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잠을 잘 못자는 사람이 있으면 “무리한다 싶을 정도로 운동을 과하게 하고 나면 잠이 잘 온대” 라며 자신 있게 불면증의 해결방법으로 제시하곤 한다. 하지만 이건 체력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 얘기다. 2030대 혈기왕성한 나이에 갑작스런 스트레스, 수면리듬 불균형으로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경우, 지나친 운동 부족으로 인해 비만과 함께 찾아온 불면증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운동을 해야 정상적인 수면을 회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성 불면증은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한다.
우리 몸은 자율신경을 통해 긴장과 이완의 리듬을 반복한다. 낮 시간의 활동이나 운동 혹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교감신경이 신체를 긴장상태로 만들고 편안한 휴식, 기분 좋은 식사 혹은 수면을 취할 때 부교감신경이 편안한 이완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체력적으로 여유있는 일시적 불면증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운동을 해 교감신경을 극도로 흥분시키게 되면 인체는 긴장한 만큼 깊은 이완상태로 찾아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만성불면증은 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는 시간이 훨씬 많고 자연스러운 이완상태가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더라도 흥분된 만큼 다시 편안한 이완상태로 돌아오기 힘들다.
또 만성 불면증인 분들은 심신이 극도로 허약해져 있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이완을 위해 필요한 기운마저 소진하게 되어 "피곤하면 더 잠이 안 온다."라는 상황이 된다. 자본이 부실한 기업은 과도한 부채를 통한 문어발식 투자를 하다가 결국 부도를 맞게 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만성적인 불면증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 적당한 운동을 잘 지켜 효과를 얻기를 바란다.
우선 유산소 운동이 좋다. 근육의 힘을 이용하거나 근육을 키우는 운동보다 걷기, 가벼운 조깅 등의 운동이 좋다.
둘째, 심장의 박동수가 지나치게 상승하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심장이 쿵쿵거리거나 숨이 차서 호흡이 급해질 정도의 운동은 삼가야한다.
셋째, 체질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긴 하지만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운동이 좋다. 땀을 통한 체력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요즘 더욱 유의해야 한다.
이런 세 가지를 만족시키는 최고의 운동은 바로 ''산책''이다. 교감신경을 흥분시키지 않은 이완된 상태에서 적당량의 유산소 운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나 숲이 있는 평지의 산책로를 햇볕이 따갑지 않은 늦은 오후나 초저녁에 40~50분 정도 산책해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만성 불면증의 운동법’임을 말씀드린다.
자미원한의원
허정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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