르다. 2009년 3월 기준으로 남녀 모두 전년 동월대비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그 감소분 중 75%는 여성 일자리였으며, 약 15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연령별, 성별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경향은 30대 여성에게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들은 똑같은 30대 남성과 달리 정리 해고 우선순위에 있다. 반면 40~50대 여성은 경제위기 이후 오히려 증가했는데 대부분은 저임금, 비정규직, 사회서비스 부문으로 유입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으로 여성의 노동과 남성의 노동을 어떻게 구분하고, 다르게 인식하는가를 반영한다. 여성에게 30대는 이제 막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육을 담당하게 되는 이른바 ‘경력 단절’의 시간이다. 그래서 경제 위기에 닥치면 0순위 해고가 이 여성들이다. IMF 때에도 그랬고, 이번 경제 위기에도 여지없이 입증되었다. 한마디로 더욱 더 여성의 노동을 일시적이고, 비숙련의 저임금 노동으로 다루게 되는 악순환 반복이다. 남자 혼자 벌어서 한 가정의 생계유지를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보육, 교육비가 가계 경제 1순위인 사회에서 보육과 생계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세대에게, 여성에게 ‘저출산’ 책임을 운운한다면 너무 잔인하다.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나가야 할 20~30대, 그리고 여성의 고용 악화는 서민들의 장기적, 단기적 경제 악화로 이어지며, 다시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정책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다른 시선, 다른 패러다임으로 일자리 보장을
이명박정부의 경제 위기 대책은 여전히 수출 중심, 대기업 중심, 남성 중심, 건설 중심이다. 정부는 임기 내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완성하기 위한 삽질에 들어갔는데 그 예산 규모가 자꾸만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건설 중심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그 때 뿐이다.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급하게 기획된 건설 사업은 쓸데없이 예산 낭비만 하고, 이용도가 낮은 시설이 되기 쉽다. 또한 성별로 보았을 때에도 여전히 여성들은 진입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지금의 환경 파괴 문제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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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다혜 (서울여성회 정책위원)
“선배, 저 인턴 시작했어요!”
요즘 학교 후배들을 만나게 되면 아무래도 먼저 뭐하고 지내는지, 나이가 나이인 만큼 취직은 했는지 묻게 된다. 그러나 졸업한지 꽤 되었어도 여전히 취업 준비 중인 후배, 비정규직으로 취직한 친구, 이제 막 석사를 마치고 인턴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20대 후반에 자리 잡은 곳이 인턴이라니. 이후의 삶이 어떨지 본인도, 그 이야기를 듣는 나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사실 인턴제도가 원래 취지대로라면 일정한 수습 기간과 같은 것이어서 인턴 기간이 끝나면 정사원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현재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인턴’이라는 제도가 정규사원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취업준비생이라면 잘 알고 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가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턴’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질 낮은 일자리가 생긴 것이다. 그나마 ‘청년 인턴’ 제도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남학생들이다. 여학생들의 경우는 이 기회마저도 잡기 어렵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 학자금 대출의 짐을 안고 졸업하는 취업 준비생들의 미래가 너무 무겁다.
일자리 창출에 연령별·성별 평가 필요
지난해 경제 위기로 민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여전히 생계와 보육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들에게 지워진 짐은 더욱 무거워져 고용 불안과 축소되는 사회보장제도에 직면하고 있다.
남녀 모두 작년 9월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양상은 크게 다르다. 2009년 3월 기준으로 남녀 모두 전년 동월대비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그 감소분 중 75%는 여성 일자리였으며, 약 15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연령별, 성별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경향은 30대 여성에게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들은 똑같은 30대 남성과 달리 정리 해고 우선순위에 있다. 반면 40~50대 여성은 경제위기 이후 오히려 증가했는데 대부분은 저임금, 비정규직, 사회서비스 부문으로 유입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으로 여성의 노동과 남성의 노동을 어떻게 구분하고, 다르게 인식하는가를 반영한다. 여성에게 30대는 이제 막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육을 담당하게 되는 이른바 ‘경력 단절’의 시간이다. 그래서 경제 위기에 닥치면 0순위 해고가 이 여성들이다. IMF 때에도 그랬고, 이번 경제 위기에도 여지없이 입증되었다. 한마디로 더욱 더 여성의 노동을 일시적이고, 비숙련의 저임금 노동으로 다루게 되는 악순환 반복이다. 남자 혼자 벌어서 한 가정의 생계유지를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보육, 교육비가 가계 경제 1순위인 사회에서 보육과 생계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세대에게, 여성에게 ‘저출산’ 책임을 운운한다면 너무 잔인하다.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나가야 할 20~30대, 그리고 여성의 고용 악화는 서민들의 장기적, 단기적 경제 악화로 이어지며, 다시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정책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다른 시선, 다른 패러다임으로 일자리 보장을
이명박정부의 경제 위기 대책은 여전히 수출 중심, 대기업 중심, 남성 중심, 건설 중심이다. 정부는 임기 내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완성하기 위한 삽질에 들어갔는데 그 예산 규모가 자꾸만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건설 중심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그 때 뿐이다.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급하게 기획된 건설 사업은 쓸데없이 예산 낭비만 하고, 이용도가 낮은 시설이 되기 쉽다. 또한 성별로 보았을 때에도 여전히 여성들은 진입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지금의 환경 파괴 문제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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